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대홍단군 신흥분장, 감자 소출 작년 50% 미만
량강도 대홍단군 신흥분장의 감자 농사가 잘 안 돼, 올해는 작년 수확량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감자 싹이 나올 때만 해도 잎이 무성해 잘 될 것 같았는데, 제때 비료를 주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또 날이 가물어 피해가 심했다. 일군들이 감자 수확량을 가늠해보니 작년의 절반 수준밖에 못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허기진 농민들이 감자가 열리기 무섭게 캐먹는 바람에 수확량이 더 떨어지고 있다. 신흥농장에는 1999년 8월에 제대한 군인 약 200여명이 6개의 작업반에 무리배치 돼 일하고 있다. 이중에는 기후가 맞지 않고 일이 힘들어 중간에 도망친 군인들도 많았다. 나머지 제대군인들은 군당에서 마련해준 살림집에 뿌리를 내리고 지금껏 살고 있는데, 감자 농사가 잘 안 되다보니 생활 형편이 말이 아니다. 감자를 팔아야 알곡을 사고, 다른 생필품을 살 수 있는데, 작년보다 50% 이상 감소했으니, 내년에는 생계유지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홍단군 군당과 행정, 농촌경영일군들은 100일 전투와 관련해 정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7일에는 회의를 열어 전투 결의를 다지고 곧장 각 사회단체, 대학, 전문학교, 중학교 등에 내려가 감자 전투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현재 나라 식량 사정과 먹는 문제가 다급하게 걸려 백성들이 식량난을 겪으면서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100일 전투를 하고 있다. 감자 가을 로력 지원자들이 나라의 쌀독을 책임진 주인이라는 자세와 립장을 가지고 가을 전투에 진입하여, 한 알의 감자라도 허실 없이 모두 거둬들여 경제 강국 건설의 기본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전투에 앞장서자”는 것이 일군들의 주된 해설내용이었다.
대홍단군 삼장분장, 작년보다 감자 20% 감산 예상
량강도 대흥단군 삼장분장에서는 감자 소출이 작년보다 20%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민들도 경험상 작년보다 올해 수확고가 훨씬 떨어진 것 같다고 말한다. 150일 전투를 맞아 감자 계획을 수행하려고 농민들을 총동원했지만 성과가 나지 않아 일군들의 실망이 크다. 농민들은 올해 유독 감자 싹이 잘 나지 않는 씨앗이 많이 발견됐다며 종자 문제를 거론했다. 삼장분장에는 감자 농사를 잘 짓는 작업반이 8개 있다. 1개 작업반에는 다시 8개의 분조가 있다. 주로 다른 지역에서 온 제대군인들이 주요 인력들이다. 약 70%가 제대군인들이고, 나머지 30%는 원래 이 지역에 있던 농민들이다. 1개 작업반마다 약 100여 정보 이상을 맡고 있다. 예전에는 종자 무균실도 있고, 러시아제 트랙터나 각종 설비들이 잘 갖춰져 있었다. 그러다 2000년 이후부터 기계들이 노후화되고 기름도 없고, 고장이 나도 부속품이 없어 고치지 못해 기계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게다가 종자배양도 잘 되지 않아 생산에 지장을 주고 있다. 한 농장일군은 올해도 이런 고질적인 문제 때문에 농사 성과가 저조한 것이라 말했다.
안주 연풍농장 옥수수, 작년보다 40% 감산 예상
평안남도 안주시 농촌경영위원회는 연풍리 농장의 옥수수 수확량이 작년에 비해 40%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수확량 판정을 내렸다. 반면 벼 생산량은 작년보다 조금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평안남도 농촌 경영위원회에서는 연풍리농장의 저조한 수확량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장 규모가 큰 편이다보니 그만큼 관심과 기대가 높았다. 비료 공급도 다른 농장보다 더 많이 해주었고, 농촌 일군들이 현대식 농사 기술 강습을 여러 차례 조직하기도 했다. 농민들의 생활이 너무 어려워 인력 관리가 잘 되지는 않았지만, 150일 전투 기간 동안 농장원들이 한 명이라도 안 나오는 일이 없도록 인력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작년 가을에 군량미를 바치고 나머지 알곡으로 분배를 받고 보니 겨우 3개월 분량밖에 안 됐다. 농민들이 아끼고 아껴 먹었지만, 올해 춘궁기를 버티기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햇감자와 보리도 군부대가 다 가져가, 5-6월에 옥수수밭 김매기 전투 때는 농민들이 식량이 없어 산나물을 뜯어 옥수수 가루를 죽으로 먹는 형편이었다. 특히 아이들이 많거나 노인들까지 모시고 사는 세대의 식량 고생이 극심했다. 연풍리 농장에는 9개 작업반과 한 개의 독립분조 등으로 구성됐는데, 보통 한 개 작업반에서 10세대 정도가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 끝에 농장 일을 안 나왔다.
가을 수확철이 되자, 여기서도 다른 농장들처럼 알곡 침해를 막기 위해 농장 작업반 분조들에서 5명의 인원을 뽑아 주야간 근무 교대도 없이 경비를 서고 있다. 알곡 밭에 도적질하러 나오는 사람들은 대개 열의 아홉이 농민들이다. 농민들이 경비생과 짜고, 농장의 옥수수나 벼를 훔친다. 도적질한 알곡은 같이 훔쳤던 사람들끼리 나눠 가진다. 얼마 전에 동료와 함께 옥수수를 훔쳤다는 한 40대 아주머니는 “농장일군들은 제정된 분배량을 전부 받아갔다. 옥수수 30%에 벼 70%로 가져갔는데, 옥수수도 나중에는 전량 다 벼로 받아갔다. 우리한테는 누가 먹을 걸 안 주니 훔쳐 먹어서라도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안주시 협동농장, 두벌농사 성과 미미
평안남도 안주시 협동농장 일군들은, “150일 전투 기간 중 두벌 농사를 잘하여 식량 문제를 해결하여 평가를 받자”는 계획을 세웠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올해 모든 작업반 분조들에서는 감자와 옥수수, 또는 감자와 감자를 위주로 두벌농사를 했다. 혹시라도 농민들이 식량이 없어 일하러 나오지 않으면, 초급 일군들이 집에 가서 데려와 농민들을 쉴 틈 없이 농장 일에 내몰았다. 두벌농사를 하려면 지력을 높여야 한다며, 흙보산 비료와 퇴비 모으는 사업을 강화했다. 올해 수확량이 아무리 못해도 예년보다 최소 1.2배는 더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10월 현재 농사 실적은 작년과 별반 차이가 없다. 흙보산 비료를 앞그루 작물에는 30톤, 뒷그루 작물에는 20톤씩 주었지만 효과가 적었다. 사실, 말이 흙보산 비료이지, 실제로는 대충 흙에 지푸라기에 분뇨를 이것저것 섞어 만든 것이라 비료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질이 형편없었다. 농민들은 올해 150일 전투를 맞아 그 어느 해보다 열심히 일을 했는데, 성과가 거의 없어 더 이상 의욕을 내지 못하는 상태다. 군량미를 바치고 나면 과연 농민들에게 분배량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며 다들 분배량 걱정을 하고 있다. 그저 일군들이 관대하게 분배해주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연백벌도, “80년 만의 대흉년, 조상 성묘도 못 가”
황해남도 연안, 배천, 청단, 옹진, 룡연군 등 연백벌의 농민들은 “올해가 80년 만에 처음으로 겪는 대흉년의 해”라고 말한다.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자면, 첫째도 둘째도 먹는 문제를 풀어야 되는데 올해 농사가 너무 안 돼 다음해에는 어떻게 먹고 살며 농사를 짓겠는지” 벌써부터 일군들의 걱정이 대단하다. 이 지역 농민들은 며칠 식량을 가지고 강변에 몰려가 천막생활을 하며 사금을 채취한다. 사금 채취를 하면 하루에 2,000~3,000원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다. 농민들은 “올해 농사가 그렇게 안됐으니 군량미로 다 가져가면 가을 결산 식량 분배 때 3~4개월 분량은 무조건 안 줄 것이 뻔하다”며 분배량에 기대하기보다, 사금을 일어 한 푼이라도 더 버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한 작업반마다 약 60세대가 있는데, 지난 5월에는 45% 이상의 농가가 죽으로 연명했다. 가난한 집에서는 당장 끓여먹을 게 없어 농장 콩밭에서 두부콩을 뜯어 배추와 섞어 끓여먹기도 했다. 먹는 것이 부실하다보니 60세 이상의 병약한 노인들 중에 사망자가 작년보다 더 많이 발생했다. 60세 이상의 노인들은 “시집, 장가를 간 아들이나 딸들이 식량이 없어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오래 살면 무엇 하겠는가? 자식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기보다 차라리 편안하게 죽는 것이 좋겠다”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게다가 올 추석에는 식량이 곤란해서 성묘를 못 간 농가도 많았다. 산소에 올릴 진지밥 한 그릇조차 마련할 길이 없어서였다. 해마다 추석 전에는 논벼를 조기 수확해 몇 kg이라도 쌀을 공급해주는 것이 관례였다. 물론 올해에도 도당의 승인 아래 각 세대마다 2.7kg씩 탈곡한 겉곡을 나눠주었다. 그러나 가족 인원에 상관없이 무조건 2.7kg이다보니 가족이 많은 집에서는 추석 쇨 식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으로 수확이 끝나면 상황이 좀 나아질까 기대했지만, 작년보다 생산량이 저조해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해주의 한 간부는 “대표적인 쌀 고장인 연백벌에서도 식량난이 이렇게 심각하니, 다른 지역은 어떻겠느냐?”며 올해 흉년의 심각성을 걱정했다.
양덕군, “올해는 80년 만의 대흉년”
80년만의 대 흉년”이라는 말이 어느덧 전국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함경북도 주민들이 한숨을 쉬며 하는 이 말을 이제는 평안남도 양덕에서도 들을 수 있다. 이 지역도 올해 가뭄 피해가 심해 알곡 수확량이 저조하다. 식량이 없어 주민들은 150일 전투 기간 내내 죽을 먹으며 버텨왔다. 곧이어 100일 전투가 시작되자, 다들 산에 올라 도토리를 줍거나 약초를 캐며 연명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다들 전투 열의가 사라져 일에 의욕을 보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예전에는 양덕하면 술을 꼽을 정도로 양덕 술이 전국적으로 이름난 술이었다. 또 천리마시대 이후에는 위생관리와 산림조성이 잘 된 아주 잘 꾸린 고장으로 칭송이 자자했다. 그렇게 남부러울 것 없던 양덕군이 군부대의 산림훼손으로 점차 옛 명성을 잃어갔다. 군부대에서 벌목을 많이 하는 바람에 이제는 비만 내리면 산사태를 겪곤 한다. 2006년과 2007년에 수해 피해가 극심했던 것도, 엄밀히 말하면 인재였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수해 피해가 예상됐으나, 군당과 군행정위원회에서는 별다른 수해 방지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살기 좋은 고장이었던 양덕이 이젠 자연재해로 극심한 고통을 받는 고장이 됐다. 주민들은 작년까지 수해 피해로 힘들더니, 올해에는 집중폭우에 가뭄 피해가 겹쳐 ‘80년만의 대흉년’이 됐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 식량소식
단천 마그네사이트 공장 노동자 60%, 식량 없어 결근
함경남도 단천시 마그네사이트 공장 노동자들의 60% 가량이 식량 문제로 결근하고 있다. 어떤 직장은 70명 중에 20명도 안 나오는 직장도 있다. 150일 전투가 한창일 당시에는 무단결근자들을 모두 잡아들여 단련대에 보내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결근자들은 집에서 죽만 먹는 것보다 차라리 단련대에 가서 옥수수묵지밥이라도 하루 세 끼 먹는 게 낫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다. 어떤 이들은 “무단자들을 단련대에 처넣겠다면 공장 전체를 단련대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거나, “마그네사이트 공장이 아니라 무단자 단련대 공장이라고 이름을 바꾸는 것이 낫다”고 불평을 터뜨리기도 한다. 마그네사이트 공장은 2007년 6월부터 식량 공급을 전혀 못하고 있다. 출근을 해도 일거리가 없다보니, 노동자들은 농촌 지원 전투나 각종 노력동원에 나가야 한다. “단련대에 보내려면 보내라”고 배짱을 부리는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다.
정평군, 초가을부터 죽 먹는 세대 급증
함경남도 정평군 정평읍에는 초가을부터 죽을 먹는 세대가 많이 보인다. 약 1/3 정도가 지난 8월부터 죽을 먹었고, 가을이 되자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흉작이 예상되는데다, 장사 통제가 심해 돈 벌 방법이 없다보니, 보유하고 있는 식량을 조절해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좀 잘 먹는다는 집에서도 두 끼 중 한 끼는 죽으로 때우고 있다.
■ 경제활동
함흥시 은하 피복회사 실태
함경남도 함흥시 은하 피복회사에는 미혼 여성 재봉노동자가 170명이고, 기혼 여성 노동자는 약 50명 가량이다. 여성들 작업반에 남자직원이 1명씩 배속되는데 남자들은 대체로 재봉기 수리공들이다. 시 노동부에서 올 초에 졸업한 여학생들을 50명 배치시킨 데 이어 내년 초에도 100명을 추가 배치시키기로 했다. 150일 전투 기간 피복회사는 주야간 관계없이 한국 노동자들의 작업복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작업시간 안에 얼마나 더 많이 생산하느냐에 따라 우대 물자와 식량 배급을 다르게 주는데, 노력공수가 많은 여성들에게는 한 달에 쌀 25kg, 콩기름 2kg, 사탕가루 2kg 등의 식품과 품삯 9천원을 준다. 올해 2월부터 결근일수에 따라 공급물품에서 몇 % 감소한다는 규정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미혼 여성 재봉노동자들은 생산성을 높이려고 휴식 시간도 없이 일하고 있다. 한편 은하무역총회사에서는 피복 노동자들의 출퇴근을 돕기 위해, 지난 8월 28일 청년절을 맞아 신의주 세관으로 중국산 버스를 들여와 각 도시에 있는 13개 은하 피복 회사들에 나누어주었다.
해주시, 위생문제로 개인 식당 중단시켜
황해남도 해주시 역 앞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이 3개 있었는데, 2009년 7월 시 위생 방역소 위생 검열대에서 식당 운영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9월 11일에는 보안원들이 식당에 나와 영업용 음식을 모두 빼앗아서 꽃제비 구제소에 주고, 개인 식당을 운영하는 주민들을 단속하여 보안서에 2일간 구류시켜 15,000원의 벌금을 매겼다. 주민들은 “그간 이 집들에서 공짜로 식사를 하고 간 시 위생 방역소 위생 검열대들과 담당 보안원들이 시당에 문제가 제기되니, 언제 공짜 밥을 먹었던가싶게 이같이 단속을 벌였다”며 당국의 단속에 못마땅한 기색을 내비쳤다. 명목은 위생검열이라지만, 돈 좀 잘 번다싶으면 무슨 이유를 붙여서든 다 빼앗고 마는 게 그간 당국이 반복해온 행태였다는 것이다. 아무리 개인이 기관, 기업소에 등록을 하고 운영한다고 해도, 자본주의에 물들까봐 단속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사리원 여관, 간부들 부화장소라며 영업금지
황해북도 사리원시 역 앞에 있는 여관은 여행자들과 출장생들이 주로 숙식을 해결하는 곳이다. 2008년에 개보수하여 큰 방들을 2명씩 잘 수 있는 8개의 호실로 꾸려 놓은 뒤로는 간부들도 심심치 않게 드나들게 됐다. 일군들은 주로 부화(불륜)를 하는 장소로 이용했다. 그 동안 이 여관에는 도 보안서, 시 보안서, 시당 일군들이 여성들을 데리고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당국에서 여러 차례 경고했으나 개선되는 기미가 없자, 올해 6월 드디어 여관 영업을 일단 중지시켰다. 8월에 개별 호실을 모두 없애고 큰 방을 3개 만든 뒤에야 다시 영업이 가능해졌다. 주민들은 “우리 공화국 법으로 비사회주의라고 반대하는 것은 법관들이나 간부들이 더 많이 하고 있다”며 한 마디씩 했다.
■ 정치생활
순천시, 청년 비사그루빠 활동
평안남도 순천시 청년동맹위원회에서는 지난 150일 전투기간에 청년들의 비사회주의 현상을 단속하는 ‘청년 비사회주의(비사)그루빠’를 조직했다. 2007년 졸업생들 중 로력 파견장을 받고도 파견된 직장에 나가지 않는 청년들이 집중 조사 대상이다. 최근 젊은이들이 강도짓을 일삼거나 소매치기를 하거나 마약에 빠지는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일으켜 청년 비사그루빠가 조직됐다. 비사 청년그루빠는 기업소에 출근하지 않고 장사를 하거나, 도박과 마약을 하거나, 아니면 방랑생활을 하는 청년들을 징집해 노동단련대나 돌격대에 보낸다. 이외에도 학생규찰대들은 거리에 나가 청년이나 학생들의 복장을 단속한다. 목걸이를 착용하거나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을 입거나 자본주의풍으로 입는 학생들이 주 단속 대상이다.
청진 공업 전기검열로, 포항구역당 비서 해임 철직
지난 10월 11일, 함경북도 공업 전기 검열 총화에서 청진시 포항구역 구역당 책임비서가 해임, 철직되었다. 구역 내 기업소에 공급해야할 전력을 비생산 부문과 개인들에 공급한 혐의다. 150일 전투 기간이라 그 어느 때보다 과제 수행 책임이 막중한 시기에 쓸데없이 전력을 낭비한 책임을 물어 이같이 처벌됐다. 포항시 구역당 책임비서의 행위는 “강성대국 건설에 지장을 주는 현대 종파”라는 평가로 이어져 결국 직책에서 해임되고, 농장원으로 쫓겨났다.
■ 사회
함흥 49호 예방과, 빙두과다복용 환자 계속 증가
함경남도 함흥시 시인민병원 49호 예방과에 빙두과다복용으로 인한 정신병 환자가 계속 증가 추세다. 지난 2007년 4월에는 40명, 2008년 7월에는 55명이던 것이 올해 8월에는 70여명으로 늘었다. 특히 젊은이들 중에 마약중독으로 입원한 사례가 많다. 지난 9월 22일, 함흥시 성천강구역에서는 신흥1동에 사는 한 젊은이가 빙두과다복용 정신병으로 방화를 하는 사건이 있었다. 살림집을 모두 태우고 김일성 수령 동상 앞에서 난동을 부려 보안원에 붙잡혀 병원으로 급히 호송됐다. 최근에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여성 마약중독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함흥 도의대병원, 돈 있어야 치료 가능
함경남도 함흥시 도의대병원은 함경남도에서 제일 큰 병원이다. 다른 시, 군 병원들보다 진단도 정확하고, 치료방법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에는 입원병동을 새로 건설하고, 의료기구도 새로 들여왔다. 그러나 무상치료가 원칙이지만, 이 혜택은 고스란히 돈 있는 환자들에게만 돌아간다. 돈 없는 사람들은 간단한 진료조차 받기 어렵다. 하다못해 고양이 담배 한 갑이라도 찔러줘야 한다. 의사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면서, 의약품을 몰래 빼돌려 환자들에게 판매하는 실정이다. 그러니 시, 도당 간부들과 장사로 먹고 살만한 주민이나 중국 친척 도움을 받는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안정적인 치료를 받는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함경북도 가을철 국토 관리 사업 실행
함경북도 국토환경보호관리국에서는 100일 전투기간 동안, 가을철 국토 관리 사업에 한사람도 빠짐없이 참가하라고 지시했다. 또 일군들을 각 기업소에 파견해 담당 구간별로 도로를 수리하거나 도로 주변에 수종이 좋은 나무를 심도록 하고 있다. 동원된 사람들은 산과 들에 이깔나무와 아카시아 나무를 많이 심었다. 공장, 기업소에서는 동원자 중에 자기 먹을 식량을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옥수수 이삭을 공급해주고 있다.
올해에는 소토지를 국가에서 빼앗아가거나 금지하는 바람에 주민들의 고생이 더욱 막심했다. 농촌 산골에서 장사도 못하고 소토지로 살아가던 노인들은 소토지를 못하게 되자 밭머리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삼림보호원들이 안면관계로 봐주거나 뇌물을 받고 소토지 농사를 허락해준 사람들만 겨우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가뭄 피해가 심해 농사가 잘 안 되다보니 소토지 농사를 지은 주민들의 마음고생이 심하다. kg당 2,000원씩 하는 비료를 쳤지만 흉년이 들어 본전 찾기도 어렵게 됐다. 게다가 소토지 30평 이상부터 평당 50원씩 땅세를 내야하니 생활이 곤란한 세대들은 땅세도 물지 못하는 형편이다.
■ 여성/어린이/교육
은산군 류동중학교, 약초 장사로 재정 자립 기대
평안남도 은산군 류동중학교는 학교 화단과 주변 공터에 약초림을 조성해 전국적으로 소문 난 학교다. 품종이 무려 120가지나 된다. 교직원들은 약초를 키우면 학생들의 생물 지식 습득에도 유익하다며, 학생들을 동원해 약초밭을 가꾸고 있다. 작년에는 약초를 상인들에게 넘겨주어 돈을 벌었는데, 약초가 하도 잘 팔려서 올해엔 땅을 개간해 약초밭을 더 만들었다. 교장선생님은 약초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식물 자료를 더 많이 볼 수 있으므로, 약초 심기와 가꾸기를 잘 하자고 수시로 강조한다. 학교 당국은 약초를 잘 팔아 교실 꾸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며, 학생들의 세외부담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사리원 제1중학교, “컴퓨터 구입에 3만원 내라”
황해북도 사리원시 시당 교육부에서 제1중학교에 교육의 질을 높인다며 모든 교실에 컴퓨터를 놓으라는 지시가 내려와 학교 당국은 학생들에게 3만원씩 거두고 있다. 제1중학교는 수재양성학교라 간부나 돈 많은 집의 자녀들이 많은 편인데도 3만원은 부담이 큰 액수다. 물론 절반 정도는 별 말 없이 내지만, 나머지 절반가량은 액수가 너무 크다고 의견들이 많다. 일부 학부모들은 “3만원은 너무 엄청난 돈”이라며 도당에 신소하기까지 했다. 신소를 접수한 시당 교육부에서는 컴퓨터를 사라고 지시했던 시당 일군을 해임하고, 교원모임에서 제1중학교 교장과 교원들을 강력히 비판했다.
사리원 녀맹원들, 각종 동원에 원성 자자
황해북도 사리원시 시당에서는 닭 공장을 개건해, 닭과 계란의 생산량을 높여 식생활 도움을 주기 위한 조직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닭공장 건설에는 건설사업소와 주택보수 사업소 일군들과 노동자들, 그리고 녀맹원들이 동원됐다. 녀맹원들은 지대 정리와 기초 공사에 필요한 막돌 깔기 등을 담당했다. 막대한 양의 혼석을 채취해 공사장에 보내주는 품이 많이 드는 작업들이었다. 무더운 여름날에도 오전 8시부터 작업을 나가, 강바닥의 막돌과 자갈 혼석을 채취하고, 오후 2-3시에나 귀가하는 일이 반복됐다. 한 세대당 모래자갈, 막돌 등을 한 달구지씩 내라는 과제가 내려와 이것도 녀맹원들이 나서서 감당했다. 달구지 운반료에 1,500-2,000원 드는데, 어떤 인민반에서는 각 세대들마다 기름 값을 거둬 자동차로 운반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녀맹원들이 매일 강변을 샅샅이 뒤지면서 자갈 과제를 해냈다. 닭공장 건설 동원이 겨우 끝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아리랑루’ 건설에 동원돼 아침부터 밤 9시까지 시멘트 골재를 운반하고 있다. 가정주부들이다보니 집에 시어머니가 있거나 밥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래도 낫지만, 밥할 사람이 없으면 그 시간에라도 들어가서 밥을 지어야 한다. 장마당에 나갈 시간이 없다보니 알곡 살 돈을 못 벌어 죽을 먹는 세대가 많다. 장사를 하려면 동원에 빠져야 하는데, 하루 빠질 때마다 벌금으로 3천 원씩 내야 한다. 벌금 부담에 쉼없이 이어지는 노력동원으로 녀맹원들의 원성이 점점 하늘을 찌를 지경이다. 녀맹원들은 “시녀맹에서 자기들 낯내기를 하려고 우리를 못살게 군다”고 불만이 많다.
■ 사건사고
청진 여객 화물차 기계 사고로 전복
지난 9월 16일, 함경북도 청진시 여객사업소 화물차가 어랑천 발전소 지원물자를 운반하던 중 경성군을 지나는 길에 제동기가 고장 나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소달구지를 끌고 가던 농장원과 소가 깔려 죽었고, 차는 낭떠러지로 떨어져 물자 인수원 1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발전소 현장에 물자가 제때 당도하지 못하자, 청진시 시당과 행정일군들이 호된 추궁을 받았다.
청진, 배꾼들 죽인 해적 검거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약 30여 척의 배를 빼앗고, 배에 타고 있던 삯벌이꾼들을 죽인 해적들을 검거했다. 신암구역 관해동에 사는 주민 2명과 청진항에서 일하는 노동자 2명으로 구성된 해적이었다. 이들은 낙지(오징어)벌이 배로 가장해 바다에 나가 낙지잡이를 하던 삯벌이꾼들을 살해하고, 낙지와 배를 빼앗아왔다. 배 번호를 확인해 청진시 공장, 기업소의 부업선이면 어랑군이나 라선 등지로 나가 배를 팔고, 어랑군과 라선 쪽 배이면 청진에 팔아왔다. 함경북도 도보안서에서는 “바다에서 일어난 특대형 날강도 사건”이라며, 범죄가 극악하니 총살 대상이라 단정 지었다.
■ 논평
‘80년만의 대흉년’, 경주 최 부자의 지혜를 배워야 할 때
12대 만석꾼과 9대 진사를 배출했다는 경주 최부잣집에서 400년 간 내려오는 가훈이 있다고 한다. ‘재산을 만석 넘게 모으지 말라. 흉년에는 다른 사람의 전답을 사들이지 말라. 사방 100리 안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다. 또 재산이 만석을 넘으면 소작료를 낮춰서 주변 사람들에게 골고루 이득이 돌아가도록 했다. 과객에게 제공하는 숙식용으로만 1년에 1천석씩 들였던 거부였지만 보릿고개가 닥치면 식구들에게 쌀밥도 먹지 못하게 하고 은수저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가난 3대 안가고, 부자 3대 안 간다’는 말이 있지만, 위와 같은 가훈을 철저히 지켰기 때문에 만석꾼 집안을 12대까지 이어가지 않았을까? 부유한 생활 속에서도 사치와 허영을 부리지 않고, 항상 어려운 사람들의 생활난과 심리적 박탈감을 살피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던 지혜 때문일 것이다.
올해 북한의 농사 작황이 심각해 ‘80년만의 대흉년’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비료가 부족해서 힘겨울 것으로 예상되었던 작년은 다행히 기후가 좋고 쌀 수확이 늘어 평년작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비료 부족은 물론 가뭄과 냉해로 옥수수 농사의 피해가 큰 상황이다. 일제 시대에 전국적으로 흉년이 들어 많은 사람들이 기근에 시달렸던 1929년 이후 최악의 흉작이 예상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오죽하면 가을 수확 철인데도 죽으로 끼니를 때우는 세대가 사라지고 있지 않겠는가. 이것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100일 전투 시작으로 각종 명목의 세외부담이 계속되고 있어 주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미 중앙에서 세외부담을 줄이라는 지시가 내려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건만 지역에서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는 지방 간부들의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문제도 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생산 전투에서의 모범 단위를 선정하고 이를 전체 사업장으로, 전국 인민반으로 확산하는 중앙당의 정치 선전 중심 사업 방식에 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실적이 저조한 단위의 간부들은 사업을 못했다는 추궁을 받거나 심하면 해임, 철직되는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세외부담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다시금 최부잣집의 가훈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가훈은 ‘선(先) 핵 폐기’와 ‘분배의 투명성’을 조건으로 내거는 남한 정부에게 인도주의적 원칙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을 주기에 충분하다. 흉년에는 다른 사람의 전답을 사들이지 말라는 가훈은 ‘소토지 경작’과 ‘장마당 장사’를 통제하는 북한 정부가 새겨들어야 한다. 사회주의 원칙도, 강성대국 건설도 다 주민들이 잘 먹고 잘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 ‘80년만의 대흉년’에 직면해 근심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언제쯤 최부자와 같은 위인이 나타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