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활동한 당신 떠나라! 역사의 숨결 속으로~
지난 9월 송파지역에서는 역사기행을 다녀왔습니다.
‘열심히 활동한 당신 떠나라! 역사의 숨결 속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송파지역 회원들이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고자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장소를 어디로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마침 육사 내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등으로 일제시대 독립운동에 대해 때아닌 이념논쟁이 불거졌던 시기라,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생생한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서울시 서대문구 소재 ‘독립문 및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역사기행 장소로 정했습니다.
역사기행일에 비가 예보되어 있어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는데 당일 다행히 비가 한 두 방울 내리다가 이내 개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지역 회원들도 마치 가을소풍 오듯이 편안하고 가벼운 발걸음과 밝은 미소를 머금은채 역사기행을 오셨습니다.
먼저 독립문에 함께 모여서 역사기행의 문을 열었습니다. 독립문이 1897년 자주독립의 결의를 다짐하려고 서재필과 독립협회의 주도로 옛 중국 사신을 영접하여 사대외교의 표상으로 인식된 영은문을 헐고 건립된 것임을 알아 본 후 퀴즈를 내었습니다.
“독립문은 프랑스의 00문을 본따서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어떤 문일까요?”
“ 개선문입니다!”
“독립문 가운데 부분 홍예문 이맛돌에는 조선왕조를 상징하는 꽃인 00꽃 문장이 새겨져 있습니다. 어떤 꽃일까요?”
“오얏꽃입니다.”
“그럼 오얏꽃은 무슨나무의 꽃일까요?”
“네 자두나무의 꽃입니다.”
퀴즈를 내니 참여 회원들의 관심도와 흥미도가 더 높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후 독립문 건립에 주도적 역할을 한 서재필박사의 동상과 독립관을 둘러본 후 서대문형무소로 이동하였습니다.
서대문 형무소 망루 앞에서 조선시대 한양 도성과 4대문(동대문, 서대문, 남대문, 북대문)에 대해서 먼저 알아본 후 일제가 왜 서대문에 거대 감옥을 만들었는지 그 숨은 의도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습니다.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으로 개소되어 1945년 해방까지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된 식민지 근대 감옥입니다. 해방 이후에도 1987년까지 서울구치소로 이용되면서 민주화인사들이 수감되었던 곳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을 안고 있는 공간입니다.
1987년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면서 1988년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가의 자유와 평화를 향한 신념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역사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입니다.’라는 안내 리플릿을 다 함께 읽어본 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내로 이동하였습니다.
역사관 내에서는 옛 보안과 청사, 간수들이 수감자를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해 근무했던 공간인 중앙사와 11·12옥사, 추모비, 사형장 순으로 둘러보았습니다.
먼저 옛 보안과 청사는 1층은 형무소 역사실로, 2층은 민족저항실로 서대문형무소의 역사와 구한말 의병으로 시작해 일제 시대 독립운동의 여러 기록들을 전시해 놓고 있었습니다. 민족저항실에 전시되어 있었던 독립운동가 5,000여명의 수형기록표,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서대문형무소 수감 전과 수감 후의 사진 등을 보며 숙연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하고문실에 내려가서 일제에 의해 잔혹한 고문을 당하셨던 애국지사 분들의 생생한 증언 영상과 실제 고문실을 들여다보며, 그 모진 고문에도 독립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숭고한 희생에 가슴이 먹먹해져왔습니다.
먹먹해진 가슴을 부여안고 간수들이 옥사를 감시하였던 공간인 중앙사를 둘러보았습니다. 서신실에 들어가서 심훈의 ‘옥중에서 어머니께 올리는 글월’을 같이 읽어 보았습니다.
‘생지옥 속에 있으면서 하나도 괴로워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누구의 눈초리에도 뉘우침과 슬픈 빛이 보이지 않고, 도리어 그 눈들은 샛별과 같이 빛나고 있습니다’라는 글귀에 감옥이라는 생지옥 속에서도 후회함이 없이 오히려 독립에 대한 결기어린 눈빛을 빛냈을
그 분들의 눈빛이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12옥사에서는 민주화 운동을 하셨던 분들의 유품과 여러 기록들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그 분들의 생전 말씀을 동판에 새겨 넣은 동판화를 보면서 대의를 위해 애쓰셨던 그 분들의 신념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12옥사까지 둘러본 후 추모비와 사형장에서 묵념을 하며 조국 독립을 위해 일제침략에 항거하다 순국하신 애국선열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쭉 둘러본 회원들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도 하였고 얼굴에는 많은 생각들이 엿보였습니다.
다 같이 모여 앉아 오늘 역사기행의 소감을 서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나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역사관을 둘러보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지하고문실에 들어가서 고문 증언 영상과 실제 고문 도구들을 보니 일제의 만행과 잔혹함에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전시된 수형자 기록표를 보니 어린 여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내가 저 시대에 태어났다면 과연 독립운동을 했을까 싶었고, 만약 독립운동을 했다면 그 모진 고문에도 변절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하시고 순국하신 분들에게 무한한 존경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 분 한 분의 나누기가 감동적이었고, ‘나’라는 작은 울타리를 벗어나 더 큰 것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이런 우리의 마음과 감동의 여운을 앞으로 나와 이웃에 보탬이 되는 여러 실천활동을 하는데 쓰기로 다짐하며, 역사관 내 대형태극기가 걸려 있는 곳에서 대한독립만세를 크게 외쳐보았습니다.
이 후 근처 공원에서 김밥과 각자 싸온 간식을 나눠 먹으며 회원들과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웠습니다. 역사의 숨결 속으로 푹 빠진, 감동이 함께 한 역사기행이었습니다.
향후 역사기행을 정기적으로 진행해 보기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