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시골에 돈 보내려다 속속 회수
평성시의 돈 많은 사람들은 화폐를 처리하려 급히 시골에 나가다가 속속 단속되고 있다. 돈 없는 집에 돈을 뿌려서라도 얼마간 건져보겠다는 것이 그만 초소에서 걸려 전부 회수당하고 있다. 최은실(가명)씨는 돈주들이 생전 안 들어가던 시골까지 찾아가 급히 1-2천만 원을 뿌리는 일도 생기고 있다고 했다.
하루벌이 주민들, 직격탄
하루벌이 하는 사람들이 제일 야단이다. 화폐 교환이 끝나고 물가가 새로 제정되기 전까지 옥수수 한 톨 살 수 없어, 당장 끼니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평성의 김순란(가명)씨는 어제(30일) 아무 벌이를 하지 못하는 집들에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못해, 오늘 결석하는 학생들이 속출했다고 전했다.
아직 새 화폐 교환소식 없어
화폐 교환은 일주일간 진행되는데, 3일간 동사무소에서 화폐 교환에 대한 강습을 한 뒤 바꿔준다. 아직까지는 새 화폐로 교환해준다는 소식이 없다. 12월 1일과 2일에는 새 화폐를 주지 않고, 인민반에서 모든 세대로부터 기존 화폐를 걷기로 했다. 인민반장이 세대마다 돌아다니며 봉투에 이름과 주소를 써서 10만원을 넣으라고 얘기하고 있다. 주민들은 “새 돈을 언제 주느냐, 12월에 로임이 나온다는 게 사실이냐? 소문에는 달러도 영 못 쓰게 된다는 말도 있는데 그게 정말이냐?” 등 질문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속 시원한 답변은 못 듣고 있다.
화폐개혁 2일째, 계엄령 내린 도시마냥 조용
평양과 평성, 신의주 등 주요 도시의 거리는 계엄령 내린 도시마냥 조용하다. 2시간 마다 한번씩 3방송으로 화폐 교환에 대한 세칙이 방송될 뿐이다. 시장에는 일주일간 운영하지 않는다는 안내표가 붙여졌다. 화폐 개혁 실시 당일, 도시 주민들은 시골 사람들이 아직 모를 것이라 생각하고 시골에 물건을 사러갔다. 신의주에서는 학교 선생님들까지 수업을 제쳐놓고, 부랴부랴 자전거타고 시골에 쌀을 사러 나갔다. 갑자기 도시 사람들이 몰려와 쌀 1됫박에 3만 원까지 주고 사가자 쌀을 판매한 농민들이 그 순간에는 좋아했지만, 곧 허탈해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모든 상업행위가 중단돼 지금은 사탕 한 알도 사고팔 수가 없다. 평양에서는 11월 30일 새벽 5시부터 지시가 내려졌고, 평성은 오전 9시에 시작됐다. 평양의 한 간부는 당일 새벽 5시에 지시를 받고, 한동안 믿지 못했다고 한다. 평성에서는 오전 9시에 회의석상에서 전격 공개됐다. 이틀 전부터 미화 시세가 갑자기 올랐지만,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
직장 출근자는 1인당 500원 추가 지급
세대당 10만 원까지 교환해주겠다고 한 가운데, 직장 출근자에 한해 일인당 500원을 추가로 지급해준다. 4인 가족에서 4명 모두 직장출근자라면, 기본금 1,000원에 1명당 500원씩 해서 2,000원을 추가로 받게 된다. 이는 직장 출근을 독려하기 위한 조처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당국은 10만 원 이상의 돈은 버리지 말고, 보관금 명목으로 바치라고 하고 있다. 국가에서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다가 대책을 마련해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