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신계군 정봉리 농장, 춘궁기 때 농민 32명 사망
올해 춘궁기인 4-6월 동안 황해북도 신계군 정봉리 농장에서 사망한 농민들의 수는 총 32명이다. 올 초부터 식량난이 심했던 이 농장에서는 올해 봄철에 농민들이 쑥, 뽕잎, 씀바귀 등 풀을 뜯어먹다가 풀독이 올라 고생하는 농민들이 많았다. 이들은 얼굴이 붓고 독이 오른 부위에 염증이 심해 고통스러워하다가 약이 없어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못 받고 사망했다. 한편 강원도 판교군의 지하리 농장에서는 29명이 사망했다.
남포시 태성 농장, 3개월 동안 사망한 농민 35명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평안남도 남포시 태성리(현재 남포특급시 강서구역 태성리) 농장에서 사망한 농민의 수는 총 35명에 달한다. 식량이 일찍 떨어진 뒤 극심한 영양실조에 걸려 앓다가 죽은 사람들의 수이다. 이 농장은 작년에 농사가 잘 안되어 농민들에게 겨우 2개월 분량만 분배해줄 수 있었다. 춘궁기에 사망자가 증가하다가 7월 햇곡식이 약간 나오면서 사망자가 생기지 않았는데, 8월에 들어서면서 다시 사망자가 한두 명씩 발생하고 있다. 8월 3일에 한 명 사망한 뒤 13일 현재까지 4명이 사망했다.
태성리 농장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여러 차례 현지 지도했던 농장으로 김일성 주석이 애국자라 치하한 태성할머니를 만난 곳이다. 현지 교시단위 농장이라 도와 군에서도 매우 관심이 높은 농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곳 농민들은 일할 힘이 거의 없으면서도 다른 농장 농민들처럼 무단으로 일하러 나오지 않는다거나 하지 못한다. 애국자가 나온 곳인데다 현지 교시 농장이라며 농장원들이 일을 나오지 않으면 분조장부터 세포비서까지 데리러 다닌다. 8월 현재 여전히 농민들은 식량난으로 굶주리고 있으나, “쓰러지더라도 밭에 나와서 쓰러져라. 일을 못해도 좋으니 무조건 나오라”는 지시에 가까스로 농장에 나가고 있다. 허약 상태가 심한 농민들은 일은 하지 못하고, 밭머리에 겨우 앉아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곤 한다.
■ 경제활동
강서군 농장원들 풀독 치료 못해 사망
평안남도 강서군 잠진리 농장원들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풀독으로 사망한 사람이 6명이고, 같은 증세를 앓고 있는 사람이 8명이다. 풀독에 걸린 사람들은 얼굴에 독이 올라 염증이 터져 상처가 깊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제대로 된 약만 쓰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한 병이다. 그런데 풀독에 걸린 사람들이 아무래도 다 가난한 사람들이다보니 약 살 돈이 없어 방치하다가 결국 사망에까지 이르고 만다. 농장 진료소의 의사들이 질병 상태를 봐주러 오지만, 진정제 정도만 놔줄 뿐 별다른 치료는 더 이상 못한다. 주민들은 돈만 있으면 약을 살 수 있는데, 돈이 없어 살릴 수 있는 것도 죽는다며 매우 안타까워한다.
올해 춘궁기, 해주시 사망자의 약 70%가 농장원
황해남도 해주시에서도 올해 춘궁기 사망자의 약 70%가 농민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 비해 전체 사망자수가 약간 증가했는데 그 중에서도 농민들의 사망자수가 매우 높다. 한 주민은 “올해 해주시 사망률이 약 1.4% 정도 되는 것으로 들었다. 그런데 이 중에서 농장원들의 사망률은 평균 사망률보다 5배 이상 높다고 한다.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많은 농민들이 이번에 죽었다. 작년 수해 피해로 농민들한테 식량을 못 줬던 것이 이번에 이런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며, 올해 농민들이 식량난에 가장 취약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장연군,“군량미 주기 전에 농민 분배량부터 챙기자”
황해남도 장연군에 사는 김만준(61세)씨는 “지금 식량 사정이 매우 긴장하다. 장연군 농촌 리들을 보면 일주일에 한두 명이 계속 죽고 있다. 제일 가난한 농민들이 계속 죽어나간다”고 근심했다. 현재 먹고 있는 것이라곤 옥수수 이삭을 갈아서 배추를 섞어 만든 죽 뿐이다.
장연군 당 책임비서를 비롯한 농촌 부문 간부들은 회의에서 “올해 군량미 과제가 떨어지더라도 일단 농민들에게 분배할 식량은 무조건 남겨놓고, 군량미 수매곡을 군부에 넘겨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농장들에서 농장원들이 많이 죽어나간 실정을 고려해야 한다. 하다못해 농장원들에게 최소한 8개월 이상의 식량을 배급할 몫을 빼놓고 국가계획을 실행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신계군 정봉리 농장, 춘궁기 때 농민 32명 사망
올해 춘궁기인 4-6월 동안 황해북도 신계군 정봉리 농장에서 사망한 농민들의 수는 총 32명이다. 올 초부터 식량난이 심했던 이 농장에서는 올해 봄철에 농민들이 쑥, 뽕잎, 씀바귀 등 풀을 뜯어먹다가 풀독이 올라 고생하는 농민들이 많았다. 이들은 얼굴이 붓고 독이 오른 부위에 염증이 심해 고통스러워하다가 약이 없어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못 받고 사망했다. 한편 강원도 판교군의 지하리 농장에서는 29명이 사망했다.
남포시 태성 농장, 3개월 동안 사망한 농민 35명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평안남도 남포시 태성리(현재 남포특급시 강서구역 태성리) 농장에서 사망한 농민의 수는 총 35명에 달한다. 식량이 일찍 떨어진 뒤 극심한 영양실조에 걸려 앓다가 죽은 사람들의 수이다. 이 농장은 작년에 농사가 잘 안되어 농민들에게 겨우 2개월 분량만 분배해줄 수 있었다. 춘궁기에 사망자가 증가하다가 7월 햇곡식이 약간 나오면서 사망자가 생기지 않았는데, 8월에 들어서면서 다시 사망자가 한두 명씩 발생하고 있다. 8월 3일에 한 명 사망한 뒤 13일 현재까지 4명이 사망했다.
태성리 농장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여러 차례 현지 지도했던 농장으로 김일성 주석이 애국자라 치하한 태성할머니를 만난 곳이다. 현지 교시단위 농장이라 도와 군에서도 매우 관심이 높은 농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곳 농민들은 일할 힘이 거의 없으면서도 다른 농장 농민들처럼 무단으로 일하러 나오지 않는다거나 하지 못한다. 애국자가 나온 곳인데다 현지 교시 농장이라며 농장원들이 일을 나오지 않으면 분조장부터 세포비서까지 데리러 다닌다. 8월 현재 여전히 농민들은 식량난으로 굶주리고 있으나, “쓰러지더라도 밭에 나와서 쓰러져라. 일을 못해도 좋으니 무조건 나오라”는 지시에 가까스로 농장에 나가고 있다. 허약 상태가 심한 농민들은 일은 하지 못하고, 밭머리에 겨우 앉아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곤 한다.
장연군 병원 사망자 확인서 70%가 농장원
노동자나 농민들이 사망하게 되면 그 가족들이 병원에서 사망자 수속을 하고, 사망확인서를 받는데, 황해남도 장연군에서는 농민 사망자가 전체 병원 사망자확인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한 간부는 “2007년보다 2008년도에 죽은 사람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해 죽은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식량 사정이 어려우면서 굶어죽었던지 먹지 못해 앓아 죽은 사람들이 많고, 특히 농민들이 많다. 사망확인서를 받으러 오는 가족들을 보면 그들조차 영양실조로 얼마 살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고 전했다.
황주군 흑교리, 춘궁기 때 농민 28명 사망
황해북도 황주군 흑교리 농장에서는 춘궁기 때 총 28명이 사망했다. 작년에 이 농장에서는 1년 식량 분배라고 하면서 3개월 분량만 공급했다. 농민들이 “식량을 이렇게 주면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며 말이 많았다. 이에 농장 관리일꾼들이 “일단 3개월분을 받으면, 다시 국가에서 대책을 세워 식량 분배를 또 해줄 것”이라고 거짓말을 해 농민들의 동요를 진정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그 뒤로 식량 분배는 다시 이어지지 않았고, 올 봄에 이미 식량이 모두 떨어져 농민들의 식량난 고생이 막심했다. 일부 농민들은 가을에 옥수수를 5kg 주기로 약속하고 겨우 1kg를 꿔먹기도 했다. 8월 현재 풋옥수수가 나오는 시기인데도 여전히 옥수수밥은 꿈도 못 꾸고 옥수수가 약간 들어간 풀죽으로 끼니를 연명하는 농민들이 많다. 농민들은 작년에 관리일꾼들이 3개월 분량을 먼저 받으면 다시 분배해주겠다고 했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거짓말로 우리를 속여 굶게 하더니 결국 애먼 목숨들을 죽이는 일까지 발생했다”며 분개하는 분위기다. 관리일꾼들은 식량이 떨어지지도, 죽을 먹는 일도 없다. 농민들과 농장관리일꾼들의 생활수준 차이가 너무 크다며 농민들의 말이 많다.
■ 논평
한국 정부는 WFP의 대북식량지원 요청에 신속히 응해야 한다
WFP(UN세계식량계획)와 FAO(UN식량농업기구)에서 북한의 식량 위기에 대한 우려를 계속 표명하는 가운데 올해 춘궁기의 식량난 상황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특히 4월부터 6월까지 보릿고개 동안 황해도 지역 농민들의 희생이 컸었는데 이번 기사의 사망자 수치가 그 사실을 대변하고 있다.
이번에 파악된 사망자 수치를 통해 황해남북도는 물론 평양 인근의 남포시와 황주군 농장들에 이르기까지 농민들의 피해가 광범위했음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올봄 황해남도 장연군의 사망자 중 대부분이 농민이고, 해주시의 경우 농민 사망률이 평균 사망률의 5배가 넘었다고 하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이런 가운데 FAO는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작년보다 더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비료 부족이 생산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지만 농번기철 곡창지역 농민 세대의 식량 위기도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간과할 수 없다. WFP도 한국 정부에 대북식량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하여 다시금 남한 정부의 대북지원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을 보면 우려되는 바가 적지 않다. 통일부는 매번 인도적 지원과 원칙을 말하면서도 북한 식량난에 대한 UN기구의 우려와 지원 요청보다는 금강산 총격 사건에 대한 반북 여론을 더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는 듯하다. 한마디로 지원할 명분보다 지원하지 않을 명분 찾기에 급급한 것 같다.
한나라당은 당면한 주민들의 식량 부족과 생존권은 외면한 채, 북한인권법 제정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돈 없고 힘없는 북한 취약계층의 생존 문제에 대해선 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일까? 가장 가난한 자의 생존권을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인권보호의 첫걸음이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원칙도 전략도 없이 표류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10년 전은 참혹한 ‘고난의 행군’ 그 자체였다. 남한과 국제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수백만이 아사하고 말았다. 혹여 현재 남한 정부 당국자들은 10여 년 전의 남북한 관계로 회귀하고자 하는가. WFP의 권고를 무시한다면, 10여 년 전 북한 주민들이 겪었던 그 희생을 또 다시 강요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 곧 이모작 작물의 수확기도 지나갈 것이다. 10월의 수확철까지는 춘궁기보다 식량 사정이 더욱 곤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적 위기 상황임은 이미 확인되었고, 또 국제기구가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예견하는 만큼 정부도 대북지원을 재개해야 한다. 북한의 식량 위기를 제쳐두고 상생을 이야기하는 것은 허황된 말장난에 그칠 공산이 크다. 다시 한 번 대북 식량 지원 재개를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