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요즘 북한 당국의 단속, 도가 지나치다
요즘 주민들이 숨 막혀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가을걷이하는 재미라도 있으면 그나마 괜찮을 텐데, 사상 최저의 생산량이 예상되는 요즘 당국의 초강경 단속에 시름만 깊어간다.
북한 당국은 세 명 이상 모여 이야기하지 말라, 아침 운동도 나가지 말라는 사소한 행동 지침에서부터 빛 섬유 전화를 사용하지 말라, 40세 이하는 장사하지 말라, 골목길에서 장사하지 말라는 등 도처에 “하지 말라”는 지침으로 주민들을 칭칭 옭아매고 있다.
이 중에서도 장사를 못하게 하는 단속은 당장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이다. 장사가 그나마 자금이 유통되고, 현실적으로 인민을 먹여 살리는 경제 활동인데, 장사를 못하게 하면 주민들은 그야말로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된다. 종국엔 제 삶의 터전을 버리고 다른 나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북한 당국은 이에 대한 대책이 과연 있는가.
법 관련 일꾼들의 단속 행위가 매우 폭력적이라는 점도 우려스럽다. 정당한 법 절차에 의해 단속하기보다, 무분별한 폭력 행위로 사망자까지 발생하고 있다. 불법 장사를 했다는 이유로 보안원에게 심한 구타를 당해 사망했는데, 인민의 목숨을 보호할 책무를 지닌 국가는 이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북한 주민의 신체적 생명권이 얼마나 열악한 수준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려는 형국 같아 매우 안타깝다. 북한 당국은 현재의 각종 단속이 주민을 더욱 궁지에 몰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당장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결국엔 민심 이반을 초래할 뿐이다. 북한 당국은 지금이라도 무분별한 단속을 중지하고, 주민들이 자유롭게 장사하고 당당하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더욱 힘쓰기 바란다.
■ 시선집중
가을걷이 맞아 농민들 수확물 챙기기 골몰
전국 농촌에서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작년에 이은 수해 피해로 전례 없이 수확물이 감소한 가운데, 농장원들의 수확물 챙기기도 본격화됐다. 일부 농장원들은 밭에 땅을 파고 가만히 옥수수나 벼를 묻어 놓았다가 밤에 몰래 집에 가져가고 있다.
평안북도 철산군에서는 점심 무렵 가을걷이가 한창인 한 농장에 보안원들이 출동해 불시에 농민들을 검문했다. 한 개 작업반(약 90여 명)을 대상으로 몸 검사와 주변을 샅샅이 조사했더니 현장에서 약 260kg의 벼가 나왔다. 보안원의 조사 결과 대체로 매일 한 개 작업반에서 평균 약 500kg 가량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개 농장 당 10여개의 작업반이 있다고 하면 하루에 약 5톤의 벼가 없어지는 꼴이다.
이렇게 빠져나가는 벼가 많을수록 그만큼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분배 몫은 적어진다. 특히 훔치지 못한 세대들의 타격이 더욱 크다. 농민들이 훔친 이유는 지금껏 약속대로 분배받은 적이 없는데다, 봄에 먹을 것이 없어 가을철에 갚기로 하고 빚을 진 마당에 얌전히 분배 몫을 기다렸다가는 살아갈 방도가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추수철, 쌀 가격 조금씩 내림세
10월 추수가 본격화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쌀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서고 있다. 전국적으로 kg당 1,700-1,800원선에 거래되던 쌀 가격이 1,300-1,400원대로 떨어졌다. 신의주의 경우 쌀 도매가격을 살펴보면 10월 초 15kg에 2만 5천원으로 1kg에 약 1,600원 선이었는데, 10월 중반에 들어서면서 2만원으로 하락해 kg당 약 1,300원대로 쌀값이 더 내렸다. 주민들은 쌀 가격이 떨어지자 매우 기뻐하며, 앞으로 17,0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달러도 33만원을 넘나들다 10월 17일경부터 32만 7천 원대로 떨어졌고, 인민폐도 4만 4천 5백 원에서 4만 3천 8백 원으로 하락했다.
■ 여성/어린이/교육
회령시, 집 없는 주민 강제 철거
회령시에서는 김정숙 탄생 90주년을 앞두고 10월 1일 시당 전원회의에서 시 건설을 위주로 공장, 기업소, 길거리를 깨끗이 꾸리고 추위가 오기 전에 모든 노력과 방법을 다해 공사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정숙 어머니 탄생일을 맞아 중앙 간부들이 많이 온다는 이유로 주위 환경 가꾸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과정에 집 없이 창고에 사는 100여 세대의 주민들을 강제 철거하기 시작했다. 시당 인민위원회 부원들은 매집마다 조사 다니며 정해진 기한 내 무작정 나가라 하고, 창고를 내줬던 협동농장들도 무조건 창고에서 나가라고 종용했다. 계속 안 나가고 버티면, 벌금을 부과하고 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10월 3일, 창고에 사는 주민들이 모여 저항하자, 보안원들이 창고집의 전기선을 모두 절단했다. 또 지붕을 뜯고 온돌을 부수는 등의 과격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조금만 반항해도 보안서에 잡아가 감방에 며칠 씩 집어넣고 사상 검토와 교양을 시켰다. 당국에서는 있을 데가 없으면 알아서들 동거 합방하거나 타지방에 있는 친척집들에라도 가서 살라고 말할 뿐이다.
추워지면서 도강자 서서히 늘어나
요즘 함경북도 온성군에서는 중국으로 도주하는 사람들이 많아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매일 인민반 회의를 하고 사람들을 점검하는데도 도주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두 세대의 가족 전원이 사라졌고, 같은 동네에서 장사하던 여성 두 명도 각각 없어졌다. 바로 다음 날에는 돈이 많다고 소문난 여자 장사꾼 한 명이 한밤중에 온 가족을 데리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잇따른 도주자 발생에 보안서와 보위부 경비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겨울에 두만강이 얼면 도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주민들은 “젊은 여자들을 장마당도 못 나가게 하지, 일해서 돈 벌 데도 없지, 배급도 없지 하니까 모두 인제 죽게 됐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진데 가만히 앉아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것보다는 도주라도 하는 게 낫지 않은가”라는 얘기들을 한다. 또 도주하다 붙잡히면 가혹한 처벌을 받겠지만, 요즘처럼 살아갈 방도가 막막한 이상 도주자가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들 한 마디씩 한다.
■ 경제활동
신의주, 중국산 식료품 검열 시작
10월 중순 들어서는 신의주 의과대학의 합숙생이 죽은 지 3일 만에 발견됐다. 조사 결과 중국산 불량 식품을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10월 17일 현재 중국 단동에서 조선으로 넘어오는 식품에 대해 대대적인 검열이 시작됐다. 라면, 껌, 왕왕이 과자, 소시지, 우유, 사탕 등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은 물량이 엄청나게 많았다. 전국적으로 중국의 불량 식품 유통이 심각한 가운데 그나마 평양시의 불량 식품 단속이 가장 철저한 편이다. 그 이외 지방에서는 사실 속수무책 방관하고 있는 편이다.
중국 의약품 사고 빈발
신의주에서는 시장에서 비밀리에 유통되는 중국 약품을 복용하고 사망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지난 10월 5일에는 24세 남자 대학생이 머리가 아파 시장에서 중국 약을 사먹은 뒤 곧 사망했다. 약을 먹은 지 얼마 안 돼 배가 아프다더니 피를 토해 병원에 실려 갔는데 응급처치를 하는 동안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위를 해부한 결과 위 천공이었다(위에 구멍이 생겼다). 신의주 병원의 한 의사는 “일부 장사꾼들이 돈벌이 목적으로 중국에서 싼 약을 사서 시장에 내다파는데 그런 약들 때문에 한 달에 몇 명은 사망한다”고 했다. 10월 15일에는 같은 병원에서 역시 중국 약을 먹고 위 천공이 생긴 한 로인이 응급실에 실려 왔는데 수술이 잘 돼 다행히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아리랑 공연 참가 어린이에게 색TV 선물
이번 아리랑 공연에 참가했던 아이들이 지난 10월 15일에 아리랑 상표의 21인치 색 텔레비전 한 대씩을 선물 받았다. 공연에 참가했던 어린이라면 모두 한 대씩 받았는데, 자녀가 두세 명 이상 참가했던 집에선 TV를 2-3대 이상 받기도 했다. 고된 연습에 지치고 배고픔에 힘들어했던 아이들과 그런 자녀를 지켜보며 애처로워했던 부모들도 이 날만큼은 다들 기뻐 어쩔 줄 몰라 했다.
가을걷이 맞아 농민들 수확물 챙기기 골몰
전국 농촌에서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작년에 이은 수해 피해로 전례 없이 수확물이 감소한 가운데, 농장원들의 수확물 챙기기도 본격화됐다. 일부 농장원들은 밭에 땅을 파고 가만히 옥수수나 벼를 묻어 놓았다가 밤에 몰래 집에 가져가고 있다.
평안북도 철산군에서는 점심 무렵 가을걷이가 한창인 한 농장에 보안원들이 출동해 불시에 농민들을 검문했다. 한 개 작업반(약 90여 명)을 대상으로 몸 검사와 주변을 샅샅이 조사했더니 현장에서 약 260kg의 벼가 나왔다. 보안원의 조사 결과 대체로 매일 한 개 작업반에서 평균 약 500kg 가량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개 농장 당 10여개의 작업반이 있다고 하면 하루에 약 5톤의 벼가 없어지는 꼴이다.
이렇게 빠져나가는 벼가 많을수록 그만큼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분배 몫은 적어진다. 특히 훔치지 못한 세대들의 타격이 더욱 크다. 농민들이 훔친 이유는 지금껏 약속대로 분배받은 적이 없는데다, 봄에 먹을 것이 없어 가을철에 갚기로 하고 빚을 진 마당에 얌전히 분배 몫을 기다렸다가는 살아갈 방도가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추수철, 쌀 가격 조금씩 내림세
10월 추수가 본격화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쌀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서고 있다. 전국적으로 kg당 1,700-1,800원선에 거래되던 쌀 가격이 1,300-1,400원대로 떨어졌다. 신의주의 경우 쌀 도매가격을 살펴보면 10월 초 15kg에 2만 5천원으로 1kg에 약 1,600원 선이었는데, 10월 중반에 들어서면서 2만원으로 하락해 kg당 약 1,300원대로 쌀값이 더 내렸다. 주민들은 쌀 가격이 떨어지자 매우 기뻐하며, 앞으로 17,0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달러도 33만원을 넘나들다 10월 17일경부터 32만 7천 원대로 떨어졌고, 인민폐도 4만 4천 5백 원에서 4만 3천 8백 원으로 하락했다.
40세 미만 여성 일자리 창출 골머리
북한의 각 지역 당국은 40세 미만 여성의 장사 금지 조치로 20-30대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의주에서는 방직 공장 등에 여성들의 로력 파견장을 만들어 강제로 각 방직 공장이나 기타 공장들에 보내기 시작했는데, 공장들에서 못 받겠다며 강력히 반발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다. 함흥에서도 여성들을 각 공장에 파견하는 파견장을 발급했는데, 해당 공장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일시 중단된 상태다. 그동안 장사로 하루 벌어 한 끼 먹으며 가족 생계를 유지해 온 40세 미만 여성들이 오갈 데가 없게 되자, 이젠 자기 한 몸도 먹여 살리기 어렵게 됐다. 이에 현 생활에 암담해 하는 20~30대 여성들이 많다.
이제는 30대 여성들도 장사 못 해
이제 20대 뿐만 아니라 30대도 장사를 할 수 없게 됐다. 30세 이하의 젊은 여성들이 장사하지 못하도록 한 지 한 달도 못돼 40세 이하 여성의 장사 금지가 새로 선포됐기 때문이다. 전국 각 시, 군의 로동부에서는 갑자기 넘쳐난 노동력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 지 몰라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각 도의 인민위원장들은 당 책임비서와 협의해 시장에서 장사를 못하게 된 여성들을 공장에서 무조건 받아들이라고 지시했다. 이에 공장과 기업소에서도 소란이 일어났다. 기존 로동자들도 하는 일이 없어 로임을 못 주는 판에 새로운 인력을 더 받을 여력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빛 섬유전화 사용금지
전국적으로 손전화기 사용 금지에 이어 이제 빛섬유전화(유선전화)마저 못하게 됐다. 사리원, 함흥, 평양 지구에서 가장 먼저 실시된 데 이어 신의주에서는 10월 15일부터 장사를 막고 정보 유통을 막기 위해 빛 섬유전화를 차단하겠다고 선포했다. 함경북도 체신 부문에서도 이번 달부터 해당 도시 안에서만 빛 섬유전화가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이로써 허가받지 못한 주민들은 시외 장거리 전화를 못하게 됐다. 간부들도 급수에 따라 전화 사용허가 범위가 정해진다.
이번 조치에 대해 북한 당국은 국가적으로 비밀 루설이 많아 장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전국 각지에서 장사꾼들이 빛 섬유전화를 통해 물가동향 파악과 장사 거래를 활발히 하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한 당국에서는 특별히 사회주의 제도를 허물어뜨리는 비사회주의 현상으로 장사를 지목했다. 장사를 명분으로 전국 각지의 소식을 정탐하고 전파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