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시당 회의, 국정가격 대신 시장가격으로 논의
함경남도 함흥시 시당회의에서는 처음으로 쌀과 옥수수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식량 대책을 논의했다. 공식 회의석상에서 국정가격이나 공시가격이 아니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당 간부는 “국가에서 배급을 이제 못 준다, 대책이 없다고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에, 시당에서도 일정한 각오를 하고 민간 거래를 기준으로 대책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로임을 못 받는 주민들이 하루에 장사벌이를 얼마 하는데, 요즘 시장에서 쌀을 사려면 500원/kg, 옥수수는 270원/kg을 주어야 하니, 예전에 쌀 10kg 사던 사람들도 이젠 1kg도 못 사는 지경이 됐다”며 현실을 진단하는 과정에 언급된 것이기는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국정가격이나 공시가격으로 뜬구름 잡는 식의 논의를 하던 것과 비교해보면 유의미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보안당국, “백성들 장사를 단속하지 말라”
시장 전면 허용에 따라, 보안성은 각 지역 보안당국에 “이제부터 장사 단속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은 계속 수행하되, 장사꾼들의 상품을 단속해 빼앗거나, 단속을 빌미로 부당한 요구를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국내 식량 사정이 매우 긴장한 상태에서 장사까지 못하게 하면, 굶어죽는 사람들이 속출할 수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는 시당 책임비서의 지시에 따라 시장 매대 정리를 다시 시작했다. 시장 안에 못 들어간 사람들이 밖에서 좌판을 늘여놓고 파는 것이 무질서를 조장한다면서, 이제부터 나이 제한이나 기타 제한이 없어졌기 때문에 누구나 다 시장에 들어와 장사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였다. 이에 시장 규모를 확대시켰다가 불가피하게 축소시켰던 것도 다시 늘리기로 했다. 회령시는 2년 전에 시장을 새로 건설해 음식 매대 등을 늘렸다가 작년에 다 부수고, 장소를 연료사업소에 넘겨 구멍탄 찍는 장소로 활용해왔다. 이를 다시 회수해 매대를 새로 만들어 좌판 상인들을 모두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6월 현재 전국적으로 보안당국에서 장사 단속을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각 지역에서는 시장 규모를 늘리는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 밖으로 쫓겨나 골목에서 메뚜기 장사를 하거나 좌판 장사를 하던 주민들까지 장사로 먹고 살 수 있게 보장해주고, 시장 질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누구나 장사할 수 있게 하라”, 시장 전면 허용
5․26 당 지시의 핵심에는 시장 전면 허용도 포함된다. 북한 당국은 종합시장을 폐쇄하고, 시장을 강력히 통제하려던 것에서 시장 전면 허용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앞으로 시장 운영 시간을 제한하지 않고, 매매물품을 통제하거나, 장사 가능 나이를 제한하는 등 모든 시장 규칙을 사실상 철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매주 한 번 하는 녀맹원 정규학습일에는 시장운영이 금지되던 규제도 풀려, 녀맹원 학습일과 상관없이 이제 매일 시장을 24시간 누구든지 볼 수 있게 됐다. 다만 노력동원에는 빠지지 말라는 조건을 달았다.
종합시장 폐지정책으로 작년에 가장 먼저 된서리를 맞았던 평성시에서도 “모든 시장 세칙을 취소하고, 장사를 풀라”는 지시를 내렸다. 시당 간부에 따르면, “화폐 교환 이후 백성들의 생활수준이 모두 떨어지고, 국가에서도 배급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 시장을 다시 중시할 수밖에 없다”고 시장을 허용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시장을 전면 풀라는 것은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한 처사”라며, 아사 위기가 도를 넘어섰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시장 문을 활짝 열었지만 물품 유통이 안 되고, 현금이 없어 하루 3천원 벌던 사람이 이제는 하루에 200-300원 벌까말까 할 정도로 시장이 위축된 상태이다.
부문별 5․26 세부 내용 지시
당과 내각에서는 내각 산하 무역성, 각 공업성과 보안성, 보위부 등에 세부 사업 내용을 지시했다.
무역성,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무역을 살리라”
올해 초, 일부 무역회사들이 해체와 통폐합을 겪으면서 엄청난 타격을 받은 무역성의 경우 “중국 친척들을 끌어들여서라도 죽은 회사를 다시 살리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화폐교환 조치의 여파로 거래가 끊겼던 선들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시 회복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개인들이 각 단위나 직장에 적을 두고 무역하다 걸리면 엄중한 처벌을 내렸던 것에서, 이제는 개인들도 직장에 적을 두기만 하면 무역할 수 있게 허용해준다고 했다. 무역회사가 아닌 일반 직장들은 무역회사와 합작하는 것을 장려했다. 만약 직장 내 한 개인이 무역회사와 연계를 할 수 있다면, 지위는 물론이고 무역거래금의 일부를 장려금 형식으로 배분해주겠다는 제안도 들어있었다. 심지어 이미 해체됐던 일부 무역회사와 군부계통 무역회사들도, 투자를 끌어당겨오기만 하면 다시 무역 거래를 허용해주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국영 기업소들에 활동 자금을 지급해 주었다. 기업소의 급수에 따라 액수 편차가 있으나, 중앙은행에서 발급한 새 화폐로 한 기업소 당 최소 15만 원 이상, 평균 40-60만 원 정도 지급됐다. 국가에서 자금을 지급했으니, 이제 노동자 로임을 비롯한 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과 의무는 모두 기업소들이 자체적으로 져야 한다. 이처럼 이번 5․26 당 지시에는 최소한의 자금을 지급해주고, 더 이상 통제하지 않겠으니 알아서 자력갱생하라는 의도가 명백히 드러나 있다.
각 공업성, “최대한 굶주리는 노동자 안 나오도록 하라”
경공업성 등 각 공업성들에는 “각 기관, 기업소 노동자들의 생활을 보장할 데 대해 대책을 세우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국가에서 식량 배급을 못주는 상황에서 공장을 어떻게든 활성화시켜 노동자들의 끼니를 자체로 알아서 하라는 게 주요 골자였다. 노동자들의 생활이 너무 많이 피폐해져있으므로, “더 이상 굶주리는 노동자가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라”고 했다. 특히 굶주려서 일하러 나오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돕도록 당부했다.
보안성, 살인 급증에 “흉기 될 것들을 몽땅 몰수하라”
보안성은 식량사정이 악화될수록 주민들의 동요가 심해질 것으로 보고, 주민들의 동향을 철저히 살피라는 지시를 받았다. 특히 그 어떤 불미스러운 폭력사건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며, “흉기 될 만한 것들을 몽땅 몰수하라”고 명령했다. 먹고 사는 게 어려워지면서 사회 혼란이 심해지고,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가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아무리 작은 칼도 9cm가 넘으면 사람을 해치는 흉기가 될 수 있다며, 몰수하라고 했다. 또 개인들이 집에서 사용하는 톱도 흉기로 간주해 몰수된다.
그 외 당조직부에서는 보위부에 탈북자 중에서 한국에 넘어간 경우 그 가족을 무조건 추방하고, 한국이나 중국, 기타 해외에 있는 가족과 전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전원 교화소에 보내라고 지시했다. 또, 중앙당 간부들과 내각 산하 간부들에게는 당 생활을 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방 당에서는 간부들이 솔선수범해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여 최대한 자체적으로 식량을 해결하고 민심을 안정시키라”는 내용이었다.
5․26 당 지시,“식량, 단기간에 국가가 해결해줄 수 없다”
5월 26일, 중앙당에서는 “어려워진 식량 사정으로 국가에서 더 이상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게 됐다”며 당분간 국가 차원의 식량이 이뤄질 수 없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내각과 각 부문들도 ‘현재 조선의 식량 사정에 관하여’라는 지시문을 각 산하 단체에 전달했다. 지난 1월 31일, 김영일 내각 총리가 내각 회의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식량문제는) 3개월만 기다려 달라’고 했던 것에서 크게 달라진 태도다. 이 발표를 전해들은 간부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간 “식량 사정이 나쁘더라도 당을 믿고 따르라. 잘 견디라”고 했던 적은 많았으나, 이렇게 “국가에서 단기간에 해결해줄 수 없다”고 밝힌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배급 혜택을 받아왔던 당중앙 간부들과 유력기관 일군들, 그리고 평양 주민들의 충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앙당 간부들은 ‘5․26조치’로 명명하며 “대사변이란 이런 걸 가리켜 대사변이라고 한다”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한편, 소수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식량을 곧 줄 테니 조금만 참으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안 주다가, 이번에 “정부에서 식량을 못 준다”고 명백히 밝힌 것은 적어도 솔직해진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 간부는 “나는 (이번 조치가) 발전한 거라고 본다. 정부 배급만 바라보고 살다가는 사람들이 더 죽어갈 수 있으므로 알아서 대책을 세우라고 나름대로 배려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 경제활동
시당 회의, 국정가격 대신 시장가격으로 논의
함경남도 함흥시 시당회의에서는 처음으로 쌀과 옥수수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식량 대책을 논의했다. 공식 회의석상에서 국정가격이나 공시가격이 아니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당 간부는 “국가에서 배급을 이제 못 준다, 대책이 없다고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에, 시당에서도 일정한 각오를 하고 민간 거래를 기준으로 대책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로임을 못 받는 주민들이 하루에 장사벌이를 얼마 하는데, 요즘 시장에서 쌀을 사려면 500원/kg, 옥수수는 270원/kg을 주어야 하니, 예전에 쌀 10kg 사던 사람들도 이젠 1kg도 못 사는 지경이 됐다”며 현실을 진단하는 과정에 언급된 것이기는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국정가격이나 공시가격으로 뜬구름 잡는 식의 논의를 하던 것과 비교해보면 유의미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보안당국, “백성들 장사를 단속하지 말라”
시장 전면 허용에 따라, 보안성은 각 지역 보안당국에 “이제부터 장사 단속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은 계속 수행하되, 장사꾼들의 상품을 단속해 빼앗거나, 단속을 빌미로 부당한 요구를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국내 식량 사정이 매우 긴장한 상태에서 장사까지 못하게 하면, 굶어죽는 사람들이 속출할 수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는 시당 책임비서의 지시에 따라 시장 매대 정리를 다시 시작했다. 시장 안에 못 들어간 사람들이 밖에서 좌판을 늘여놓고 파는 것이 무질서를 조장한다면서, 이제부터 나이 제한이나 기타 제한이 없어졌기 때문에 누구나 다 시장에 들어와 장사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였다. 이에 시장 규모를 확대시켰다가 불가피하게 축소시켰던 것도 다시 늘리기로 했다. 회령시는 2년 전에 시장을 새로 건설해 음식 매대 등을 늘렸다가 작년에 다 부수고, 장소를 연료사업소에 넘겨 구멍탄 찍는 장소로 활용해왔다. 이를 다시 회수해 매대를 새로 만들어 좌판 상인들을 모두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6월 현재 전국적으로 보안당국에서 장사 단속을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각 지역에서는 시장 규모를 늘리는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 밖으로 쫓겨나 골목에서 메뚜기 장사를 하거나 좌판 장사를 하던 주민들까지 장사로 먹고 살 수 있게 보장해주고, 시장 질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누구나 장사할 수 있게 하라”, 시장 전면 허용
5.26 당 지시의 핵심에는 시장 전면 허용도 포함된다. 북한 당국은 종합시장을 폐쇄하고, 시장을 강력히 통제하려던 것에서 시장 전면 허용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앞으로 시장 운영 시간을 제한하지 않고, 매매물품을 통제하거나, 장사 가능 나이를 제한하는 등 모든 시장 규칙을 사실상 철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매주 한 번 하는 녀맹원 정규학습일에는 시장운영이 금지되던 규제도 풀려, 녀맹원 학습일과 상관없이 이제 매일 시장을 24시간 누구든지 볼 수 있게 됐다. 다만 노력동원에는 빠지지 말라는 조건을 달았다.
종합시장 폐지정책으로 작년에 가장 먼저 된서리를 맞았던 평성시에서도 “모든 시장 세칙을 취소하고, 장사를 풀라”는 지시를 내렸다. 시당 간부에 따르면, “화폐 교환 이후 백성들의 생활수준이 모두 떨어지고, 국가에서도 배급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 시장을 다시 중시할 수밖에 없다”고 시장을 허용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시장을 전면 풀라는 것은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한 처사”라며, 아사 위기가 도를 넘어섰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시장 문을 활짝 열었지만 물품 유통이 안 되고, 현금이 없어 하루 3천원 벌던 사람이 이제는 하루에 200-300원 벌까말까 할 정도로 시장이 위축된 상태이다.
■ 정치생활
[340호] 부문별 5․26 세부 내용 지시
당과 내각에서는 내각 산하 무역성, 각 공업성과 보안성, 보위부 등에 세부 사업 내용을 지시했다.
무역성,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무역을 살리라”
올해 초, 일부 무역회사들이 해체와 통폐합을 겪으면서 엄청난 타격을 받은 무역성의 경우 “중국 친척들을 끌어들여서라도 죽은 회사를 다시 살리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화폐교환 조치의 여파로 거래가 끊겼던 선들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시 회복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개인들이 각 단위나 직장에 적을 두고 무역하다 걸리면 엄중한 처벌을 내렸던 것에서, 이제는 개인들도 직장에 적을 두기만 하면 무역할 수 있게 허용해준다고 했다. 무역회사가 아닌 일반 직장들은 무역회사와 합작하는 것을 장려했다. 만약 직장 내 한 개인이 무역회사와 연계를 할 수 있다면, 지위는 물론이고 무역거래금의 일부를 장려금 형식으로 배분해주겠다는 제안도 들어있었다. 심지어 이미 해체됐던 일부 무역회사와 군부계통 무역회사들도, 투자를 끌어당겨오기만 하면 다시 무역 거래를 허용해주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국영 기업소들에 활동 자금을 지급해 주었다. 기업소의 급수에 따라 액수 편차가 있으나, 중앙은행에서 발급한 새 화폐로 한 기업소 당 최소 15만 원 이상, 평균 40-60만 원 정도 지급됐다. 국가에서 자금을 지급했으니, 이제 노동자 로임을 비롯한 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과 의무는 모두 기업소들이 자체적으로 져야 한다. 이처럼 이번 5․26 당 지시에는 최소한의 자금을 지급해주고, 더 이상 통제하지 않겠으니 알아서 자력갱생하라는 의도가 명백히 드러나 있다.
각 공업성, “최대한 굶주리는 노동자 안 나오도록 하라”
경공업성 등 각 공업성들에는 “각 기관, 기업소 노동자들의 생활을 보장할 데 대해 대책을 세우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국가에서 식량 배급을 못주는 상황에서 공장을 어떻게든 활성화시켜 노동자들의 끼니를 자체로 알아서 하라는 게 주요 골자였다. 노동자들의 생활이 너무 많이 피폐해져있으므로, “더 이상 굶주리는 노동자가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라”고 했다. 특히 굶주려서 일하러 나오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돕도록 당부했다.
보안성, 살인 급증에 “흉기 될 것들을 몽땅 몰수하라”
보안성은 식량사정이 악화될수록 주민들의 동요가 심해질 것으로 보고, 주민들의 동향을 철저히 살피라는 지시를 받았다. 특히 그 어떤 불미스러운 폭력사건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며, “흉기 될 만한 것들을 몽땅 몰수하라”고 명령했다. 먹고 사는 게 어려워지면서 사회 혼란이 심해지고,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가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아무리 작은 칼도 9cm가 넘으면 사람을 해치는 흉기가 될 수 있다며, 몰수하라고 했다. 또 개인들이 집에서 사용하는 톱도 흉기로 간주해 몰수된다.
그 외 당조직부에서는 보위부에 탈북자 중에서 한국에 넘어간 경우 그 가족을 무조건 추방하고, 한국이나 중국, 기타 해외에 있는 가족과 전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전원 교화소에 보내라고 지시했다. 또, 중앙당 간부들과 내각 산하 간부들에게는 당 생활을 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방 당에서는 간부들이 솔선수범해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여 최대한 자체적으로 식량을 해결하고 민심을 안정시키라”는 내용이었다.
5․26 당 지시,“식량, 단기간에 국가가 해결해줄 수 없다”
5월 26일, 중앙당에서는 “어려워진 식량 사정으로 국가에서 더 이상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게 됐다”며 당분간 국가 차원의 식량이 이뤄질 수 없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내각과 각 부문들도 ‘현재 조선의 식량 사정에 관하여’라는 지시문을 각 산하 단체에 전달했다. 지난 1월 31일, 김영일 내각 총리가 내각 회의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식량문제는) 3개월만 기다려 달라’고 했던 것에서 크게 달라진 태도다. 이 발표를 전해들은 간부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간 “식량 사정이 나쁘더라도 당을 믿고 따르라. 잘 견디라”고 했던 적은 많았으나, 이렇게 “국가에서 단기간에 해결해줄 수 없다”고 밝힌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배급 혜택을 받아왔던 당중앙 간부들과 유력기관 일군들, 그리고 평양 주민들의 충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앙당 간부들은 ‘5․26조치’로 명명하며 “대사변이란 이런 걸 가리켜 대사변이라고 한다”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한편, 소수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식량을 곧 줄 테니 조금만 참으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안 주다가, 이번에 “정부에서 식량을 못 준다”고 명백히 밝힌 것은 적어도 솔직해진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 간부는 “나는 (이번 조치가) 발전한 거라고 본다. 정부 배급만 바라보고 살다가는 사람들이 더 죽어갈 수 있으므로 알아서 대책을 세우라고 나름대로 배려해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