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신계군 녀맹위원장 호소, “굶고 있는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도와주자”
신계군 읍사무소의 녀맹위원장은 녀맹위원들에게 영예군인, 전사자 가족, 전쟁 로병들이 제일 먼저 죽어가고 있고, 거의 죽기 직전에 이르는 세대들이 늘어가자 일단 개별적으로라도 가서 굶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자며 쌀 50g씩 바칠 것을 호소하고 있다. 녀맹위원장이 먼저 몇몇 세대를 찾아가 쌀 2kg씩 전달해주는 등 직접 모범을 보이고 있다. 녀맹위원들은 위원장의 솔선수범에 감탄하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쌀은커녕 옥수수쌀 구경해본지도 오래돼 자기들도 죽물로 연명하는데 누가 누구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또 그 뜻은 고결하지만 가난 구제는 나라에서도 못하는데 개인이 한다면 얼마나 할 수 있겠느냐고 비관하는 여성도 있다. 이렇듯 녀맹위원장의 호소에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다. 반면 누구든지 조금이라도 여유 있는 사람이 도와주면 급한 목숨을 살릴 수 있지 않겠느냐며 조심히 동참의 뜻을 내비치는 여성도 있었다.
황해북도, 아사자 전역으로 확산
황해남도에 이어 황해북도도 아사자 발생이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황해북도에서 가장 먼저 아사 소식이 들렸던 사리원을 비롯해 봉산군과 곡산군에 이어 신계군과 황주군 등지에서도 아사 발생 소식이 들리고 있다. 특히 신계군과 황주군에서는 굶어죽는 사람에 더해 요즘엔 풀독이 올라 죽어가는 주민들까지 있다는 소식이다. 식량이 없어 겨우 풀죽으로 근근이 생명을 유지해오던 이 지역 주민들은 풀을 잘 우려먹지 못해 풀독에 걸리고 있다. 황해북도 농촌 지역들에서는 하루 평균 3-4명씩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마을마다 매일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 경제활동
미사일 제조하지 말고 인민 생활 개선에 힘써주길
주민들은 각종 세외부담에 진저리가 쳐진다고 말한다. 방침이라고 하면서 기관 기업소, 농장, 학교, 여맹의 매 사람마다 매달 파철을 5kg씩 바쳐야 하는데 그만한 량의 파철을 사람마다 다 구하지는 못한다. 파철 5kg 대신 돈을 바치는데, 이렇게 몇 가지 항목이 모이면 세외부담이 적게는 몇 천원, 많게는 몇 만원까지 올라간다. 로동자들의 한 달 수입을 훨씬 웃도는 경우가 많다. 주민들은 이렇게 많은 돈을 거둬다 어디에 쓰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어떤 주민들은 “핵무기나 미사일 제조하는 데 돈을 그렇게 많이 쓰지 말고, 그만한 투자를 인민 생활 개선에 투입해서 쓰면 대중의 부담을 훨씬 크게 줄일 수 있을 게 아니냐”면서 수군거리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한 간부는 “중앙 고위간부들 중에서는 이런 말을 전해 들으면, 무지몽매한 백성들이 나라가 없으면 자기들도 없다는 사실을 몰라 그렇게 말한다고 생각한다”며, 평백성과 중앙 간부들 사이에 생각의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먹고 살만한 사람들은 아래 백성들이 어떻게 사는 지 관심도 없고, 외교에서도 배짱만 부리면 만사 다 해결될 걸로 착각하는 인물들이 있다. 백성들이 죽어나가든 말든 자기들 안위만 생각하는 이런 사람들 때문에 불쌍한 건 죽어가는 백성들뿐이다”라고 한탄했다.
동원노동도 빈익빈부익부에 주민들, “불공평하다”
지난 5월 26일,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 구역 말음 1동에서 송평 구역으로 가는 도로 공사를 위해 시당국은 수남 구역 주민들에게 한 세대당 모래 500kg을 운반시키는 과제를 할당했다. 각 동사무소 일꾼들과 인민반장들이 새벽 4시 30분부터 확성기를 들고 동원 나오라고 깨우는 통에 주민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 “세상 천지에 자기 백성을 군대 규률에 묶어놓고 이렇게 못살게 구는 데가 또 어디 있느냐”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주민들도 많다. 게다가 모래 과제에 빠지려면 1만원씩 벌금을 내야해서 말들이 많다. 돈 없는 사람들은 못 먹고 못 사는 사람들인데 맥이 하나도 없이 비실비실한 사람들은 힘든 일을 해야 하고, 돈 있는 사람들은 돈만 내면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게 너무 불공평하다고 말한다.
빈익빈 부익부에 커져가는 불만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잘 사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눈이 결코 고울 리 없다. 자강도 만포시에서는 세관 일꾼들이 해가 갈수록 생활수준이 높아가는 것에 대해 주민들의 불만이 심상치 않다. 세검동에 사는 류자옥(52세)씨는 “세관의 일꾼들 집집마다 보면 먹고 입는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어 있고, 자녀들도 좋은 학교에 보내 자기들 마음에 드는 직장에 배치하는 게 어렵지 않다. 모두 다 주택을 편리하고 호화롭게 장식 하느라고 경쟁하다시피 한다”고 전했다. 류씨의 말처럼 세관 일꾼들은 대부분 중국과 무역하는 일꾼들에게서 수출입이 제한된 물품이나 과도한 수량 등을 눈감고 처리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챙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 상품 검열, 위생 검사, 품질 검사를 쉽게 통과할 수 있게 하거나 세금을 삭감해주는 식으로 뒷돈을 챙긴다. 이 같은 부정부패로 당국의 처분을 받지만 더 은밀하게 행해질 뿐 근절하기는 어렵다. 다들 이렇게라도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포시 주민들은 이런 사정을 짐작하면서도 자신들은 굶주림으로 허기지고, 매 끼니 걱정에 수심이 깊어가는 데 간부나 요직에 있는 사람들은 떵떵거리며 사는 모습에 더 큰 비애감을 느낀다. 불만의 목소리도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류씨는 “사람들이 모였다하면 하는 말이 ‘바다는 배를 물 위에 띄울 수도 있고 노하면 세찬 파도로 배를 뒤집어엎을 수도 있다. 만백성의 민심을 이렇게 점점 잃는다면 좋은 후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며 간부들도 웬만하면 자중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조언했다.
평북 의주군, 이상저온 현상으로 옥수수 모 얼어 죽어
5월 말인데도 서리가 내리는 등 이상저온현상이 계속되면서 평안북도 의주군의 대화리, 수진리, 룡운리를 비롯한 각 농촌 마을의 옥수수 모들이 얼어 죽고 있다. 옥수수 모들이 얼어 죽자 각 농장들은 다시 옥수수를 심어봤자 잘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가을 남새(채소)를 심겠다고 하는 곳이 많다. 이렇듯 함경북도에 이어 평안북도에서도 서리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면서 올 가을 농사도 이미 끝장났다는 농민들의 절망이 더해가고 있다.
농사에 제일 걸리는 것이 비료
요즘 농민들의 얼굴에는 절망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있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올해 농사도 다 망쳤다고 말한다. 황해남도의 한 농장 간부는 “온 나라가 동원되어 올해 농사를 책임적으로 지어 긴장된 식량 사정을 해결 하자고 하지만 그냥 말 뿐이다. 대책이 없다. 아무 대책도 없으면서 무조건 농사를 책임 있게 지으라고 한다. 지금 뭐 하나 되는 게 없다. 우리한테 뭐가 있나. 농장원들은 굶어 죽어가고 있고, 종자는 부실하고, 비료는 눈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인다”며 어두운 표정으로 절망스럽게 한탄했다.
농장원인 강남식(54세)씨도 “제일 걸리는 것은 비료다. 올해 새해 벽두부터 온 시내가 깜빠니아(집중사업)를 벌려 인분 퇴비를 생산해서 100% 달성한 것으로 보고했다지만, 실제 전체 논밭 대비 40%도 안 된다. 그래 생인분 말린 것을 또 다시 일인당 무조건 10kg씩 하라고 하는데, 흐린 날도 있고 비도 내리는데 언제 퇴비 만들고 있겠나. 정말 큰 야단났다. 요소비료 1kg를 내면 인분가루 10kg 낸 것으로 쳐준다고 하는데, 돈이 없어 제 밥 한 끼 못 먹는 농장원들이 어디 가서 요소비료를 사오겠나. 중국에서 수입 들어온 그 비싼 비료를 돈 있는 사람들이나 구경할 수 있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 구경이나 할 수 있겠나. 결국 비료 값을 바치라는 소리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평양 방직 공장, 죽도 못 싸오는 로동자 태반
평양시의 들쑥날쑥 배급 상황에 일부 구역에서는 이미 식량난이 도래했다. 주변 구역의 배급이 한동안 중단됐다가 5월 배급이 70% 수준으로나마 뒤늦게 나왔지만 전체 세대에 다 돌아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세대들은 식량 공급이 전면 중단됐던 지난 3월 이후 아직까지 배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빈궁한 구역의 가난한 세대들이 배급에서도 소외되고 있는데 이들은 농촌마을과 마찬가지로 하루 겨우 한 두 끼니를 죽물로 이어가고 있다. 농촌에서는 들로 산으로 풀이라도 뜯으러 다니지만, 이들은 꼼짝없이 출근해야 해서 식량난의 고통이 농촌 못지않게 심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선교구역에 있는 평양방직공장에서는 여성 로동자들이 일하러 나갔다가도 먹는 게 없어 일을 못하고 있다. 그저 작업대 위에 맥없이 앉아있거나 누워 있다가 작업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려 퇴근하는 모습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점심식사 때 죽을 싸오는 로동자들이 대부분인데, 5월을 넘어가면서 죽조차 싸오지 못한 로동자들이 더 많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신계군 녀맹위원장 호소, “굶고 있는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도와주자”
신계군 읍사무소의 녀맹위원장은 녀맹위원들에게 영예군인, 전사자 가족, 전쟁 로병들이 제일 먼저 죽어가고 있고, 거의 죽기 직전에 이르는 세대들이 늘어가자 일단 개별적으로라도 가서 굶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자며 쌀 50g씩 바칠 것을 호소하고 있다. 녀맹위원장이 먼저 몇몇 세대를 찾아가 쌀 2kg씩 전달해주는 등 직접 모범을 보이고 있다. 녀맹위원들은 위원장의 솔선수범에 감탄하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쌀은커녕 옥수수쌀 구경해본지도 오래돼 자기들도 죽물로 연명하는데 누가 누구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또 그 뜻은 고결하지만 가난 구제는 나라에서도 못하는데 개인이 한다면 얼마나 할 수 있겠느냐고 비관하는 여성도 있다. 이렇듯 녀맹위원장의 호소에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다. 반면 누구든지 조금이라도 여유 있는 사람이 도와주면 급한 목숨을 살릴 수 있지 않겠느냐며 조심히 동참의 뜻을 내비치는 여성도 있었다.
황해북도, 아사자 전역으로 확산
황해남도에 이어 황해북도도 아사자 발생이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황해북도에서 가장 먼저 아사 소식이 들렸던 사리원을 비롯해 봉산군과 곡산군에 이어 신계군과 황주군 등지에서도 아사 발생 소식이 들리고 있다. 특히 신계군과 황주군에서는 굶어죽는 사람에 더해 요즘엔 풀독이 올라 죽어가는 주민들까지 있다는 소식이다. 식량이 없어 겨우 풀죽으로 근근이 생명을 유지해오던 이 지역 주민들은 풀을 잘 우려먹지 못해 풀독에 걸리고 있다. 황해북도 농촌 지역들에서는 하루 평균 3-4명씩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마을마다 매일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수족구병인지 조류독감인지 판단 못해 우왕좌왕
이름 모를 열병이 국경연선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아직까지 북한 당국은 이 병이 조류독감인지 아닌지 확실한 판단을 못 내리고 있다. 무산군 병원의 한 의사는 “조류독감이 도는 것이 맞다. 아직 어른들에게 발생하지는 않았고, 탁아소나 유치원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당국에서는 어디서부터 생기기 시작했는지 발생경로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7일부터 열병으로 어린이 사망자가 하루 5-6명씩 발생하고 있는 회령시의 한 병원 의사도, “조류독감이 돈다는 것은 사실이다. 병 증세는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고, 목이 마르고 기침을 하며 입맛이 없어진다. 대개 어린아이들이 많이 걸리고 있다. 현재 병원에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고, 관련 환자들이 들어오면 집에 돌려보내 격리시키고 있다”며, 현재 도는 열병을 조류독감으로 진단내리고 있다. 이들은 이 병에 걸리면 열의 다섯은 죽어가는 것으로 말한다. 또 다른 의사는 “조류독감이 도는 것 같은데 사스도 같이 돌고 있지 않나 싶다. 사스 걸린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에게는 다른 약 대신 김치만 먹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류독감이 아니라 사실은 중국에서 건너온 수족구병일 것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 지난 5월 18일 신의주 보건당국이 “수족구병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역사업을 강화하자”는 포치를 내린 데 이어 5월 20일 부터 북한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신의주의 한 의사는 “함경북도에서 퍼지고 있는 열병이 내 생각에는 조류독감이라기 보다는 수족구병이 아닌가 한다. 직접 진단을 해봐야 좀 알 수 있겠지만 아마도 중국 사사려행자들을 따라 전염되지 않나 싶다. 중국 북경에서 장춘을 거쳐 연길, 용정까지 들어왔다고 들었는데 함경북도는 그 쪽과 가까우니 수족구병이 건너간 게 정황상 맞는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수족구병의 증상은 고열증세에 손발에 물집이 잡히고 입안이 헐거나 물집이 생기는데 주로 어린아이들이 잘 걸리며 전염성이 매우 강한 특징이 있다. 기력이 없는 어린아이들이 이 병에 걸릴 경우 치사율이 매우 높다. 이에 북한 보건당국은 아직까지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고 별다른 치료법도 없이 그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이름 모를 전염병에 무산시 공포 확산
국경연선지역에 이름 모를 질병이 돌고 있어 보건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난 5월 22일 함경북도 무산에서 설사와 폐결핵, 옴병과 더불어 고열이 발생하는 이름 모를 병이 급속히 발병해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저 ‘열병’이라고 이름 붙인 이 전염병은 6세 이하의 어린이, 특히 탁아소 어린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열병으로 아이들은 낱알 한 톨 넘기지 못하고 계속 물만 마시는 상태다. 이 곳 관계자들은 아이들이 정신을 잃지는 않고 있으나, 맥이 없어 많이 바쁘다고 호소한다. 2살 이하의 갓난아기들이 걸리면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산시 주민들은 “드디어 고난의 행군시기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공포감에 빠져들고 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오랜 굶주림과 함께 각종 전염병이 창궐해 속수무책으로 대량의 무리죽음이 일어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