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하나의 민족으로 나아가기 위한 민족사 정립
법륜스님
민족이 하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구심점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구심점이란 바로 천손으로서, 또 단군 자손으로서, 동일한 민족사를 갖는 것입니다.
그 민족사 가운데서도 상고사 부분이 정립되어야 합니다. 어디에서 살든, 조선민족은 조선민족으로서의 뿌리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추세 속에서는 한국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한국에서 살아야 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미 10%이상의 많은 한국사람들이 해외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한민족은 종교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생활 양식도 다르고, 사는 국가도 다릅니다. 그래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뤄나가려면 민족사의 정립, 특히 상고사의 정립을 통해 민족의 뿌리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
남북한의 분단은 우리 역사의 시간안에서는 아주 짧은 시기에 속하는 일시적 현상입니다. 마치 신라말기에 후삼국이 병립하면서 잠시 분열되었다가 고려로 통일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지금 우리는 외세 침략의 후유증으로 남북이 병립이 되었다가 다시 하나로 화합해서 나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민족의 수난사는 남북한 분단만이 아니라, 소위 해외동포라고 하는 우리 역사상에 없었던 부류를 만들어 냈습니다. 어쩌면 일본에 있는 60만 재일동포나, 중국에 있는 200만 조선족이나, 구소련에 있는 60만 고려인들은 민족의 수난사에서 파생된 민족의 비극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세계각국에 흩어진 우리 민족이 연대와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어떻게 민족의 역량을 발휘하게 하느냐가 또 다른 의미의 통일입니다. 남북한이 꼭 영토와 군대, 행정조직을 하나로 해야만 통일이라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통일을 과거처럼 좁은 의미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각 국가에 사는 조선인들이 그 국가의 주류사회로 진출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서로 돕고 협력하면서 그들이 국제사회에 진출할 수 있고 잘 살 수 있도록 우리가 어떻게 협력을 해 나갈 것인가. 이게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들의 미래 비젼을 잡아야 됩니다. 아직까지 우리는 과거의 피해의식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우리는 우리 민족에 대한 비하감 같은 것이 늘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과거 5천년 역사 또는 9천년의 역사를 살펴보고, 과거 민족의 뿌리를 살펴봄으로 해서 민족으로서의 긍지를 가져야 합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민족 수난사 속에서의 우리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분열되고 흩어졌던 우리가 하나로 합하고 협력해야할 과제가 있음을 잘 인식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민족에 대한 긍지도 없고, 민족이 겪었던 고통에 대한 아픔도 없고, 그 아픔을 치유하려고 하는 강력한 원도 부족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상고사뿐만 아니라 민족 독립운동사 또는 민족 해방투쟁사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역사에 대해서도 기본골격은 알아야 합니다.
현재 민족의 상고사 부분과 독립운동사는 너무 많이 왜곡되어 있습니다. 1920년대 사회주의, 마르크스주의가 들어오면서 독립운동을 하는 많은 사람들은 여기에 관심과 지지를 표했습니다. 독립운동의 시대적 조류를 형성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의 대립속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기록에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수 많은 사람중에 민족주의 세력까지만 역사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사회주의권에 관계하지 않았던 중국의 국민당 정부와 결합한 김구 선생님의 독립운동이나 아니면 국내에서 심훈의 상록수, 3.1 독립운동, 조선어학회 사건, 이런 것들이 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외의 민족 독립을 위해서 투쟁한 역사적인 기록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습니다.
또한 북한에서는 만주벌판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했던 단군교 신봉자인 북로군정서, 서로군정서의 독립군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바로 사회주의 운동이 일어난 이후에 사회주의 그들에 의해서 이루어진 독립운동은 없고 오직 김일성 장군과 그 부대들, 소위 갑산파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역사가 마치 모든 민족의 독립운동을 다 한 것처럼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김일성 장군의 기록, 그 가문의 기록만을 중심으로 한 저항적 민족주의, 극렬한 민족주의만이 민족사의 하나의 신앙처럼 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남쪽, 북쪽 모두 역사가 편재돼 있기 때문에 수많은 민족의 선열들이 기록에 남지 않아 역사속에서 잊혀졌습니다.
이것이 소위 역사적 왜곡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역사가 이렇게 단절되어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하나의 역사의 흐름속에서 벌어진 가지들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고 각각 자기파, 자기 이데올로기, 자기 사상, 자기종교 등의 관점에서만 민족 문제와 사회문제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민족의 독립운동사, 해방투쟁사가 올바로 정립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남북의 역사 흐름을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과거 분단으로 인해 발생한 남북한 모두의 역사를 민족의 아픔으로 껴안을 때 역사적 기록도 객관성이 있게 되며, 민족의 화해와 통일이 가능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