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이 자리에 모이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국제 평화·인권·난민 지원 활동을 하는 사단법인 좋은벗들입니다.
좋은벗들에서는 97년 11월부터 중국 연변에서 난민 구호 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난민들을 만났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지원 활동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내 북한 난민의 인권 상황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북한 인권 문제의 접근 방법
1. 서론
북한 인권의 실상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아서 사람마다 보는 시각과 가진 정보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양하게 이해하고 있다. 북한 사회를 인민의 천국으로 보기도 하고 세계 최악의 인권 불모지로 보기도 한다. 그러므로 북한 인권 문제는 진실에 근거를 두면서도 올바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2. 북한 인권의 실상
현재 북한의 인권 문제가 열악한 것은 국제 사회에 이미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북한을 인권의 불모지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권 침해 사례로 거론되는 것이 정치범 수용소나 한국군 포로·납북자 문제 등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주제로만 인권 문제를 접근한다면 보다 근본적인 인권 침해가 외면될 수 있다. 북한에서는 식량난 이후로 인간의 기본권이 보호되지 못하고 있다. 배급이 끊어진지 7-8년이 지나고 있으나 아직 식량난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장마당 장사를 하거나 뙈기밭 농사를 하지만 북한 정부는 장사 행위와 개인농을 단속하고 있다. 장사를 하기 위해 전국을 다니지만 여행의 자유는 여행증 발급이란 절차로 제한을 받고 있다. 가족은 해체되어 부부는 이혼을 하고 아동들은 거리의 거지로 전락하고 있다. 중국으로 넘어 간 행위 자체를 정치적인 범법 행위로 간주하며 처벌하고 있다.
한편 출신 성분에 따라 사회적 진출을 차별하는 신분제 사회이며, 중한 범죄의 경우 연좌제를 적용하는 봉건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권위주의가 유지되고 있다.
3. 북한 인권 문제의 접근 방법
그러므로 북한 인권의 문제는 분명히 제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북한 인권 문제 제기에 있어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정치적 관점을 떠나 실상을 사실대로 파악해야 한다. 제한된 자료나 통계 수치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둘째, 인류 보편적 가치의 관점과 기준에서 보아야 한다.
셋째, 각 나라와 문화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서구 편향적이거나 서구 사회와 단순 비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넷째, 북한 체제를 비난하거나 반대할 목적으로 인권 문제를 거론해서는 안되고, 북한 체제를 인정하고 그들과 화해하고 대화하는 기본 마음과 태도 위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문제제기 해야 한다.
다섯째, 당사자인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인권 문제를 보아야 한다. 즉,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4. 북한 인권 문제의 해법
북한 인권 개선의 최대 수혜자는 북한 주민이 되어야 한다. 인간이 소외된 인권 운동이 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 대다수의 북한 주민이 겪는 고통은 가장 기본적인 생존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북한 주민의 기본권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식량 및 의약품 지원이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
식량 지원과 동시에 북한 인권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장마당과 개인농 허용·여행의 자유 보장 등 북한 주민 대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사항부터 시작하여 정치범 수용소 문제까지 개선해 나가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인권 개선 요구와 함께 무조건적인 식량 지원이 진행되어야 한다. 반면 민간단체와 국제기구는 대북 지원과 인권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5. 결론
현재 북한의 상황에서는 식량 지원과 인권 개선 운동은 불가분의 관계다. 어느 한 측면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 구호 활동 없는 인권 운동은 대다수 북한 주민의 생존권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북한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당면한 북한 인권 운동의 최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