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함경북도 각종 전염병 비상- 2007년 1월
함경북도 각종 전염병 비상
함경북도 회령시와 청진시는 홍역과 수두의 창궐로 의료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성홍열, 홍역, 수두 등은 이미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전염병이지만, 함경북도에서는 회령과 청진이 다른 지역에 비해 수두와 홍역으로 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다. 홍역이나 수두, 한센병과 원인도 불명확하고 이름도 모르는 전염병들이 여기저기에서 창궐하자, 도에서는 의료조사단을 꾸려 각 지역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의료조사단은 질병을 진단하고 상황을 파악하는 수준에서만 활동하고, 약은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 병원들은 병의 원인이나 병명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며 고마워하는 실정이다.
청진시,하수도 부실공사로 수질 오염에 절대적 취약-2007년 1월
청진시, 하수도 부실공사로 수질 오염에 절대적 취약
함경북도 청진시의 위생 상태는 강원도 원산시와 함께 전국에서 제일 악명이 높다. 빗물이 빠져나가도록 설치한 우수망과 생활하수와 공장 폐수를 정화시켜 빠져나가도록 하는 오수망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1980년대 후반 구 소련의 제강부문 투자로 김책 제철소를 확장 공사하면서 청진시의 인구가 급격히 증가해 그에 따른 주택 문제, 도로 문제 등이 대두되었다. 당시 청진시는 한꺼번에 몇 만 명의 노동자들이 이주하는 바람에 주택 물량을 대기가 매우 힘들었다. 이에 인근 노동자구에 4-5층짜리 아파트들을 대거 건설하는 과정에서 하수도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아파트는 빨리 지어야 하는데 건설 자재와 돈이 부족해서, 오수처리 비용을 줄여 집 건설에 투자했다. 오수망 처리 시설을 따로 만들지 않고 우수망과 하나로 통합해버린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그대로 개울과 하천으로 흘러들어가고, 큰 비라도 오면 배설물이 둥둥 떠내려갈 정도로 노동자 지구의 수질 오염도는 최악이다. 그 구역 일대의 위생문제가 중앙당에 계속 제기되자 각 아파트들은 별도의 오수 저장 탱크를 만들기도 했다. 저장 탱크에 찬 오수는 인근 협동농장에서 퇴비용으로 가져가도록 했다. 한 때나마 협동농장은 부족한 퇴비를 얻어 좋고, 인민반은 협동농장이 가져다주는 채소를 얻을 수 있어 상호이익이 되었다. 그러나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협동농장의 운반 수단도 없고 운반비용이 비싸져 오물 운반 차량 기름을 오히려 인민반에서 구해 주어야 했다. 각 인민반들은 기름 대기가 점점 힘들어지자 곧 이를 포기하고, 처음 방식대로 오수망과 우수망을 다시 합쳤다.
주민들은 전기도 없고 물도 없어 고생하는 아파트 대신 점점 단층집을 선호하게 되었다. 이런 집들에서는 푸세식 화장실이 딸려있어 집집마다 퇴비를 만든다며 집 뒤에 배설물을 잔뜩 쌓아놓고 말린다. 거의 모든 집이 이렇다보니 냄새가 나서 도저히 그 일대에 들어서기가 힘들 정도이다. 퇴비 만들기 작업 때문에 배설물이 바람에 날리고 물을 오염시키면서 호흡기 계통과 수인성 질병이 수시로 발생한다. 비록 청진의 일부 노동자구의 사정이라고 하지만, 기생충병, 간염, 폐결핵은 물론 수두, 성홍열, 홍역,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등 전염성이 강한 병들이 창궐하면 곧 도시 전체로 확산되고, 다시 또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 전국으로 확산되기 쉽다.
한 간부는 하수도 처리 비용을 아끼다가 각종 이름 모를 전염병에 가장 취약한 도시로 만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수도 처리 시설을 다 뜯어고쳐야 하겠지만, 임시적으로나마 전기를 상수도에 우선 공급해 위생 조건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전쟁이 끝난 후 구 동독에서 복구해 준 함흥시의 경우 상하수도 망을 더 중요하게 신경 써 건설했기 때문에 특별히 유행병이 돌지는 않는 것 같다며, 상하수도 처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지적했다.
■ 논평
전염병 예방,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권 보장부터 시작하라-2007년 1월
[논평] 전염병 예방,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권 보장부터 시작하라
원인도 이름도 모를 전염병이 전국적으로 창궐하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 수개월 동안 전기가 끊긴 상태에서 오염된 물을 마시고 청결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 병이 생기고 확산되고 있다. 전염병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역시 가난한 어린이와 노약자들이다. 이번에 돌고 있는 전염병들은 하나같이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인 병이라 영유아 사망이 증가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북한 당국은 최우선적으로 민간 차원에 시급히 전기를 돌려 하루빨리 주민들의 안전한 식수권을 보장해야 한다. 전력 문제가 전반적으로 심각한 상황임에는 틀림없지만, 주민들의 식수권을 보장할 수 있는 여지는 현재 수준의 자체 전력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중앙급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을 별도로 소비하는 중앙당과 무력부, 그리고 특수기관이 소비하는 전력이 무려 40%에 이른다. 여기에서 낭비 요인을 줄여 민간 부문에 돌리면 급한 대로 최소한의 식수권은 보장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의 의지만 있으면 매우 쉽고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특수기관 중에 전국 각지에 있는 특각에 24시간 공급하는 전기를 줄여 상하수도 처리 전력으로 전환하면 당장 시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이름 모를 전염병이 창궐하는 공중보건 비상시국에 북한 당국의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죄 없는 아이들이 수질 전염병으로 죽어가는 것을 방치한다면 이는 북한 정부에게도 도덕성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오히려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북한 당국은 하루빨리 민간 부문 특히 상하수도의 전력 기갈을 해소해 주민들이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조처해야 한다.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는 하루빨리 기초 의약품을 지원해야 한다. 겨우 병명 진단밖에 할 수 없는 의사와 온 몸에 발진이 생기고 열이 펄펄 끓는 아이의 이마를 짚으며 애간장을 녹이고 있는 부모의 심정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아이를 둔 어머니의 마음으로 필수 기초 의약품을 즉각 대량으로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
북한 정부가 어떠한 태도를 보이든 관계없이 우리는 우리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지금 우리의 의무는 인도적 차원에서 병든 이를 치료할 수 있도록 대량의 의약품을 지원하는 일이다. 설령 북한 당국이 사양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아무런 조건 없이 지원해야할 인도주의적 의무가 있다. 이는 복잡한 국제정세나 국내 정치 문제와 전혀 상관없이 신속히 추진되어야 할 긴급 사안이다. 민간단체들도 우리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호소하고 설득해 민간 차원의 지원을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 정부보다 아무래도 민간 차원에서 더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해 복구가 채 진행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발병한 성홍열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 바로 지난 해 10월 말이었다. 그로부터 해가 바뀐 현재까지 진정될 기미는커녕 홍역, 수두, 이름 모를 수질 감염 병 등 각종 전염병 소식이 잇따르는 것에 우리도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한국 및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꽉 막혀있는 상태에서 북한 당국의 뚜렷한 예방 대책은 보이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건강한 사람도 배고픔과 추위에 힘들 수밖에 없는 이 한 겨울에, 병마와 싸우며 이중, 삼중의 고통을 안고 사는 북한 주민들의 처지가 얼마나 힘들겠는가. 우리가 먼저 시작하자. 지금 당장 우리가 먼저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죽어가는 어린 생명들을 한 명이라도 빨리 살리도록 하자. 우리의 작은 정성과 관심으로 고귀한 생명을 살리는 일은 우리에게도 큰 기쁨이 될 것이다.
■ 경제활동
소토지 농장소유화 방팀에 사회적 파문
소토지 농장소유화 방침에 사회적 파문
지난해 하반기에 2007년 올해부터 개인들이 일구고 있는 소토지(뙈기밭, 텃밭 등)를 모두 농장 소유로 회수한다는 방침이 군부, 정계, 지방 당 기관 등에 내려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개인들이 일군 땅에 자라고 있는 옥수수, 수수, 조, 기장 등을 모두 베어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공장, 기업소, 단위에서는 6개월분 식량 밭으로 배분받은 땅을 이전처럼 개인에게 나눠주는 대신, 직장이나 작업반에서 집체로 관리하도록 했다. 이 같은 방침이 떨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 사이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밭을 다 회수하면 배급을 줄 수 있는가?”, “농사를 집체적으로 하여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어떻게 사람들을 살리자고 하는가?”, “이러다 모두 굶어죽지 않겠는가?” 등등 여론이 분분하다. 소토지의 농장소유화 방침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미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북한 당국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후속조치를 내지 않고 있다. 소토지 면적에 대한 재확인과 본격적인 회수 사업이 언제쯤 시작될 것인지에 대해 주민들의 촉각이 곤두 서 있다. (56호)
개인노동 금지 조치 별다른 효과 없어
‘노동자들의 개인 노동 현상을 없애고, 집체적으로 공장, 기업소, 단위 등에 출근하도록 하라’는 최고위원장의 지시가 2005년 12월과 200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내려졌음에도 개인 노동 현상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직장에서도 전기, 석탄, 자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도로 수리, 주택 보수, 각종 동원 조직 사업 등의 과업을 수행하려면 자금이 필요하기에 8․3 노동자로부터 돈을 받고 개인 노동 행위를 허락해준다.
8․3 노동자가 소속 직장에 바쳐야 하는 수입금이 한 달 3,000원에서 요즘에는 최소 8,000-10,000원 가량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렇게 돈을 바치고 8․3 노동자가 된 사람들은 도매 장사를 하기도 하지만, 꼭 물건 매매를 하지 않더라도 자기 안면(인맥)을 통해 회사 단위와 계약하고, 짐을 실어주고 내리는 일, 물자를 선별하는 일 등을 해주면서 하루 1천 원 이상의 돈을 받기도 한다. 평성의 한 돈주는 이렇게 벌어들이는 수입이 직장 월급의 최소 10배 이상이 되기 때문에 개인 노동을 그만 둘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장사 밑천이 없는 서민층에서도 개인 노동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직장에 꼬박꼬박 출근해 봤자 월급받기도 힘들고, 월급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 돈으로는 도저히 생계를 꾸릴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옥수수 몇 키로라도 그 날 그 날 받을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더 낫다. 이들은 대체로 돈이 있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배, 서비차 등을 타면서 보조적인 일을 하거나 남의 밭을 대신 경작해주고, 여성들은 남의 집을 봐준다는 명목으로 식모, 청소 일 등을 한다.
전국적으로 이런 노동자가 약 10%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돈 있는 개인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물론 일의 종류도 급속히 세분화되고 늘어나고 있는 중이라, 국가적 차원에서 대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8․3 노동자와 개인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것을 통제한다지만, 주민들은 도리어 “직장도 자력갱생, 개인도 자력갱생하라고 하면서 자력갱생할 수 있는 방법을 막는다는 것이 애초에 말이 안 된다. 뭔가 근본적인 변화가 있기 전에는 개인 노동을 없앨 수는 없다”고 말한다. (56호)
최근 “전염병 예방, 손전화기 사용 및 간첩 행위 금지”에 대한 강연 부쩍 늘어
최근 “전염병 예방, 손전화기 사용 및 간첩 행위 금지”에 대한 강연 부쩍 늘어
함경북도의 요즘 강연은 전염병 예방 강조를 비롯해 외부와의 손전화기(핸드폰) 사용 금지, 간첩 행위 금지에 대한 내용에 집중되어 있다. 강연 제목을 살펴보면, “홍역이 전국적으로 퍼져 모두 전염병 방지에 나서야 한다”, “회령에서 수두가 퍼지고 있으니 전염병 예방을 잘 해야 한다”, “전화 사용자들은 자수하라, 잡힌 자는 간첩죄로 취급한다”, “국내 자료나 강연회 자료를 넘기는 조국에 해 되는 일은 하지 말라” 등이 있다.
이전에도 손전화기 사용금지에 대한 강연과 단속이 있었지만 근절되지 않았다. 이번의 경우는 손전화기 사용과 간첩 행위를 연결하여 강연을 하고 있다. 강연 자료와 조국의 실태를 적어 정기적으로 적대국에 넘기다가 잡히면 온 가족을 함께 벌주겠다는 것과, 전화기로 연락하며 소식을 전하고 있기 때문에 전화기 사용자들이 자수하지 않고 있다가 잡히면 동일하게 간첩죄로 다스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국경연선지역에서는 핸드폰 133도청기를 24시간 가동시키고 있다. 회령에서는 최근 2개월 동안 핸드폰을 430여 대 몰수했으며, 이 중 한국과의 통화자가 17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효과적 단속을 위해 한국과의 통화자 중에서 필요한 경우 일부는 한국과 연락을 그대로 취하게 두어 북한 당국이 오히려 역이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전화기 사용 적발되면 추방
손전화기 사용 적발되면 추방
손전화기(핸드폰) 통제가 심해지면서 한 번 적발되면 추방형, 두 번 걸리면 징역형으로 처벌되고 있다. 이밖에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의 CD를 보면 무조건 추방, 심한 경우 본인에게는 징역형을, 가족은 추방을 한다. 이에 CD 뿐만 아니라 CD 녹화기도 시장이나 상점에서 판매할 수 없도록 조치되었다. 이미 CD 녹화기를 보유한 경우 당국에 등록해야 하며, 볼 수 있는 목록도 북한 작품에 한정되었다. 다만 중국 모택동 시대의 전쟁 관련 영화나 구소련 시대에 제작된 일부 영화는 허용하고 있다. 이렇듯 손 전화기는 물론 외부의 소식이 들어올 수 있는 일체의 외국영화, 잡지, 텔레비전 방송 등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개인노동 금지 조치 별다른 효과 없어
개인노동 금지 조치 별다른 효과 없어
‘노동자들의 개인 노동 현상을 없애고, 집체적으로 공장, 기업소, 단위 등에 출근하도록 하라’는 최고위원장의 지시가 2005년 12월과 200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내려졌음에도 개인 노동 현상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직장에서도 전기, 석탄, 자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도로 수리, 주택 보수, 각종 동원 조직 사업 등의 과업을 수행하려면 자금이 필요하기에 8·3 노동자로부터 돈을 받고 개인 노동 행위를 허락해준다.
8·3 노동자가 소속 직장에 바쳐야 하는 수입금이 한 달 3,000원에서 요즘에는 최소 8,000-10,000원 가량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렇게 돈을 바치고 8·3 노동자가 된 사람들은 도매 장사를 하기도 하지만, 꼭 물건 매매를 하지 않더라도 자기 안면(인맥)을 통해 회사 단위와 계약하고, 짐을 실어주고 내리는 일, 물자를 선별하는 일 등을 해주면서 하루 1천 원 이상의 돈을 받기도 한다. 평성의 한 돈주는 이렇게 벌어들이는 수입이 직장 월급의 최소 10배 이상이 되기 때문에 개인 노동을 그만 둘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장사 밑천이 없는 서민층에서도 개인 노동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직장에 꼬박꼬박 출근해 봤자 월급받기도 힘들고, 월급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 돈으로는 도저히 생계를 꾸릴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옥수수 몇 키로라도 그 날 그 날 받을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더 낫다. 이들은 대체로 돈이 있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배, 서비차 등을 타면서 보조적인 일을 하거나 남의 밭을 대신 경작해주고, 여성들은 남의 집을 봐준다는 명목으로 식모, 청소 일 등을 한다.
전국적으로 이런 노동자가 약 10%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돈 있는 개인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물론 일의 종류도 급속히 세분화되고 늘어나고 있는 중이라, 국가적 차원에서 대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8·3 노동자와 개인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것을 통제한다지만, 주민들은 도리어 “직장도 자력갱생, 개인도 자력갱생하라고 하면서 자력갱생할 수 있는 방법을 막는다는 것이 애초에 말이 안 된다. 뭔가 근본적인 변화가 있기 전에는 개인 노동을 없앨 수는 없다”고 말한다.
제대군인 범죄조직 대거 검거 열풍
제대군인 범죄조직 대거 검거 열풍
제대군인들의 조직폭력 현상이 점차 전국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한 지역에서 제대군인들이 무리를 조직하면 다른 지역의 조직과 연계해 규모를 늘려가는 식이다. 이 조직들은 처음엔 단순 강도나 도둑질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큰 장사를 해서 돈이 있는 부유한 집이나 법 기관 종사자, 당 간부 집을 대상으로 쌀, TV, 가전제품 등을 싹쓸이하고 있다. 가끔 군부대를 습격해 무기를 털어가기도 한다. 제대군인들이다보니 연령대는 대부분 20-30대로 젊은 청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몸싸움에 능하다.
이들은 필요한 물건은 자신들이 소비하고, 나머지는 장사꾼에게 넘기거나 길가에 늘어놓고 아무나 가져가도록 하기도 한다. 쌀이나 옥수수와 같은 곡물들은 한 사람이 다 가져가지 못하게끔 작은 포대에 조금씩 나누어 담아 놓는다고 한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 일찍, 이를 발견한 주민들이 좋아하며 가져가곤 한다. 그러나 보안원들이 포대를 가져간 집들을 찾아내 회수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몰래 빨리 처리하는 것이 상책이다.
한편, 조직들이 우후죽순 생기다보니 얼마 전 남포와 함흥에서 큰 조직이 붙잡혔는데, 당국에서는 이를 시점으로 현재 전국적으로 조직들을 잡아들이고 있다. 현재 약 320여 명이 붙잡혔으며, 이 중에서 우두머리급만 약 3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청진 선철 판매자 검거 열풍
청진 선철 판매자 검거 열풍
지난 해 11월부터 연말까지 청진시에 선철 판매자 검거 열풍이 불었다. 김정일 최고위원장의 지시로, 선철을 구입 및 판매하던 기관, 기업소, 회사, 개인 등에 대해 대대적인 체포심문이 벌어졌다. 철에 대한 수요는 높아만 가는데 현재 제철소와 제강소의 생산 가동이 거의 중단된 상태에서 생산물을 구할 수 없게 되자, 국방위원회는 제의서를 올려 제강 제철소들에 대한 집중 검열을 진행했다.
검열 결과 수입 원료와 자재 소비, 그리고 생산물간에 차이가 심했다. 실례로 석탄 100톤을 수입해 선철 1,000톤이 나와야 하는데, 500톤 미만의 철도 생산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검열이 집중된다. 검찰서와 보안서 공동으로 집중 검열한 결과, 국경에서 석탄을 들여와 공장까지 운반하는 과정에서 새어나가는 부분이 많았었다. 실제로 1,000톤을 넘겨받아 청진의 제철소와 제강소까지 운반하는 과정에서 약 40-50톤 이상이 모자랐다. 선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이처럼 유실 량이 늘어나 실제 생산물은 최소 수십 톤에서 많게는 수 천 톤 이상 차이가 생긴다. 생산품을 최종적으로 수출하는 수송 과정에서도 손실분량이 크게 발생한다. 선철 생산물을 노리는 도적떼를 경계하기 위해 공장이나 기업소, 단위들에서는 무장 호송원을 배치하지만, 수송 기일이 너무 길다.
전력 문제와 기관차, 철도 등의 노후화로 열차 수송이 청진-회령간 2시간 30분 거리가 10-12시간으로 늘어나고, 청진-남양간 5-6시간 역시 만 하루 길게는 30시간 이상으로 늘어진다. 수송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호송원들은 배고픔과 추위를 막기 위해 생산물을 중간에 팔게 된다. 이 때 장사꾼들은 기관사와 기타 철도 관계자의 협조 하에 열차를 중간에 세워 선철을 빼돌린다.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다보니 자연히 손실분이 크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번 국방위원회 검열과정에서 이런 결과가 드러나자, 열차 호송원들부터 일대 검거 및 조사에 들어갔다. 청진 제철소의 설비, 자재, 제품 보위를 목적으로 한 보위대에서 약 300여 명의 보위대원들이 도 보안국 감찰과의 수배대상이 되어 사봉에 있는 제철소 보안서에 억류되고, 연루자만 수천 명에 이르러 조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청진시에서는 선철을 나르는 사람들을 각각 구역에 따라 수성바퀴, 사봉바퀴, 수남바퀴, 라남바퀴로 이름 지어 부르는데 각 구역별로 연루된 이들이 많아 한때 구류장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철도 호송원과 각 역전 보위대, 보안서들은 물론 외화벌이 사업 단위들까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청진 수성동에서만도 가족 중에 붙잡혀 간 집이 약 30세대가 넘는다. 수성동의 주민들은 “차라리 지금 세월에 감옥에 가 있는 사람이 편안할 것 같다. 감옥 안이나 바깥이 다 감옥으로 된 것이 누구 탓인가? 먹고 살기 좋으면 누가 그 무거운 선철덩어리를 지고 다니며 이 고생을 하겠는가? 잡을 놈은 놔두고 애매한 백성만 죽어나게 되었소. 나는 내 딸 아들이 나오게 되면 훤한 세상을 찾아서 가라고 하겠소. 철을 팔아먹지 못하게 하면 죄인도 없겠는데 국가가 여기저기 승인해서 팔아먹게 해놓고는 살아보자고 뛰어다니는 바퀴들만 고생시키지 않소”라며 속을 끓이고 있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