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곡산군 물길공사에 동원된 1만 5천명 식량난으로 고통 심각
무엇보다 2006년과 2007년 연속된 큰물피해로 파괴된 곡산군 미루벌 물길공사에 동원된 약 1만 5천 명 노동자들의 식량난이 매우 심각한 상태다. 곡산군내에 식량이 바닥 난 상태에서 동원 인력들 역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중앙으로부터도 별다른 공급과 지원이 없어 하루에 겨우 통옥수수 한 줌 정도와 소금으로만 끼니를 이어가고 있는 수준이다. 간혹 풀뿌리에 겨 가루를 섞어 먹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먹은 게 없는 상태에서 고된 노동을 하다 보니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중앙당에서도 너무 많은 아사소식에 놀라 현지 방문을 나가기도 했다. 중앙당 간부들이 직접 현장을 둘러보면서 너무 처참한 광경에 입만 쩍 벌린 채 아무 말도 못했다. 무엇이 가장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모두들 한 목소리로 “밥 한 끼라도 먹어봤으면 좋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중앙당 간부가 돌아간 뒤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이 없이 동원 인력들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의료 체계를 보강하는 것도 매우 시급하다. 공사하다가 다치거나 쓰러지거나 아파서 병원에 실려 나가는 사람들이 회복되는 기간도 늦고 심한 경우 그대로 죽는 경우가 많다. 병원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간단한 구급실처럼 약도 제대로 구비가 안 돼 1차 진료 수준밖에 안 된다. 한 간부는 “먹지 못해 죽는 경우가 많다. 이대로 가다가는 공사장 로동자가 한 명도 안 남을 것이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식량이 없어 먹지 못해 쓰러지는데도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고 하면서 안타까워한다.
공사장 사정을 잘 아는 또 다른 간부는 “미루벌 물길공사에 지원이 시급하다. 마른 건면이라든지 식량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면 그 어떤 것도 좋다. 도와주겠다고만 하면 현지에 직접 와서 나눠주고 배분해주는 것을 감독할 수도 있다. 우리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여력이 부족해 미처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곡산군 물길공사에 동원된 우리 로동자 1만 5천 명의 목숨을 살려주기를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라고 했다.
황해북도 곡산군 아사자 속출
황해북도 곡산군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 모두들 감기처럼 기침이 심하고 설사를 하다가 죽어가는 데 아무런 대책이 없다. 수두와 옴이 성행하고 있으나 이 역시 별다른 치료 대책이 없는 상태다. 곡산군은 지난 해 큰물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지역으로, 20여 개 리들의 농경지와 학교, 병원, 살림집의 파손이 심했고, 인명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 중 하나다. 지난 해 이례적으로 북한 정부가 수해 피해를 공개했을 때 곡산군의 실태가 많이 포함된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런데 실태를 공개하면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원은커녕 결과적으로 웃음거리밖에 안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피해가 미처 복구되기 전에 또 다시 극심한 식량난으로 요즘 인명 피해가 심해지고 있다.
■ 경제활동
농사 시책 바뀌지 않으면 올해 농사도 절망
당국은 “모두 다 올해 농사를 잘 짓기 위한 투쟁에 한 사람같이 떨쳐나서자!”고 강조하지만, 정작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당국은 세계식량 위기 속에 남이 지원해주지 않을까 바라지 말고, 제 땅에서 실속 있게 농사를 지어 식량을 해결하자며, 전당, 전군, 전민이 농사 지원을 하자고 한다. 모두가 주인이니까 열정을 내라고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황해남도 봉천에서 농사를 짓는 서창혁(49세)씨는 “공동 노동인데다가 지원자들은 노동의 결과가 없으니까 농사를 주인답게 하지도 않고 기일만 채우다 온다. 정말 자기 일처럼 애쓰며 일하는 사람 불과 몇 명 안 된다. 농사 시책을 달리 하지 않는 한 정말 올해 농사도 가망이 없다. 늙은이들(어르신들)이 공공연히 하는 얘기가 1950년 전쟁 나기 전에 알곡 소출이 제일 높았다고 말한다. 농민에게 토지를 분배하고 3:7제를실시했으니까. 결국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높이자면 그들의 리기심도 고려해야겠는데 국가법이 그렇지 못하니 농사가 잘 안 된다. 1년 365일 고생고생하며 농사를 지어도 분배 한 번 타기가 어려우니 사람들이 지칠 만도 하다. 거기다 농장 간부들은 상부에 아첨하느라 실적을 허위보고하지, 생산물을 자기들 마음대로 탕진하지 할 뿐 농사에 도움이 안 된다. 조선은 원래 농업 국가인데 현명한 사람이라면 농사 문제를 기어이 해결해 볼 결심을 가지고 하면 될 것 같은데 누가 감히 목내대고 나설 위인이 없는 것이 문제다. 진짜로 나라와 백성을 위한 마음을 가진 위인이 없다. 국록을 타먹고 현상 유지나 잘 하면 되니까 이런 관점이 중앙으로부터 하부 말단까지 꽉 차있어 절대 올해 농사도 개판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현재 농사 정책에 할 말이 많은 듯 열변을 토했다.
“외국을 믿고 일하지 말라”
중간 간부들이 회의에서 요즘 가장 흔하게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자기 손을 믿고 일하라”는 말이다. “남을 믿지 말라. 식량 위기는 어느 나라나 다 있다. 올해는 특히 세계적으로 식량 위기가 치성한다. 그러니 자기 손만 믿고, 자기 자신을 믿고 일해라. 외국을 믿고 일하지 말라”고 회의 때마다 강조한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간부는 “외국을 믿고 일하지 말라는 소리는 중국이나 남조선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다들 짐작한다. 지원주지 않을까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요즘 모내기철이다 보니 회의 때마다 “올해 남조선으로부터 비료를 못 받고, 따로 수입도 못하는 실정에서 마른 풀이나 나무 잎사귀 등을 논에 흩어 깔아주며, 모내기를 제철에 깐지게 해내여서 봉쇄와 경제 제재에 적극적으로 맞서 싸워 이겨야 한다”며 대용 비료 만들기에 전력을 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10년 고난의 행군, 진짜 코 막고 답답한 일”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생활이 어렵다보니 주민 여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위로는 고위간부들로부터 아래 농민, 노동자,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점점 불만이 높아가는 분위기다. 황해북도 사리원에 사는 김성관(45세)씨는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의 행군이 10년이 넘어가고 있는데도 왜 이런 국면을 개변하지 못하고 있는지, 간부들은 무얼하고 있는지, 진짜 코 막고 답답한 일”이라고 말한다.
“흥남 비료, 올해 농사 도움 안 된다”
농업성에서 각 지역 시, 군들의 농촌에 비료를 제때에 공급하지 못해 올해 농사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 농업성의 한 간부는 “현재 흥남비료 공장에서 생산하는 질안 비료로는 올해 농사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인민반에서는 세대별로, 각 공장, 기업소들은 노동자 한 명당 퇴비 10kg을 해당 지역의 농촌에 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현재 농촌경영위원회에서는 흙보산1)을 밭에 뿌려봤자 올해 농사를 망친다고 보고 있다. 고영길(44세)씨는 “퇴비를 1인당 10kg 그대로 내는 사람이 없다. 이렇게 만들어 바치는 게 불가능하다. 흙보산을 바친다고 해도 제대로 된 퇴비가 아니라 흙을 잔뜩 넣어 흙
덩어리나 마찬가지로 만들어진 것을 뿌리는데 그게 농사에 도움이 되겠냐. 눈가림식으로 이런 걸 비료라고 주니 농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말한다.
“너희 스스로 먹고 살라”며 고아원이 애들 내보내
평안남도의 한 고아원에서 근무하는 고화자(48세)씨는 자기네 고아원 역시 하루 한 끼니 죽을 먹이고 있다며 “아이들이 이것 가지고 살겠는가?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고씨는 “하도 먹을 것이 없어서 고아원이나 구제소에서 오히려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데가 많다. 안에서 병들어 죽고 굶어죽고 그러니까 누구도 고아원에 더 안 있으려고 한다. 아이들도 뛰쳐나가고 싶어 하고, 또 고아원은 고아원대로 먹는 입 하나 더 줄이는 게 좋고 하니까…”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월 옴이 돌아 큰 곤혹을 치렀던 고아원들도 여럿 있다. 한 관계자는 “옴은 더러운 병이고 전염이 빠르다. 위생이 안 지켜질 때 생긴다. 옴 옮은 아이들이 병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태반이다. 약이 없고 먹을 것도 없다. 2월 달에 발병하기 시작해서 빠른 속도로 옴이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3월 달에는 전염을 우려해 조금이라도 증상이 보인다 싶은 아이들을 일단 창고에 격리시켰다. 처음에는 서너 명 죽다가 나중에는 27명까지 죽었다. 그래서 나머지 아이들을 그냥 나가라고 내보냈다.너희들끼리 알아서 먹고 살라 했다. 계속 격리시켜두면 그냥 굶어죽으라는 소리라서 그 고아원에서는 달리 방법이 없어보였다”고 했다.
고아원 아이들 하루 한 끼니 죽으로 연명
전국적으로 고아원, 양로원 등 취약계층의 생활이 참담한 지경이다. 평안남도 지역의 고아원들은 지난 2월 달부터 배급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3월부터는 옥수수 죽 200g으로 하루 한 끼니만 겨우 먹이고 있다. 남포 애육원에서도 식량 부족으로 아이들의 생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곳에는 현재 150명가량의 아이들이 있는데, 아이들에게 한 끼니 먹이는 일도 버거워하는 상황이다. 시당에서는 버려지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지고 있으니 애육원에서 아이들을 더 받을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선생님들은 지금 데리고 있는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도 힘든 판에 이거 정말 큰 야단났다고 모두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곡산군 물길공사에 동원된 1만 5천명 식량난으로 고통 심각
무엇보다 2006년과 2007년 연속된 큰물피해로 파괴된 곡산군 미루벌 물길공사에 동원된 약 1만 5천 명 노동자들의 식량난이 매우 심각한 상태다. 곡산군내에 식량이 바닥 난 상태에서 동원 인력들 역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중앙으로부터도 별다른 공급과 지원이 없어 하루에 겨우 통옥수수 한 줌 정도와 소금으로만 끼니를 이어가고 있는 수준이다. 간혹 풀뿌리에 겨 가루를 섞어 먹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먹은 게 없는 상태에서 고된 노동을 하다 보니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중앙당에서도 너무 많은 아사소식에 놀라 현지 방문을 나가기도 했다. 중앙당 간부들이 직접 현장을 둘러보면서 너무 처참한 광경에 입만 쩍 벌린 채 아무 말도 못했다. 무엇이 가장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모두들 한 목소리로 “밥 한 끼라도 먹어봤으면 좋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중앙당 간부가 돌아간 뒤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이 없이 동원 인력들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의료 체계를 보강하는 것도 매우 시급하다. 공사하다가 다치거나 쓰러지거나 아파서 병원에 실려 나가는 사람들이 회복되는 기간도 늦고 심한 경우 그대로 죽는 경우가 많다. 병원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간단한 구급실처럼 약도 제대로 구비가 안 돼 1차 진료 수준밖에 안 된다. 한 간부는 “먹지 못해 죽는 경우가 많다. 이대로 가다가는 공사장 로동자가 한 명도 안 남을 것이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식량이 없어 먹지 못해 쓰러지는데도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고 하면서 안타까워한다.
공사장 사정을 잘 아는 또 다른 간부는 “미루벌 물길공사에 지원이 시급하다. 마른 건면이라든지 식량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면 그 어떤 것도 좋다. 도와주겠다고만 하면 현지에 직접 와서 나눠주고 배분해주는 것을 감독할 수도 있다. 우리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여력이 부족해 미처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곡산군 물길공사에 동원된 우리 로동자 1만 5천 명의 목숨을 살려주기를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라고 했다.
황해북도 곡산군 아사자 속출
황해북도 곡산군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 모두들 감기처럼 기침이 심하고 설사를 하다가 죽어가는 데 아무런 대책이 없다. 수두와 옴이 성행하고 있으나 이 역시 별다른 치료 대책이 없는 상태다. 곡산군은 지난 해 큰물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지역으로, 20여 개 리들의 농경지와 학교, 병원, 살림집의 파손이 심했고, 인명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 중 하나다. 지난 해 이례적으로 북한 정부가 수해 피해를 공개했을 때 곡산군의 실태가 많이 포함된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런데 실태를 공개하면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원은커녕 결과적으로 웃음거리밖에 안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피해가 미처 복구되기 전에 또 다시 극심한 식량난으로 요즘 인명 피해가 심해지고 있다.
미루벌 토지 정리하러 갔다가 탈출하는 사람들
황해북도에서는 넒은 벌판인 미루벌은 고(故) 김일성 주석이 특별히 관심을 가진 곳이다. 그런데 2006년과 2007년 큰물 피해로 대다수 토지가 유실되고 수로가 파괴됐다. 2007년도 신년공동사설에서도 미루벌을 잘 정리할 데 대한 당의 방침이 있었다. 이에 중앙당에서는 미루벌의 토지를 잘 정리할 데 대한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각 도에서 지원자들을 선발해 정리 사업을 벌이고 있다. 5월인데도 임시로 마련된 숙소가 습하고 밤에는 추운데다가 고된 일에 비해 먹는 것이 너무도 열악하다. 병이 나거나 쇠약해진 사람들은 이렇게 죽느니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봇짐을 메고 탈출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비틀거리며 집에 도착해 누워보기도 전에 곧 다시 붙잡히기 마련이다. 탈출자들은 이유 불문하고 노동단련대로 보내지고 있다. 뼈만 앙상하게 남아 거의 산송장으로 돌아온 모습에 까무러칠 만큼 놀랐던 가족들은 미처 몸을 보양해주기도 전에 다시 붙잡아가는 당국에 원성이 자자하다. 이런 사정 때문에 현장의 공사 인력들 중에는 탈출하고 싶어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탈출 생각을 접고 계속 일한다고는 하지만 원체 체력소모가 크고 먹는 것이 부실해 토지 정리 사업이 아주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미루벌 공사 여성인력들, “위생대가 가장 절실”
먹을 것이 이 정도니 다른 필수품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신발이 닳아 해지고 터지면 볏짚으로 만든 새끼줄로 꽉 동여매 신는다. 그조차 없으면 짚신을 만들어 신는다. 무엇보다 여성들의 애로사항이 심각하다. 전체 인력의 약 40%에 달하는 여성들은 먹는 것도 필요하지만 위생대를 공급해줄 수 없느냐 요구한다. 견디다 못해 도망 나온 고영화(28세)씨는 “일하는 중에도 생리가 와서 허벅지로 피가 뚝뚝 떨어져 내리니 수치감과 부끄러움은 말할 것도 없고 목욕도 제대로 하지 못해 몸에서 냄새가 심해 너무 괴롭다. 위생대를 대체할 천 조각이 하나도 없으니 5~6천명되는 여자들이 생리가 와서 일할 때면 굉장하다. 다리에 피를 흘리며 일하는 것이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비참한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