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도 전국 330명의 활동가와 300명의 새터민이 모여 김장을 함께 했습니다.
함께 노래도 하고, 음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추억도 나누는 정겨운 시간이었습니다.
아래는 김해지역에서 김장행사를 담당한 활동가의 글입니다.
새터민 김장행사 진행 계획이 전달 되었습니다. 처음엔 새터민이 한국에 정착한 지 오래 되었고 살림살이도 가난하지 않은 것 같아 왜 도와주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선배활동가로부터, “통일이 되어 남과 북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려면 서로의 문화가 잘 섞여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김장행사를 통해 새터민들과 어울리는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라는 김장행사와 같은 “좋은이웃의 날” 행사의 취지를 듣고, 새터민과 함께 어울린 경험이 한국 사회를 더 성숙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겠구나라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김장행사에는 총 2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새터민 손놀림이 어찌나 빠른지 1시간 만에 행사가 끝났습니다.
점심시간까지 남는 시간에 무얼할까 고민 했는데 김장행사 담당자가 놀이시간을 가져보자 제안 했습니다.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너무 웃기고 재미있어 시간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평소 살림을 늘 혼자 하던 습관이 있다보니 새터민과 함께 김장을 하는게 참 불편했습니다. 북한 사람들이라 불편한게 아니라 그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불편 했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을텐데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야 하는 행사가 참 쉽지 않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놀이시간을 통해 김장 일만 하며 어색하고 불편했던 남북한 사람들이 급속도로 친해졌습니다. 다음 행사 때에도 이렇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놀이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장행사 준비를 하며 개인 집을 행사 장소로 제공해야 하는 등 분별이 많이 났습니다. 두번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잠깐 들었습니다. 명절 때 김장행사에 참여했던 새터민을 다시 찾아가게 되었을 때 그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평소 김치를 사먹는데 김장행사 때 만든 김치가 더 맛있었다며 새터민이 고마움을 표현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고마워 하는 마음을 전달 받으니 첫 김장 행사를 우여곡절 끝에 겨우겨우 마친 것에 새터민에게 미안한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아, 새터민들은 우리가 보살펴줘야 할 이웃이 아니라 함께 살아나가는 이웃이구나, 이 김장행사는 함께 잘 지내는 연습무대 같은 것이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음에도 새터민들과 함께 하는 무대가 마련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사를 마친 지금 마음 뿌듯하고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