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12월 1일부터 45세 이하 여성 장사 금지
지난 10월 26일 함경북도 녀맹위원회에서 오는 12월 1일부터 45세 이하 여성들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지 못하게 한다는 방침을 채택했다. 1차로 30세 이하 여성의 장사가 금지됐고, 곧이어 40세로 상향 조정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더 강화된 방침이 나온 것이다. 각 시에서는 시당 소속 김정일 혁명활동연구실에 소속된 녀맹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문건을 전달하고, 사상교양을 시켰다.
전국 당 세포비서대회 1호 행사 못 해
여러 참관 행사 등으로 11월 초까지 예정됐던 전국 당 세포비서대회 일정이 예상 외로 일찍 끝났다. 부부장급 도, 시, 군당 간부들은 남아서 사상투쟁회의를 했으나, 그 외 세포비서들은 1호 행사도 하지 못하고 내려와 매우 아쉬워했다. 세포비서들은 김정일 위원장과 사진 찍는 1호 행사를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며, 애초 세포비서대회에 참가할 때부터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 여성/어린이/교육
농담했을 뿐인데 보위부 끌려가
농담 한 번 잘못한 죄로 지난 9월 29일 보위부에 끌려가 아직까지 못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회령시 1월 17일 공장의 자동화 직장 로동자들은 쉬는 시간에 모여 한담하던 중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다. 이런저런 말을 하다 누군가 중국에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모두들 너도나도 가볼까 하며 농담하는 것을 누군가 듣고 보위부에 신고했다. 그 자리에 있던 노동자들은 그 날로 보위부에 끌려갔는데, 아직까지 집에 돌아온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이들이 돌아오지 않자 “모두 정치범 교화소에 들어간 것 같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 경제활동
세외 부담 없애라며 돈 걷어
전국 각 도시에서는 세외 부담을 없앨 데 대한 방침을 전달하는 회의를 강하게 하고 있다. 대학, 병원, 기관, 기업소, 동사무소, 인민반 등 모든 단위에서 회의를 진행하지만, 회의 정신을 전달하고 돌아앉기도 전에 모금을 조직한다. 실제 신의주의 어느 단위에서는 세외 부담을 없애라고 전달하자마자, 곧이어 남신의주 도로건설공사에 필요한 원자재 구입비가 없으니 1만원씩 내야 한다고 선포해 참석자들이 쓴웃음을 지었다.
“세외부담 하지 말라고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고 간부들이 말한다. 모두들 “어디서 건설자재를 만들어 내겠는가” 한다. 모래부터 자갈, 나무, 기름, 전기, 자재 등을 각 인민반에게까지 분담시키지 않으면 시간 내 완성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세외 부담으로 일단 건설한 뒤에 혹시 책임을 물으면 몇몇 간부만 책임지고 목 잘리는 것이 낫지, 시간 내 완공을 못 해 간부급 전원이 전격 처분되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나” 한다. 이러니 방침이 무의미하다는 말이 나온다.
쏟아지는 방침에 정신 못 차릴 지경
각 도 소재지들에서 장사와의 투쟁이 계속 심화되고 있다. “시장이 비사회주의 서식 장으로 되였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말씀에 따라 장사에 대한 8․26 방침이 나왔다. 전국에서는 방침을 관찰시키느라 난리법석이다. 한 간부는 “요즘 주일마다 방침만 해도 수십 개가 내려와 부분별로 따지면 굉장하다. 간부들 모두 정신 못 차릴 정도라 말한다. 뒤에서 초당 방침이라고 까지 말하는 간부도 있다”고 전한다. 방침들이 정신없이 쏟아지자, 한쪽에선 법 기관 사람들만 좋은 일 났다는 냉소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단속 일선에 나서는 법 일꾼들이 뇌물 받을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간부와 주민들 모두 요즘은 도대체 뭐가 뭔지 통 알 수 없다고 한다. 정보 산업화 시대라고 떠들면서도, 핸드폰 단속하지, 컴퓨터 방 단속하지, 급기야 빛 섬유전화도 못하게 하지, 또 로임과 배급은 안 주면서 장사 못하게 하지 도대체 어쩌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의견들이 많다. 안 그래도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족쇄 같은 방침들이 계속되니, 이대로 나가면 큰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다고 불안해하는 주민들도 있다.
함경북도에 한국 차관 쌀 5천 톤 공급
청진항에 들어온 한국 차관 쌀 중에 함경북도에 공급된 쌀은 5천 톤이다. 이 중에서 김책제철소에 3천 톤이 공급됐고, 나머지 2천 톤은 각 시당 등에 풀렸다. 군대에게 준 것이 아니라 원호 사업하라는 지시가 계속 내려오고 있다.
이틀 안 보이는 사람 추적당해
요즘 함경북도에서는 이틀 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종적을 추적하고 있다. 보안서 등에서는 가족들을 불러 어디에 갔는지, 뭘 하고 있는지 등을 꼬치꼬치 조사한다. 확인되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가족들을 제각기 가둬놓고 심사한다. 타지방에 출장 간 사람은 실제 출장 여부를 그 지역에 확인하고 있다.
“간첩 행위자 잡아낼 때까지 검열하라”
전국적으로 마무리되어 가는 듯 보이던 무역 회사 대상 검찰 검열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다시 시작된 주요 검열 내용은, 국가 돈을 탕진하고 개인 주머니에 챙긴 것과 외부와의 련계에서 정보 유출이 있었는지 여부다. 아직도 내부 비밀이 계속 새나가는 것은 이들 속에 깊숙이 숨겨진 간첩 행위에 의한 것이라며, 잡아낼 때까지 검열하라는 방침의 말씀이 있었다.
11월 초 쌀값 조금 더 내려
한때 1,700-1,800원대를 넘나들던 쌀값이 10월 추수철을 맞아 1,300-1,400원대로 떨어지더니, 11월 초 현재 1,200-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일부 1,000원까지 떨어진 곳도 있다. 11월 3일 신의주와 함흥에서 중국 쌀은 kg당 1,000원에 판매됐고, 국내 쌀은 1,200-1,250원에 거래됐다. 평성과 청진도 각각 1,250원과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옥수수는 함흥이 380원으로 가장 낮았고, 청진과 신의주가 450원, 그리고 평성이 600원으로 가장 높았다.
11월 3일 주요 도시 쌀, 옥수수 가격
(단위:kg/북한원)
함북 청진 | 함남 함흥 | 평남 평성 | 평북 신의주 | |||||
쌀 | 1,300 | 1,200 | 1,000-1,250 | 1,200 | ||||
옥수수 | 450 | 380 | 600 | 450 |
김장거리 너무 비싸 김장 걱정
바쁜 농사철이 끝나자 바로 김장철이 시작됐다. 북한 주민들에게 김장은 겨울 반년 량식이다. 없는 살림에도 무조건 김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 조선 사람들인데, 쌀값보다 비싼 남새를 구입하지 못해 속만 태우고 있다. 남새뿐이 아니다. 고추, 마늘, 젓갈 등 양념류도 kg당 쌀값보다 몇 배나 비싸 감히 구입할 꿈도 못 꾼다. 일반 주민들은 먹을 것도 부족한 상태에서 어찌 이런 것까지 욕심을 낼 수 있겠는가 한다. 각 시에서는 단위별로 자체 사업을 통해 배추와 무를 나눠주도록 했으나, 힘 있는 단위 몇 곳을 빼고는 모두 올 김장을 담기는 다 틀렸다며 고개를 흔들고 있다.
실제 김장거리들의 가격이 끝없이 오르고 있다. 중국산 고춧가루는 대체로 5-7천원이지만, 국내산은 적게는 1만원 많게는 3만원까지 한다. 함흥은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이틀 사이에 고춧가루가 1만 8천원에서 2만 5천원으로 껑충 뛰었다. 10월 23일 평양에선 kg당 3만원까지 올랐다. 마늘도 함흥에선 kg당 2,300원에서 2,800원으로 올랐다. 평양에선 3,500원 한다. 11월 1일 신의주에서 중국산 마늘은 kg당 1,200원, 국내산은 3,000-3,500원에 거래됐다.
무와 배추 값도 작년 이맘때에 비해 껑충 올랐다. 작년에는 평양, 평성, 남포, 신의주 등 전국 주요도시 시장에서 대체로 100-200원선에서 거래되던 무가, 올해는 400-700원까지 올랐다. 또 작년에 지역별로 큰 차이 없이 200-350원선에 거래되던 배추는 올해 지역에 따라 450-1,300원대까지 오르면서 지역별 가격 편차도 심하다. 현재 최고가를 형성하고 있는 곳은 평양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돈 없는 사람들은 도저히 김장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반면 돈 있는 사람들은 이번 김장에 고추와 마늘을 얼마 넣네, 낙지를 넣네 하며 야단을 피워 돈 없는 사람들 마음만 아프게 하고 있다.
전국 당 세포비서대회 1호 행사 못 해
여러 참관 행사 등으로 11월 초까지 예정됐던 전국 당 세포비서대회 일정이 예상 외로 일찍 끝났다. 부부장급 도, 시, 군당 간부들은 남아서 사상투쟁회의를 했으나, 그 외 세포비서들은 1호 행사도 하지 못하고 내려와 매우 아쉬워했다. 세포비서들은 김정일 위원장과 사진 찍는 1호 행사를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며, 애초 세포비서대회에 참가할 때부터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시장 단속, 계엄령 내린 듯한 풍경
전국 시장에서 20-30대는 무조건 장사를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또 화장품, 가방, 약품 등 금지 상품 매대를 보이는 즉시 없애고 있다. 많은 인원들이 줄줄이 검사하고, 곳곳에서 보안원들이 단속하는 모습들이 마치 계엄령 내린 것처럼 살풍경해 보인다. 신의주에서는 각 보안서들에 개인 장사를 근절할 때까지 검열 통제를 강화하라는 지령을 계속 내리고 있다. 이에 보안원 전원이 출동해 시장에서 살다시피 한다. 현재 신의주의 보안서 국경 감찰과에서 검열 성원들이 구매자로 가장하고 물자를 끌어낸 후, 증명서를 들이대며 “구류장 들어가겠나 아니면 물자를 바치겠나?”하면서 강제 몰수한다.
45세 이하 장사 금지 소식에 여맹원들 큰 반발
회령시에서도 10월 28일 이 같은 내용으로 사상교양이 진행됐는데, 녀맹원 대부분은 “석 달 분 이삭 통 강냉이를 반년 배급이라면서 앞당겨 나눠주고, 앞으로 장사도 못하게 하면 어떻게 가족을 먹여 살리겠는가. 남편들 로임이라야 800원 내지 1,000원 가지고 매달 지원 할 돈도 안 되는데, 바람만 먹고 살란 말인가”고 의견이 분분했다. 한동안 회의장 안이 시끌시끌했는데, 시당 선전부 간부들이 나와 제재해서야 겨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회의장을 나서면서도 “이건 앉은 자리에서 굶어죽으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 것이냐”, “세상에 어디 이런 법이 다 있는가”하면서 여전히 불평불만을 로골적으로 드러내는 여성들이 많았다.
청진 수남시장에서는 10월 30일경 45세 미만 여성들을 모아놓고, 구역 인민위원장과 시장 관리원이 나와 “장사를 하지 말고 직장을 찾아 일을 할 데 대한” 내용으로 연설했다. 연설 도중 여성들의 불평불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여성들의 반발이 거세 연설자의 목소리가 묻힐 정도였다.
12월 1일부터 45세 이하 여성 장사 금지
지난 10월 26일 함경북도 녀맹위원회에서 오는 12월 1일부터 45세 이하 여성들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지 못하게 한다는 방침을 채택했다. 1차로 30세 이하 여성의 장사가 금지됐고, 곧이어 40세로 상향 조정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더 강화된 방침이 나온 것이다. 각 시에서는 시당 소속 김정일 혁명활동연구실에 소속된 녀맹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문건을 전달하고, 사상교양을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