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회령시 한달새 7일분의 식량만 공급
각지에서의 지원으로 식량사정이 전국에서 가장 좋았던 회령시도 요즘 한 달이 넘어가면서 배급을 5~6일 분량만 겨우 공급하고 있다. 감자면 감자, 옥수수면 옥수수가 일단 생기는 대로 3~4일 분량씩 주고 있어 주민들의 식량 사정이 어렵다. 제일 공급을 잘 받는 구역이라야 일주일 분량이다. 어떤 때는 쌀을 이틀분만 공급하고 있다. 한 주민은 “전국에서 제일 좋다는 회령이 이러니 다른 지방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라고 말한다. 식량가격은 좀처럼 내리지 않고 계속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26일 현재 회령의 쌀 가격은 1,150~1,180원이고 옥수수쌀은 450원대이다. 회령시는 풋옥수수가 나오고 다른 채소들도 시장에 많이 나오면서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이다.
7월 말 현재 아사 위험 지역, (사)좋은벗들
함경도 큰 기업소 일반 노동자 80%가 굶주리는 상태
함경남북도의 인구가 비교적 많은 함흥과 청진, 흥남과 단천 등의 큰 도시들은 현재 최대 기아상태에 처해있다. 법 기관 사람들의 경우에는 1년 식량이 이미 공급되었고 교육보건기관들은 명목상 공급이 되고 있다. 현재 제일 어려운 것은 일반노동자들이다. 아예 공급체계가 마비상태라 한 달에도 며칠 주다말다 하는데 지금은 쌀 한 톨 구경하지 못하는 공장들이 많다. 농촌빈민계층들은 그래도 텃밭이라도 있어 그나마 낫지만, 도시 노동자들은 시내공장 중 군수품 생산단위와 수출품공장을 제외한 화학섬유, 방직공장, 방적기계, 선박공장, 락원기계 등 큰 공장 노동자들까지도 쌀 공급이 전혀 없다. 이들 큰 기업소 일반 노동자들의 80%가 하루에 단 한 끼 식사도 하기 어려울 만큼 굶주리고 있는 실정이다. 함북도와 함남도 공장기업소들 대부분이 식량이 바닥난 지 오래이다. 4월부터 식량이 한 톨도 공급이 되지 않은 단위들이 많아 당국차원의 논의가 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이다.
■ 논평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려면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한다
현재 북한이 아사를 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식량은, 주민 2천만 명 대비 하루 필요량을 1만 톤으로 잡아도, 10월말 추수 전까지 최소 90만 톤이 필요하다. 당장 8-9월에 시급히 필요한 양이 60만 톤인데, 현재 한국에서 지원될 식량은 40만톤에 불과하다. 설혹 10월말까지 차질 없이 운송된다 해도, 현재의 지원속도로는 대량아사를 막을 길이 없다.
지금 북한에서 벌어지는 현실은 지난 1995년 대홍수 이후 1998년 말까지 300여만 명이 대량 아사했던 그 때의 초기 상황과 너무도 흡사하다. 우리가 직접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어 모르고 지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무도 들어주지도 알아주지도 않아 평범한 주민들이 굶주림 속에 죽어가고 있다. 또 다시 우리 동포들이 식량이 없어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각계각층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한국 정부는 현재 확정된 지원물량을 철로, 육로, 해로를 이용해 최대한 신속하게 보내야 한다. 또, 최대 위기지역인 동북 내륙지역 주민의 아사를 막기 위해 중국산 옥수수 10만 톤을 구입해 긴급 구호 성격의 인도적 지원을 추가로 단행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EU 등 국제사회도 인도적 식량 지원을 긴급히 단행해주기 바란다.
북한 정부는 지방 인민의 식량위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국제 사회에 알리고 긴급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철도를 이용한 식량수송이 가능하도록 철도를 개통하고, 해안의 크고 작은 항구를 모두 개방해 수송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 또 지원된 식량을 취약계층에게 신속히 공급하고, 국제 사회가 요구하는 인도적 지원 물품의 분배 모니터링을 확대해야 한다.
큰 사건의 시초에서는 항상‘설마’하고 외면하고 싶어지는 법이다. 대량 아사의 초기 조짐이 보이는 이때를 놓친다면 우리는 또 다시 떠나간 동포들 앞에서 그저 회한의 눈물만 흘리게 될 것이다. 지금 움직이면 그들을 살릴 수 있다. 우리가 그들의 희망이 될 수 있다. 지금은 한톤이라도 더 빨리 더 많이 보내야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위급한 때이다.
■ 여성/어린이/교육
원산, 중앙검찰 검열 후 남녀 2명 공개처형
지난 5월 중앙검찰 검열 때 원산시 무역 단위회사에서 걸린 사람들이 많았다. 중앙에 회보된 후 강원도는 다시 두 달 전부터 중앙연합검열을 하고 있다. 그 결과 7월 25일 시내경기장에서 중앙 성 기관, 각 도․시․군 외화벌이 단위 특수기관들을 포함해 시내 군중 1만 여명을 모아놓고 공개 재판을 한 후 남녀 2명을 공개처형했다. 여자는 판매소 소장이고 남자는 봉사소 소장이었다. 죄목은 도박과 마약매매, 성 록화물 및 출판 록화물 판매, 국가 수출물자 6~7만 달러 탐오랑비(공금횡령)죄 등이 명목이었다. 금강군의 한 사람은 몰리브덴과 중석밀매로 무기징역을 받았다. 검열 총화가 아직 계속되고 있어 원산시 전체가 온통 이 얘기로 수군거리고 있다.
■ 경제활동
평양에서도 골동품 장사 몰두
중국에 고려청자 등 골동품을 판매하려는 평양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정부 관계자 중에도 이 장사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적게는 몇 백 달러에서 크게는 10만 달러까지 하는 고려 자기류가 많다.
생계이유로 이혼율 증가
전국 도, 시, 군 등에선 생계를 이유로 이혼하겠다는 부부가 너무 많아 법적으로 이혼을 승인해주지 않고 있다. 도리어 이혼하는 자는 강제추방을 하겠다고 당국이 엄포를 놓을 정도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굳이 결혼이든 이혼이든 당국에 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그냥 신고 없이 살다가 안 맞으면 헤어지면 된다는 생각에서다. 최근 결혼하는 사람들 중에는 아예 혼인 등록을 하지 않고, 몇 달 혹은 몇 년 같이 살다가 힘들거나 싫으면 갈라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회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며 우려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농촌 동원 끝마쳐
중복날인 7월 25일까지 연장됐던 김매기 동원이 드디어 전국적으로 끝났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 김매기다 뭐다 각종 동원으로 그늘 한 점 없는 허허벌판에서 일하고, 왕복 수십리길을 걸어 다니면서 제대로 먹지도 못했던 사람들의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지방의회 선거, 100% 찬성투표
7월 29일 지방의회 대의원 선거는 새벽부터 선전 행진 대열이 움직이며 진행됐다. 저녁 6시까지 100% 찬성투표로 끝났다. 신의주 지역은 오전 11시가 지나자 모든 투표가 끝났다. 해외에 나가있던 출장자들도 단동-신의주 국제열차를 이용해 11시에 도착했는데, 도착하자마자 바로 선거에 참가하느라 매우 부산했다.
전승기념일, 명절 분위기로 넘쳐
전승기념일인 7월 27일, 각 지역은 완연한 명절분위기였다. 기념일마다 동상 찾기는 어길 수 없는 의례행사이다. 참배안한 걸 들키면 처벌이 따르기에 당국에서 굳이 포치를 안 해도 고정 시간에 자발적으로 나간다. 동상에 참배한 후에는 공원 공지마다 록음기를 켜놓고 남자들이 모여 정신없이 춤을 춘다. 현재 5․19방침이후 모여서 마시고 노는 풍기를 매우 엄중시하고, 함경북도에서는 두 사람 이상 길가에서 마주 서서 말하는 것도 감시의 눈초리가 대단한 상황이다. 따라서 기념일이 되면 전국 각지들에서 없는 살림에도 성의껏 차려입고 나와 그동안의 쌓인 스트레스를 푸느라 모두 기를 쓰고 마음껏 마시고 춤을 춘다. 이 때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남자들로, 여자들은 별로 없고 있다 해도 노인들뿐이다. 신의주의 한 남성은 “단속에 단속이 이루어지고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게 하니 사람 사는 것이 아무 재미도 보람도 없다”고 말한다. 신의주에서도 압록강 유원지가 미어터지도록 군중이 운집해 모여 놀았다. 전쟁 로병들을 상대로 기념행사를 하고 여맹원 1천여 명이 합창단 공연을 했으며, 공연이 끝난 후 식사 한 끼를 접대했다. 로병들에게만 500g짜리 유엔 과자 두 봉지, 치약 ․ 칫솔, 신발 한 켤레씩을 배급했다.
해외 원조 받은 병원이 그나마 괜찮은 축
전반적으로 의료 설비가 낙후한 가운데, 그나마 해외 원조를 받은 병원들이 괜찮은 축에 든다. 이런 사정 속에 북한의 각 시, 도 병원에서는 원조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직접 참관하러 오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신의주 시병원과 도 소아병원도 2-3년 전에 신의주가 고향인 한국 사람이 의료 설비를 지원해 크게 개선된 바 있다. 이에 반해 규모는 제일 크지만 별다른 설비 지원을 받지 못한 도 병원은 초음파 진단 등을 할 수가 없어 환자들을 신의주 시병원이나 소아병원에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평안남북도 통틀어 CT촬영기가 없어 CT촬영을 해야 하는 경우 평양에 가야한다. 약품이 부족한 것은 평양 병원도 마찬가지다. 평양의 환자들도 대부분 신의주에 와서 약품을 구입하고 있는 처지다.
여름철 인민갱 매몰사고 빈발
요즘 함경북도 각지 탄광에서는 여름이라 굴이 자주 무너져 생매장당하는 인명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개인들은 인민탄광(일명 인민갱)에서 굴을 파고 탄을 캐는데, 대체로 겨울에만 파고 4월부터는 갱을 묻어둔다. 그러나 여름철인데도 먹고살기 위해 계속 탄을 캐는데 낮에는 갱에 가스가 차 들어가지 못하고 밤에만 캐곤 한다. 대체로 25m 깊이여서 굴이 무너지면 어떤 대책도 없다. 회령에서는 이 달에 벌써 7명이 숨지고 온성에서도 7월 22일에 한 명이 파묻히는 등 지난 20일여일 동안 9명이 사고로 죽었다.
군인들 6월말까지 동기 군복 벗지 못해
평안남북도 가내반에서는 요즘 군수용 동기(겨울철) 장갑 2만 켤레를 만드는 일이 한창이다. 일인당 40켤레를 만드는 과업이라 일부 가내반에서는 직접 가공하자고 하는 사람도 있고 임가공비를 내고 하지 말자는 사람도 있다. 서로 옥신각신하다가 어떤 가내반에선 일인당 8천원씩 내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전 군대의 60~70%에게 하기복(여름 군복)이 미처 공급되지 못해 6월 달까지도 동기 군복을 벗지 못했다. 특수부대를 제외하고는 모든 군수품이 딸려 중앙당 지시로 군수품을 여맹 가내반에 포치하기로 결정하고, 25일부터 전국 도별로 품종이 제정되어 임무가 떨어졌다. 원래 10월까지 군대용 동복 내의, 장갑, 허리띠 등을 생산 완료해 군인에게 공급해야 하는데 미처 기한을 맞추지 못할 상황이 되다 보니 여맹 가내반에 호소한 것이다. 한 가내반에 인원이 300여명인데 도마다 가내반마다 과제가 다 다르다. 10월까지 동기복을 완성해야 하는데 노동력이 부족하자 여맹에 호소해 무조건 하게 하고 있다. 집집마다 군대에 자녀를 내보낸 상태라, 아들딸 생각에 모두 군 말없이 결정에 따르고 있다.
원래는 인민군 후방총국에 피복총국 공장이 있으나 공장노동자에게 일상적인 식량지원이 안되고 원료자재 조달이 어려워 현재까지 조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후방총국은 필요할 때마다 자재와 식량을 가져다 임가공으로 군수품을 만들어오고 있다.
상인들, 장사 안 돼 울상
주민들이 돈이 없다보니 시장이 침체 분위기다. 시장에서 좀처럼 상품들이 팔리지 않자, 상인들은 하루벌이도 안된다며 난리들이다. 가뜩이나 상품이 팔리지 않는 데다 8월 3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가 끝나면 45세 미만은 장사를 할 수 없게 돼 상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모님 장사 도와 목숨이나 건져라”
현재 함경북도의 학교 출석률은 70%정도이다. 어느 학교든지 각종 동원으로 학급당 결석률이 높다. 교원들은 제대로 나오지 않는 학생들을 보고 졸업할 때까지 나오지 않아도 졸업증을 주겠으니 아예 나오지 말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나오면 또 며칠씩 나오지 않으니 성적도 떨어지고 아예 공부도 제대로 못하니, “부모님 장사 도와 목숨이나 건져라”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경우 여행증이 없어도 기차를 탈 수 있고 자동차를 타도 서비료가 적게 들어 행방 장사를 제법 잘 할 수 있다. 이렇게 아이들도 학업 대신 장사에 나가야 겨우 연명해가는 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병원에서도 영양실조 환자 늘어
병원에서도 영양실조 환자 늘어
요즘 입원하는 환자들을 보면 영양실조자들이 많다. 또 결핵, 췌장염 환자들이 주로 입원한다. 리 ․ 동 단위의 진료소에는 입원실이 없어 입원하려면 시나 도병원에 가야 한다. 소아과 같은 경우 아이들이 진찰을 한 번 받으려고 해도 의사선생님들에게 뇌물을 바쳐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녀를 소아과 병동에 입원시킨다 해도 일반 서민들은 3일 이상 입원시키기가 어렵다. 식사 시간에는 환자 식사뿐만 아니라 의사 선생님의 식사까지 무조건 보장해야 하니,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산부인과, 내과, 외과 등 다른 병동도 마찬가지다.
전국 방역소들 초긴장 상태
현재 전국 각지에서 각종 질병으로 죽어가는 환자들이 많아 모든 방역소들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중앙당에서는 각종 질병과 전염병들의 퇴치방지사업을 잘해 8월 아리랑 축제를 원만히 진행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전국에 지시했다. 각 도와 시들에서는 전문 전염병 방지 소조를 조직해 대책을 마련 중이다. 최근 들어 사망자의 증가에는 식수의 오염이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현재는 장마철이라 신의주에서는 ‘모두 수돗물을 끓여 먹자’ 는 큰 구호를 시 전역 곳곳에 내걸었다. 아리랑 축제 때문에 어지간한 전염병은 소문내지 말고 해당 지역에서 방책을 세우고 해결하여 축제에 될수록 영향이 가지 않게 하라고 지시가 내려진 상태이다.
일본뇌염과 학질 유행
신의주, 강계, 원산, 함흥 등지에서 일본뇌염과 학질이 유행하고 있다.
온성, 샛별, 길주, 청진에 설사병 돌아
요즘 국경변 지역, 특히 온성을 비롯한 샛별, 청진, 부령 쪽에서는 무더운 날씨 속에 농사일에 시달리다 설사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주민들은 1997-98년 때처럼 무더기로 죽는 것은 아니지만 양식 곤란에 먹지 못하고 무더위에 지쳐 그렇다고 말한다. 설사병이 돌면서 사망자수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은 배급 못 받은 지 이미 오랜데다, 비가 안와 초여름 작물 농사가 전혀 되지 않아 양식곤란이 대단하다고 말한다.
제대군인들이 제일 어려워
함경북도에선 나이 먹어 제대되는 제대군인들의 생활형편이 가장 어려운 상태이다. 40살까지 근무하다 제대된 군인들은 사회에 나와선 배급도 없고 장사도 할 줄 몰라 살아가는 방법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는 것이 너무 한심해 주변에서 다들 불쌍히 여긴다. 한때 군복입고 옆구리에 총을 차고 다니던 모습은 찾을 길이 없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거나 산에 가서 뭔가 캐먹는다. 현재 이런 부류의 생활형편이 가장 어렵고 또 제일 많이 죽어나간다.
온성 기업소, 농장과 연계 감자배급
온성지역의 쌀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7월 22일 현재 입쌀은 1,100원, 옥수수는 520원이나 장마당에는 쌀이 얼마 없다. 옥수수 묵지가 450원인데 묵지가루가 제일 잘 팔린다. 시장들에선 ‘장사가 안 되어 어쩌겠니’ 하는 사람들과 ‘돈이 없어 어떻게 살겠니’ 하는 주민들의 탄식어린 말뿐이다. 온성 등지에서는 감자를 모두 파서라도 아사자를 막기 위해 힘 있는 기업소들이 농장과 연계해 감자배급을 주고 있다. 농장에 가서 감자고랑들을 세 주면 노동자들은 가족들을 데리고 가서 같이 캐어 가져간다.
회령시 한달새 7일분의 식량만 공급
회령시 한달새 7일분의 식량만 공급
각지에서의 지원으로 식량사정이 전국에서 가장 좋았던 회령시도 요즘 한 달이 넘어가면서 배급을 5~6일 분량만 겨우 공급하고 있다. 감자면 감자, 옥수수면 옥수수가 일단 생기는 대로 3~4일 분량씩 주고 있어 주민들의 식량 사정이 어렵다. 제일 공급을 잘 받는 구역이라야 일주일 분량이다. 어떤 때는 쌀을 이틀분만 공급하고 있다. 한 주민은 “전국에서 제일 좋다는 회령이 이러니 다른 지방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라고 말한다. 식량가격은 좀처럼 내리지 않고 계속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26일 현재 회령의 쌀 가격은 1,150~1,180원이고 옥수수쌀은 450원대이다. 회령시는 풋옥수수가 나오고 다른 채소들도 시장에 많이 나오면서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이다.
7월 말 현재 아사 위험 지역, (사)좋은벗들
함경도 큰 기업소 일반 노동자 80%가 굶주리는 상태
함경도 큰 기업소 일반 노동자 80%가 굶주리는 상태
함경남북도의 인구가 비교적 많은 함흥과 청진, 흥남과 단천 등의 큰 도시들은 현재 최대 기아상태에 처해있다. 법 기관 사람들의 경우에는 1년 식량이 이미 공급되었고 교육보건기관들은 명목상 공급이 되고 있다. 현재 제일 어려운 것은 일반노동자들이다. 아예 공급체계가 마비상태라 한 달에도 며칠 주다말다 하는데 지금은 쌀 한 톨 구경하지 못하는 공장들이 많다. 농촌빈민계층들은 그래도 텃밭이라도 있어 그나마 낫지만, 도시 노동자들은 시내공장 중 군수품 생산단위와 수출품공장을 제외한 화학섬유, 방직공장, 방적기계, 선박공장, 락원기계 등 큰 공장 노동자들까지도 쌀 공급이 전혀 없다. 이들 큰 기업소 일반 노동자들의 80%가 하루에 단 한 끼 식사도 하기 어려울 만큼 굶주리고 있는 실정이다. 함북도와 함남도 공장기업소들 대부분이 식량이 바닥난 지 오래이다. 4월부터 식량이 한 톨도 공급이 되지 않은 단위들이 많아 당국차원의 논의가 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이다.
“법을 어겨서라도 먹고 살자”
함흥지역은 쌀 원천이 없어 시장에서 쌀 구입하기가 어렵다. 쌀값은 계속 오르는데 고난의 행군 시기와 현저히 다른 점은 시내 모든 사람들이 법을 어기면서 까지도 먹고 살려고 한다. 고난의 행군시기에 모두 크게 혼났기 때문에 더 이상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려 하지 않는다. 고난의 행군시기보다 현재 생활수준은 많이 나아졌다. 그래도 요즘은 불경기로 식량의 위급함은 고난의 행군시기 못지않다. 마약과 밀수, 해외친척들을 찾아 도움을 받거나 여자가 있는 집들은 15살 이상이면 몸을 팔아서라도 살아간다. 이젠 공개적으로 누구도 비웃지 않는다. 먹고 살 수만 있으면 어떤 것을 하더라도 재간 있으니까 한다는 말을 한다. 함흥은 고난의 행군 시기 전국적으로 아사자가 제일 많았던 지역이기에 이번 식량 긴장에 모두들 신경을 바짝 세우고 있으나 별다른 대책은 없는 형편이다.
평안남북도, 꽃제비 전락 가정 증가
현재 식량 상태 긴장으로, 평안북도 염주, 선천, 곽산, 평안남도 안주, 개천, 덕천, 맹산, 신양, 양덕, 성천, 함경남도 요덕 등지에 온 집안이 꽃제비 신세로 전락하는 일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평안북도 염주군에서는 쌀이 떨어져 아내가 집을 나가는 바람에 남편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살다가 생활에 너무 지친 나머지 남편이 목을 매달아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