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장사 나이 제한 재차 강조, “평양이 지방 시, 군의 본보기 돼야”
평양 만경대 구역의 당상동 시장에서는 관리소장이 나와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장사할 나이가 안 되는 젊은 여성들을 공장에 배치할 것을 강조했다. 지난 7월 10일 오후 4시에 시장측은 구역당 선전부 방송차량을 시장 앞에 세워놓고, 시장 관리 규칙과 함께 “녀성들도 사회건설에 이바지할 데 대한 방침”에 대해 강연해설을 반복했다. 젊은 여성들은 시장에 나오지 말고, 누구나 할 것 없이 공장에 들어가 일할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만약 일주일 내에 노동수속을 하지 않으면, 구역 인민위원회와 시장관리원들이 직접 본인을 데리고 수속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이런데도 말을 안 들을 경우 세대주가 일하는 기업소나 공장에 통보해 비판 방송을 하겠다는 엄포도 놓았다. 이와 같은 내용의 포치는 만경대 구역을 필두로 다른 구역의 시장에서도 일제히 이뤄졌다. 당국에서는 “평양시가 지방 시, 군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평양시부터 기풍을 잡아야 지방들도 따라올 것이라며, 장사 나이 제한 단속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장사하는 주민들은 “장사 나이를 제한하는 조치가 어느새 흐지부지되는 것 같으니까 다시 수도부터 들들 볶아놓아서 다른 지방의 시, 군까지 못살게 굴려고 한다”며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11월로 연기
올해 8월 초순에 열리기로 예정돼있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11월로 연기됐다. 이는 9월 9일 공화국 창건 60돌을 맞아 기념행사를 치르는데 역량을 보다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제활동
신의주, 중국산 약품 값 2-3배 인상
7월 들어 신의주 교두를 통해 들어오던 중국 약품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약품 가격이 최소 2-3배 이상 뛰어올랐다. 포도당 한 병에 1,200원 하던 것이 이제 조선산은 3,500원, 중국산은 4,000원까지 한다. 주민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살이에 병 한 번 잘못 걸리면 딱 죽을 수밖에 없다며 걱정이 많다. 잘 사는 사람들이야 시장에서 얼마든지 약을 사서 치료를 할 수 있겠지만, 자기들은 아무리 아파도 옥수수 몇 kg에 맞먹는 비싼 약을 감히 꿈조차 꿀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황혜영(46세)씨는 “그 돈이면 옥수수를 사서 집 식구들 하루라도 풀죽 대신 옥수수죽이라도 한 번 먹이는 게 낫다”며 그냥 누워 있다가 저절로 낫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도매 장사의 근원지라며, 평성 간부들 비판받아
평안남도 평성시의 시장은 북한 전역의 장사 물품이 모이는 도매 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평성시는 중앙당으로부터 “전국적인 장사 물품 도매지로써 장사의 근원이 생기는 지역”이라는 낙인을 받았다. 얼마 전에는 평성시의 시당 간부들이 도에 올라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평성시에서는 지난 7월 15일, 시당과 인민위원회 부원들을 각 인민반에 파견해 “큰 장사를 하지 말 데 대한” 해설 담화 자료를 내려 보냈다. 개인 장사꾼들이 차판 장사를 하거나 큰 장사를 하면 안 된다는 내용으로, 만약 적발될 경우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리원 시장, 여성 상인들과 단속원 사이 몸싸움 심해
지난 7월 12일, 황해북도 사리원시 시장에서는 시당과 시인민위원회, 시보안서, 시장관리소 직원들이 합동 단속조를 묶어 젊은 여성들이 장사하지 못하도록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이 날 오후, 나이 제한에 걸린 여성들을 모아놓고 시당 간부들이 직접 해설 강연을 하고, 시로동부에서는 이 여성들을 신발공장과 직물기계공장 등에 무조건 배치시키고 출근하라고 요구했다. 만약 이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보안서 인원들이 나와 무조건 법적 처리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또 시장관리원들은 장사 나이 제한에 걸리는 젊은 여성들이 누구인지 그 수는 몇 명인지 등을 세세하게 파악했다. 이 같은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보안원, 보위부원 등 법관과 간부들의 아내들은 슬쩍 모두 빠져나가 일반 주민들의 불만을 샀다.
시장 매대를 빼앗긴 여성들은 시장 들어가는 입구 길목에 상품을 펴놓고 장사를 하는데, 보안서에서 장사 물품을 뺏고 벌금을 물리는 등 단속이 심하다. 조화영(37세)씨는 이 일로 단속하던 보안원과 크게 몸싸움을 벌였다. 조씨는 남자한테 힘으로 못 당하니까 머리로 받고 이로 물고 손톱으로 할퀴는 등 있는 힘껏 치받았다.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쌍욕을 듣는 등 험한 꼴을 당한 조씨는 억울하고 분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했다. 그녀는 “매대를 10만원이나 주고 샀는데 장사를 얼마 해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매대비를 돌려주는 것도 아니면서 해도 해도 너무하는 거 아니냐. 그냥 물건을 빼앗긴 것만 해도 분한데, 벌금까지 내라고 하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며 분기를 누르지 못했다. 이렇게 대차게 싸우는 여성들도 있지만, 유순한 성격의 여성들은 보안원들의 횡포에 그저 울기만 한다. 시장에서 단속을 당한 여성들은 한결같이 “대체 장사를 못하게 하는 심사가 뭐냐. 배급도 안 주면서 우리한테 도대체 해준 게 뭐가 있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작년부터 단속하니 마니 하다가 흐지부지되는 것 같더니 또 이렇게 사람들을 못살게 군다. 그런다고 장사를 안 할 것 같으냐. 두고 보라. 어떻게든 또 할 것이다”고 장담했다.
장사 나이 제한 재차 강조, “평양이 지방 시, 군의 본보기 돼야”
평양 만경대 구역의 당상동 시장에서는 관리소장이 나와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장사할 나이가 안 되는 젊은 여성들을 공장에 배치할 것을 강조했다. 지난 7월 10일 오후 4시에 시장측은 구역당 선전부 방송차량을 시장 앞에 세워놓고, 시장 관리 규칙과 함께 “녀성들도 사회건설에 이바지할 데 대한 방침”에 대해 강연해설을 반복했다. 젊은 여성들은 시장에 나오지 말고, 누구나 할 것 없이 공장에 들어가 일할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만약 일주일 내에 노동수속을 하지 않으면, 구역 인민위원회와 시장관리원들이 직접 본인을 데리고 수속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이런데도 말을 안 들을 경우 세대주가 일하는 기업소나 공장에 통보해 비판 방송을 하겠다는 엄포도 놓았다. 이와 같은 내용의 포치는 만경대 구역을 필두로 다른 구역의 시장에서도 일제히 이뤄졌다. 당국에서는 “평양시가 지방 시, 군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평양시부터 기풍을 잡아야 지방들도 따라올 것이라며, 장사 나이 제한 단속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장사하는 주민들은 “장사 나이를 제한하는 조치가 어느새 흐지부지되는 것 같으니까 다시 수도부터 들들 볶아놓아서 다른 지방의 시, 군까지 못살게 굴려고 한다”며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11월로 연기
올해 8월 초순에 열리기로 예정돼있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11월로 연기됐다. 이는 9월 9일 공화국 창건 60돌을 맞아 기념행사를 치르는데 역량을 보다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사 음식 회수당한 여성들, “우리는 이제 다 죽게 됐다”
지난 7월 8일, 김일성 주석의 서거일을 맞아 함경남도 함흥시 사포구역에서는 시장 운영을 금지하고 대대적으로 단속했다. 이 날 시장 주변에서 하루 끼니벌이를 하려고 음식과 채소를 내놓고 판매하던 여성들은 보안원들에게 물건을 회수 당했다. 단속원들은 꽃제비 구제소에 가져다준다며 두부밥과 떡, 빵, 물낙지(물오징어) 등 각종 음식물들을 모조리 챙겨갔다.
어떤 여성들은 빼앗기지 않으려고 보안원들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울며불며 매달렸다. 이들은 보안원들의 발에 차이면서도 질질 땅바닥을 기어가면서 돌려달라고 애원했다. 김자연(42세)씨는 “이 왜놈 순사, 날강도놈들아. 너희들이 순순히 처먹게 둘까 싶냐”며 자신이 팔던 두부밥 담은 그릇을 땅바닥에 엎어버리고는 입에 담기 어려운 험한 욕설을 퍼부었다. 이렇게 괄괄한 성격을 자랑하는 여성들은 보안원들에게 십중팔구 손찌검을 당해 코피를 흘리거나, 몸싸움을 하면서 머리를 잘못 맞아 산발이 되고 옷이 뜯겨나가기도 했다.
한미영(38세)씨는 “그 날 그 날 음식을 팔아야 그 돈으로 집 식구들 하루 한 끼니 죽이라도 먹여 살릴 수 있는데, 한번 본전을 날리면 다음 장사도 못하게 되니 우리가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 우리는 인제 다 죽게 됐다”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소리 높여 서럽게 울었다. 하도 서럽게 우니 주변에서 단속 과정을 지켜보다가 슬며시 눈물을 훔치는 아주머니도 몇몇 눈에 띄었다.
이 날 회수된 음식들은 구제소보다는 보안원들의 집에 더 많이 간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소에 있는 아이들의 얘기로는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만 빵 같은 것을 한 개씩 주고, 중학교 연령대의 아이들에게는 아무 것도 없었다고 한다. 주민들 사이에는 “아는 보안원네 집에 가보니 그 집 여자가 저녁밥을 안 먹더라. 뺏은 음식을 하도 먹어 배가 불러서 자기네 저녁밥에는 아예 손도 안댔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이렇게 보안원들이 뺏은 음식을 자기들끼리 나눠가져갔다는 소문이 어느덧 삽시간에 퍼져 장사하는 여성들의 분개심을 더욱 부채질했다.
시장에서 나이 제한 문제로 말싸움
지난 7월 6일, 함경북도 김책시의 시장에서 장사하는 여성들 중에 나이 제한에 걸린 젊은 여성들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났다. 단속실 보안원과 시 로동부에서 동원한 부원들이 40세 미만 여성들을 단속해 시장 매탁을 회수하는데 여성들과 싸움이 붙었다. 김신영(38세)씨는 단속하러 나온 한 로동부 부원을 향해 “당신 안사람도 서른다섯살밖에 안 되면서 장사하지 않느냐. 다들 빤히 잘 아는 처지에 누구는 단속하고 누구는 그냥 놔두는 게 말이 되는 가”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든 차에 작정한 듯 시시비비를 따지는 김씨의 말에 모두들 수긍하며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그 자리에 있던 누군가 “제 망신시키는 줄도 모르고 시장 단속이 무슨 말이냐. 제 안사람 단속이나 먼저 할 것이지”라고 하자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