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수재민들의 안정적인 주거확보 시급하다 -2006년 10월호
수재민들의 안정적인 주거확보 시급하다
현재 수해 복구 관련 최대 현안 중 하나는 바로 수재민들의 안정적인 주거 확보이다. 북한 당국은 학교, 유치원, 탁아소, 공장 기업소, 심지어 임시갱도 안 어디든 자리를 마련해주고 있지만, 그마저 기회가 닿지 않는 사람들은 꽃제비들 무리에 묻혀 강기슭이나 산기슭 한 곳에 자리 잡아 불안정한 하루하루를 지낸다.
그나마 시멘트 공장이 돌아가는 지역에서는 재료 지원을 받아 살림집 복구에 힘쓰고 있지만, 자재 부족은 둘째 치고 교통이 막혀 자재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너무 많다. 한겨울 한파가 아직은 멀다 해도, 맨몸으로 살아남은 수재민들에게 비닐 박막 하나로 추운 밤을 나야하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
또한 수해 여파는 북한의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량 값이 오르고, 수재민들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입에 풀칠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번 수해로 피해가 막심한 군부대도 내년부터는 자체적으로 식량을 확보하라는 명령으로 올해 부지런히 예비식량을 확보하려고 분주하다. 수해 피해 지역들에서는 먹는 문제에 수해복구 노동 동원, 수해지원 물자 바치기 등으로 일반 주민들의 부담이 가중되어 주민들의 불만과 사회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다는 소식이다.
한국적십자사의 북한 수해 지원 물품이 지난 달 30일 남포로 떠났다. 쌀 300톤과 담요 2만장, 5천만 원 상당의 의약품 등이 1차로 지원되었는데 일교차가 심각한 요즘 날씨를 감안해 힘들더라도 후속 지원에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
우리에게 당장 불편함이 없고 힘든 게 없을 때 고통 받는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기 쉽다. 눈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해서 있는 현실이 사라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수해로 잃고,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되어 감자로 겨우 끼니를 연명하는 북한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현재 우리밖에 없다.
수재민들의 주택복구 사업에 한국 정부의 더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북한은 이번 수해로 한국 정부가 계산한 피해 규모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입었다. 더 막대한 수해 복구 지원이 필요한 시점에 여기에서 할 일을 다했다는 듯 일단락 짓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판단이다. 정확한 근거가 나오기 전까지 지원물량은 최소 필요량을 계산하지 말고, 최대 필요량을 계산해서 지원해야 한다.
북한에서는 복구를 위해 최선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주민과 간부들에게서 수해지원비를 걷고 있고, 복구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이번 수해피해규모가 너무 크다. 성큼 다가온 겨울의 문턱에서 북한의 주민들이나 북한정부는 다급할 것이다. 올 겨울에 닥칠지도 모를 더 많은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 경제활동
추워지자 수재민들 임시갱도로 옮겨 -2006년 10월호
추워지자 수재민들 임시갱도로 옮겨
여름이 끝나기가 무섭게 닥친 추위로 수재민들의 숙소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살림집이 많이 파괴된 신양, 양덕, 요덕, 금강군에서는 집 건설 완공일은 막연한데 벌써부터 추워지자 수재민들 일부를 임시 갱도에 옮겼다. 수재민의 일부는 피해를 덜 입은 집이나 학교, 유치원, 기업소 등과 같은 공공건물에 분산 배치했다. 미처 그런 자리도 얻지 못한 수재민들은 1 ~3세대씩 합동으로 강기슭이나 산기슭에 반토굴집을 만들거나 비닐천막을 쳐놓고 생활하고 있다. 수재민들은 겨울이 오기 전 살림집 복구가 가능한지 의문을 품고 있다.
수해 여파로 해주 인근지역 식량값 상승 -2006년 10월호
수해 여파로 해주 인근지역 식량값 상승
수해 이후 해주를 비롯해서 배천, 장연군 등 인근 지역 주민들의 생활이 불안하다. 수해로 인한 교통망 파괴로 장사의 유통이 잘 안 되는 데다, 수재민 구제 사업에 동참해야 해서 어렵던 생활이 더욱 곤란해졌다. 게다가 농사작황이 좋지 않고 열흘에 한 번 꼴로 식량 값이 오르는 통에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지역은 특히 곡창지대라 수해 이후 군부대식량 예비조성 때문에 식량가격이 평년에 비해 많이 오르고 있다.
수해에 생활난 겹쳐 떠돌이 늘어 – 2006년 10월호
수해에 생활난 겹쳐 떠돌이 늘어
해주와 인근 지역에서는 수해에 생활난이 겹치면서 식량 값이 오르고 장사가 안 되자 집을 팔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주민이 늘고 있다. 야외에 비닐천막을 치고 거주하는 이들은 가을철이 되자 농촌 마을에 나가 그럭저럭 훔쳐 먹으며 살고 있지만, 날씨가 점차 쌀쌀해지면서 잠자리를 마련하는 게 제일 큰 걱정이다. 이들은 강가나 산기슭에서 추위와 싸우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고난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또 부부의 이혼으로 가족이 해체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남편이나 아내나 서로 돈 있는 상대자가 나타나면 헤어지는 쪽을 선택하다보니 기존의 가정생활이 불안정하다. 자녀들은 부모의 눈치를 살피며 꽃제비가 되거나 학교를 그만두고 살아가기 위해 장사 길에 나서고 있다.
당국에서는 수재민들의 생활안정과 가을걷이가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사안이라 떠돌이들이나 가정의 불안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불안한 현실 속에서도 군대는 전쟁준비와 군사훈련으로 바쁘고, 보안서와 보위부의 간섭이 심하다보니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어떤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면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원산시로 몰려간 꽃제비 아이들 200여 명 – 2006년 10월호
원산시로 몰려간 꽃제비 아이들 200여 명
금강군, 철원군 등 강원도 피해지역의 수재민들은 군부대와 사회의 지원을 받으며 살림집을 마련하고 가을걷이를 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있다. 이들은 집도 재산도 없이 하루 또는 며칠 분량의 구제미와 뙈기밭의 옥수수 또는 감자를 먹고 지내며, 초막과 비닐천막, 군부대 갱도와 토굴에서 추위를 피하며 생활하고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갈 엄두를 못 내고 하루하루 식량해결이나 돈 될 만한 일을 찾아다니거나 도움을 청하기 위해 친척집을 찾아 원산시내로 찾아들고 있다. 이런 아이들이 약 200여 명을 넘어선다.
원산시는 수해이후 금강군, 철원군을 비롯해 강원도 내 수해지역 복구와 구제사업으로 숨가쁘게 보내고 있다. 원산 시내의 공장·기업소나 가두 인민반은 날마다 수해복구 동원으로 몸살을 앓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장사꾼들은 석탄, 나무를 팔거나 돈 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돈이 많은 장사꾼들은 여전히 안 좋은 교통망을 뚫고 장사하고 있다.
수해 이후 동서를 연결하고, 전국 교통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된 원산은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붐빈다. 역 앞에는 군인, 사무원, 노동자, 농민들과 아이들을 상대로 음식을 파는 상인들이 여기저기에 늘어서 있고, 기차나 자동차, 버스표를 끊어주겠다고 나서는 거간꾼들과 구걸하러 다니는 꽃제비들로 역구내는 언제나 만원이다. 역을 드나드는 유동인구는 하루 평균 5,000여 명 가량이다.
함흥은 요덕군과 고원군 복구에 분주 – 2006년 10월호
함흥은 요덕군과 고원군 복구에 분주
함경남도의 도 소재지인 함흥은 도내에서 가장 피해가 심했던 요덕군과 고원군의 복구와 수재민 구제 사업으로 분주하다. 수해복구와 구제 사업에 동원되다보니 일반 주민들도 입에 풀칠하기가 더 바빠졌다고 울상이다. 배급을 바라기는커녕 열흘이 멀다하고 식량 값이 오르고 있어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급선무이다. 가을철이라 옥수수와 감자로 끼니를 때울 수 있지만, 수해 복구 노력동원에 나가면 다 힘쓰는 일인데다 수재민 구제사업 명목으로 식량, 약품, 옷가지, 각종 생필품 등을 수집해야 해서 부담이 크다. 주민들 중에는 너무 힘든 나머지 “이런 때 쓰자고 비상미를 저장하는 거지 싸움한다고 아껴놨다가는 우리가 먼저 죽겠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함흥시 사포구역의 한 노부부는 생활이 어려워지자 살던 집을 팔아 더 싼 집으로 이사했는데 강원도에 사는 딸이 수해를 입고 찾아와 얼마간 돈을 보태주다 보니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고 한다. 함흥시도 장삿길에 나선 아이들이 많다. 집이 가난해 학교에 가지 않고 장사에 나선 아이들은 주로 역과 시장입구에서 남새(채소)와 나무 석탄을 팔고 있다. 또 남의 집 일을 하거나 잔심부름을 하고 용돈을 받거나 밀차를 밀며 돈을 버는 아이들이 무려 100여 명이 넘는다. 돈벌이는 시원치 않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끼니를 근근이 이어가고 있다.
사리원 수해복구, 군부대 지원으로 빠른 속도로 진척 – 2006년 10월호
사리원 수해복구, 군부대 지원으로 빠른 속도로 진척
황해북도 소재지 사리원의 수해복구사업이 군인들의 지원 속에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황해북도는 주로 수안군과 곡산군이 심한 수해피해지역이다. 이곳에서는 도 차원에서 수해로 집을 잃은 수재민들의 살림집 건설에 노동력과 자재를 우선적으로 투입하고, 봉산 시멘트공장에서도 시멘트를 전량 공급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 수재민들은 학교나 여관, 기업소의 사무실 등에서 생활하고 있어 다른 지역의 수재민들보다는 사정이 좋은 편이다. 그러나 이곳 역시 수해로 식량 수확고가 떨어지는 바람에 식량과 약품 등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사리원은 곡창지대라 다른 지방에 비해 쌀값이 싼 편이기 때문에 먹는 문제가 덜 힘든 편이다.
물론 이곳에도 가정불화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거나 더 이상 팔 게 없어 집까지 팔고 떠돌이로 나선 사람들, 꽃제비로 정처 없이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여름에 돈벌이는 하지 못하고, 집 판돈은 이미 거덜이 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꽃제비 생활을 하고 있다. 사리원역과 시장에는 약 40-50여 명의 꽃제비들이 다니고 있다. 부모 없는 아이들과 가족을 버리고 나온 중년의 남녀들이 구걸과 도적질, 심부름, 기차 칸 돌아다니며 노래 부르는 일 등으로 끼니를 이어가고 있다.
평양 시민들도 수해 복구에 의무 동원 – 2006년 10월호
평양 시민들도 수해 복구에 의무 동원
평양은 수해로 큰 피해를 입지 않았으나 대신 수해 피해 지역 복구와 수재민 구제사업 지원으로 여타 지역보다 더 큰 부담을 지고 있다. 평양 시내의 공장·기업소 단위들에서는 노력동원령을 내려 양덕지구를 비롯해 철도 복구 현장에 의무적으로 동원하고 있다. 여기에 수해지역 수재민 구제 사업으로 지원물자를 내야 하는데, 일반 주민들이 월 평균 5,000원 이상 내는 일이 쉽지 않다.
그동안 수도에서 사는 것을 큰 자랑과 긍지로 여겨온 평양 시민들이지만, 넉넉지 못한 살림의 주민들로선 배급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긍지가 어느덧 부담으로 바뀌었다. 권력계층과 부유한 계층에서는 국가로부터 국정가격에 물자를 공급받는 혜택을 누리지만, 서민들은 식량을 비롯한 일체의 모든 물자를 시장가격으로 구입하다보니 살림살이가 고단하다. 수해 이후 평양의 쌀값은 950원대로 올랐다. 그러다보니 평양은 빈부차가 가장 심한 지역 중의 하나가 되었다. 다른 지역과의 차이라면 평양시가 여전히 엄격한 증명서 통제 구역이어서 사법, 검찰, 보안기관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꽃제비들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달리는 여맹, 앉아있는 당, 서 있는 사로청’ – 2006년 10월호
‘달리는 여맹, 앉아있는 당, 서 있는 사로청’
북한의 경제는 여성들이 꾸려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현실을 여성들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장사하는 여성들끼리 모이면 곧잘 우스갯소리로, ‘달리는 여맹, 앉아있는 당, 서 있는 사로청’이라는 말을 한다. 타 단체에 속하지 않은 만 31세부터 55세까지의 일반 여성들이 가입하는 민주여성동맹(여맹)은 곧 장사를 다니는 일반 여성들을 대표하고, 사로청(현 김일성사회주의 청년동맹)은 청년, 학생, 군인, 직장인 등 주로 남성들을 지칭한다. 당은 가만히 앉아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호통 치면서 시키기만 한다고 해서 ‘앉아있는 당’이라 하고, 여맹으로 대표되는 여성들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길 닦기, 마을 청소, 수해 복구 등에 동원되어 사회 구석구석 손이 안 미치는 데가 없고, 낮에는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해서 식구들을 먹여 살리는 등 사회 전반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달리는 여맹’이라고 한다. 반면 사로청으로 대표되는 남성들은 아무 것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한다고 해서 ‘서 있는 사로청’이라고 한다. 비록 여성들끼리 농담으로 하는 소리지만 지금의 북한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열흘 단위로 전국 식량 가격 계속 상승 – 2006년 10월호
열흘 단위로 전국 식량 가격 계속 상승
전국적으로 식량 가격이 열흘 단위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 8월 31일 사리원에서는 흰쌀 1kg에 750원, 배천 700원, 원산 800원, 함흥과 단천은 950원, 평성 900원대에 거래되었다. 그 후 지난 9월 10일에는 사리원 800원, 배천 750원, 원산 900원, 함흥과 단천 1000원, 평성 950원대로 약 10일 사이에 평균 50원씩 뛰어올랐다. 항간에는 앞으로 옥수수가 평균 700원대까지, 흰쌀은 kg당 2,00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특히 인민무력부에 떨어진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각 군종과 병종, 군부대들에서 식량예비를 조성하고 ‘내년도 식량을 (군부대) 자체로 해결할 데 대하여’가 강조되자 쌀과 옥수수의 식량 값이 계속 오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외부의 지원이나 원조가 없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군부대에 내려진 명령서의 내용이 주민들에게 유포되면서 식량 가격 상승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 시선집중
추워지자 수재민들 임시갱도로 옮겨-2006년 9월
추워지자 수재민들 임시갱도로 옮겨
여름이 끝나기가 무섭게 닥친 추위로 수재민들의 숙소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살림집이 많이 파괴된 신양, 양덕, 요덕, 금강군에서는 집 건설 완공일은 막연한데 벌써부터 추워지자 수재민들 일부를 임시 갱도에 옮겼다. 수재민의 일부는 피해를 덜 입은 집이나 학교, 유치원, 기업소 등과 같은 공공건물에 분산 배치했다. 미처 그런 자리도 얻지 못한 수재민들은 1~3세대씩 합동으로 강기슭이나 산기슭에 반토굴집을 만들거나 비닐천막을 쳐놓고 생활하고 있다. 수재민들은 겨울이 오기 전 살림집 복구가 가능한지 의문을 품고 있다.
수해 여파로 해주 인근지역 식량값 상승-2006년 9월
수해 여파로 해주 인근지역 식량값 상승
수해 이후 해주를 비롯해서 배천, 장연군 등 인근 지역 주민들의 생활이 불안하다. 수해로 인한 교통망 파괴로 장사의 유통이 잘 안 되는 데다, 수재민 구제 사업에 동참해야 해서 어렵던 생활이 더욱 곤란해졌다. 게다가 농사작황이 좋지 않고 열흘에 한 번 꼴로 식량 값이 오르는 통에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지역은 특히 곡창지대라 수해 이후 군부대식량 예비조성 때문에 식량가격이 평년에 비해 많이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