2023.6.17. 광명지회 나들이
광명지회에서는 지난 해 6월 새터민 나들이 때 느꼈던 기쁨을 되새기며 올해 일정을 짰습니다. 담당자인 신미순님이 ‘대부도 수목원’에서 숲 체험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숲 해설을 전문으로 하는 광명지회 진행자님이 적극 동참함으로써 나들이 계획이 뚜렸해졌습니다.
당일 이른 아침, 봉사자들은 준비한 보물찾기 선물과 음식들을 수목원 내 그늘지고 시원한 장소로 부지런히 옮겼습니다. 새터민과 함께 수목원에 도착한 차량 봉사자들도 맡은 짐을 들고 그늘로 이동했습니다. 짐을 나눠 들고 함께 걸어가는 새터민과 봉사자들의 모습이 정겨웠습니다.
숲 해설을 맡은 신영옥 님은 맑고 우렁찬 목소리로 첫인사를 나누며 분위기를 활기차게 이끌었습니다. 숲 해설가 동료 한 분도 함께하게 되어 30명이 넘는 인원들이 줄을 지어 이동하며 다양한 식물 이야기를 편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재미있는 이야기를 일부 소개합니다.
‘콩과’식물 뿌리에는 뿌리혹이라는 박테리아가 있어 공기 속 질소를 땅으로 끌어들여 땅을 비옥하게 만듭니다.
보라색 ‘자운영’ 꽃이 필 때는 논갈이 할 때입니다.
‘때죽나무’는 꽃이 하얗고 아주 향기로우며, 열매를 빻아 빨래하면 기름때를 말끔히 없애줍니다. 때죽나무가 왜 때죽나무인지 절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새터민과 봉사자들이 호기심으로 이것저것 질문하고 서로 답하기도 하는 모습이 훈훈했습니다. 이동 도중, 빨간 열매가 가득 달린 보리수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습니다. 새터민들이 북에서 앵두 따 먹던 이야기를 나누며 보리수 열매를 먹기 시작하자 너도나도 몰려 들었습니다. 함께 온 아이들도 열매를 따며 새콤달콤 맛 보는 재미에 신나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함께 자연을 관찰할 수 있도록 보리수 열매를 따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제일 뒤에서 참가자들을 이끌던 동료 해설가분의 이와 같은 조언에 상황이 정리 되었습니다. 사회를 맡았던 서태원님은 참가자들에게 미리 수목원 관람규칙을 안내하지 못한 아쉬움을 비췄습니다. 새터민들 마음에 고향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 해프닝이 ‘다음에는 안내 사항을 더 잘 챙겨야겠다’고 다짐하는 경험으로 바뀌었습니다.
산책길 한 편에 놓여진 탈곡기와 나무절구, 절굿공으로 방아를 찧어보기도 했습니다. 칡넝쿨 잎을 따서 작게 접어 이로 깨문 후 펴 보면 다양한 모양이 나오는 신기한 체험에 아이, 어른 모두 즐거웠습니다. 날이 좀 더워 처음 세운 계획대로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이따금씩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과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그늘 덕분에 체험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시원한 그늘에 모여앉아 봉사자들이 준비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찐 밥, 제육볶음, 콩나물, 김치, 상추, 오이 등 손수 만든 음식으로 맛있는 식사를 하고, 토마토, 떡, 닭강정, 직접 만든 쿠키를 간식으로 나눠 먹으며 정답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던지 조금 남긴 분도 있었지만 봉사자들이 수저와 그릇을 준비해 뷔페식으로 덜어 먹으니 쓰레기가 적었습니다. 늘 환경을 더 생각하고 불편함은 가볍게 받아들이는 봉사자에게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입니다.
맛있는 식사 이후에는 보물찾기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박스도 뜯지 않은 프라이팬, 냄비, 찜솥, 화장품, 가방, 김 등 봉사자들이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을 모아 보물찾기 선물로 잘 썼습니다. 선물 증정식이 끝난 후에는 모두 둥글게 둘러앉아 마무리 마음나누기를 했습니다.
“평소 바쁘게 살다 보니 오랜만에 나들이를 즐겼다, 점심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 다음에도 잘 준비해보겠다, 해마다 챙겨주시는 마음에 감사하고 의지가 된다, 좋은 벗들 모든 선생님께 너무 감사하고 이런 기회를 자주 마련하여 새터민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워 달라”는 뭉클한 이야기 등이 이어졌습니다.
남과 북, 남녀노소가 이렇게 어울리니 감동이었습니다. 여러 봉사자들의 도움 덕분에 별 탈 없이 끝나 감사하다는 새터민 담당자의 인사로 나들이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함께 한 봉사자들과 한국에서 꿋꿋이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는 새터민 분들에게 참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는 더 시원한 날에,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