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장사 금지에 메뚜기 장사 더욱 기승
장사 가능한 연령을 50대 이상으로 제한한 이후 젊은 장사꾼들이 시장 주변에 얼씬하기조차 힘들어졌다. 시장에서 장사를 못하게 하니 자연히 골목길에서 보안원들의 눈을 피해 장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골목 장사도 엄단하고 있어 전국 어느 지역에서든 보안원과 상인들 간의 숨 막히는 숨바꼭질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장사를 열심히 하다가도 보안원들의 출퇴근 시간인 매일 아침 7시부터 8시, 그리고 저녁 7시부터 8시 사이에는 모두 자취를 감춘다. 하도 번갯불같이 움직여서 보안원들도 일일이 막을 수가 없다 말한다. 모두 한 끼 벌이로 사는 사람들이라 하루라도 장사를 하지 않으면 당장 먹을 것이 없어 기를 쓰고 장사하러 나온다. 쫓으면 철수했다가 다시 나타나는 이런 장사를 그동안 메뚜기 장사라고 불렀는데, 올해 방침이 새로 강화되면서 메뚜기 장사도 더 심해졌다.
골목길에는 대부분 음식 장사가 많은데, 떡, 두부, 인조밥, 튀김류 등을 파는 사람들이 많다. 함흥시 아파트 구역에는 은퇴한 노인들이 자전거 수리, 신발 수리, 옥수수 펑펑이 가루 튀기기, 라이터 가스 주입 및 우산, 가방 수리 등으로 생계비를 벌고 있다. 신의주에서는 옥수수 한 되박을 튀기면 1.4kg 정도 나오는데 350원을 받는다. 평균 하루 10방 튀겨야 3,500원 가량 벌 수 있다. 단속의 눈을 피해 장사하다보니 식구들 하루 끼니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눈물겨운 하소연을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다.
평성시를 새 시장 관리 운영의 본보기 삼아
새로운 시장 관리 운영 규정이 발표되면서 평성시가 전국의 본보기가 돼야겠다는 중앙당의 방침이 있었다. 중앙당은 공화국에서 제일 큰 시장인 평성시장의 운영을 바로 잡기 위해 전문지도 성원을 파견했다. 시장 관리 운영을 이유로 중앙에서 사람을 파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평성 주민들은 조만간 평성 시장에 큰 폭풍이 일어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해 하고 있다.
■ 경제활동
“마약의 뿌리를 뽑아야겠다”는 방침 내려
함흥시는 현재 중앙 비사회주의그루빠 검열조와 보위사령부 검열조 합동으로 재차 비사회주의 그루빠 검열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마약의 뿌리를 뽑아야겠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침에 따라 빙두(마약) 건에 중점을 두어 진행하고 있다. 이번 비사회주의그루빠 검열에 걸려든 빙두 생산자들 중에는 과학원 함흥 분원 원사, 박사, 준 박사, 과학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연구 자금과 설비, 실험 기자재 등의 부족으로 연구 활동을 하지 못하고, 생계가 어려워 개인 돈벌이 목적으로 마약 생산에 열중해왔다. 비사회주의그루빠 합동 검열조는 이들을 처벌하는 문제에 관해 상부에 보고했다. 상부에서는 과학원의 명성 있는 노(老)학자들과 유능한 과학자들의 경우 빙두 생산을 눈감아 무죄로 판결하고, 일부는 당적 책벌을 내리기로 했다. 처음엔 모든 관련자들의 죄행을 일일이 열거해 연루된 모두를 처벌해야 한다고 올렸는데, “그 많은 과학자들을 다 처벌하면 과학 연구는 누가 하느냐, 그 중에는 나라에 공헌을 세운 과학자들도 있다”며 과학자들을 연구 사업에 계속 종사할 수 있게 하라는 방침이 있었다.
엄동설한 내쫓긴 철거 대상 주민들
이번 회령시 결정에 따라 철거 대상이 된 주민들의 고통이 막심하다. 어떤 세대들은 농장, 탁아소, 유치원, 창고 같은 곳에 배치됐다. 주민들은 “이 엄동설한에 사람들의 편리도 보장하지 않고, 림시로 동거하라고 하면 어떻게 살겠는가?” 항의하고 있다. 회령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철거를 강행했다. 또 철길 옆에 서 있는 옥수수 대들을 모두 잘라내고, 시 전반적으로 모든 건물의 바깥벽과, 창문, 출입문, 지붕 용마루 등에 석회칠하며, 마을 주변의 무질서한 곳은 지대를 정리하라 거듭 지시하고 있다.
회령시 철도역 주변 살림집 철거 지시
회령시는 오는 12월 24일 김정숙 어머니 탄생 90주년 행사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회령시는 행사참가를 위해 평양 중앙 간부와 국가 여러 부문 간부들을 비롯해 인민무력부 주요 간부 및 다른 지역 간부들이 육로와 철도로 오기 때문에 철도역 주변 마을을 깨끗이 하도록 지시했다. 철도역 주변 마을과 철길 옆에 있는 살림집들이 대부분 무질서하게 널려있고, 거의 스러질 듯 보이는 낡은 집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회령시는 낡은 건물을 모두 허물고 지대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철거 대상 집들에서 주민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해당 보안서의 보안원들을 동원해서라도 이사를 강행시키도록 했다. 이를 위해 해당 구역의 공장, 기업소, 당 비서, 지배인들이 책임지고 할 것이며, 주민들의 사상적 동향을 잘 감시 통제해 불찰과 말썽 없이 만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철거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 집들도 일단 외관상 깨끗하게 다시 꾸리도록 했다.
해바라기씨 세외부담으로 시장 가격 올라
청진시의 각 인민반에서 각종 세외부담을 걷고 있는 가운데 일부 품목의 시장 가격이 오르고 있다. 청진시 포항 구역 남향 2동 인민반에서는 해바라기씨 4kg씩을 걷고 있는데, 주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장에서 구입해 바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에 kg당 1,600원 하던 해바라기씨가 12월 현재 2,200원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동포 탄광 탄부 출근 안 해 한 때 조업 중단
함경북도 온성군 동포 탄광의 노동자들이 한동안 출근을 안 해 조업이 중단됐다. 탄광 간부들이 “석탄 생산을 해야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지 않느냐”며 탄부들을 일일이 찾아가 설득했지만, 탄부들은 대부분 “이젠 먹지 못해 맥이 없어 더 이상 일을 못 하겠다”, “그렇게 열심히 캤던 탄은 다 어디 가고, 우리 먹을 식량조차 주지 못하느냐”며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 간부들의 협박성 회유와 엄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먹지 못해 힘없는 사람들을 강제로 잡아들여 일을 시킬 수도 없는 실정이라, 결국 이 같은 사실이 중앙당에 보고됐다. 중앙당에서는 현지 료해한 후 “탄부들의 식량을 풀어줄 데 대한” 회의를 열었으며, 탄부 세대에 1주일분량의 비상용 식량을 공급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의 배려로 대형자동차 2대와 기중기 1대가 지원됐다. 그제야 비로소 다시 석탄이 생산되고 있다. 여기에서 생산된 석탄들은 대흥광산에 보내진다. 대흥광산에서 나오는 돌가루는 도자기 공장에서 도자기 재료로 사용한다.
어랑군, 전기선 도난자들 체포
함경북도 어랑군 호양 수산마을은 약 60여 세대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 지난 해 5월부터 12월 현재까지 전기 없이 생활하고 있다. 호양 수산마을까지 들어오는 전기선 길이는 25리 구간 인데 전기선을 연결하면 며칠도 못 되 도난당한다. 수산 사업소에서는 25리 구간 전기선 값만 60만원이 들어가는데, 하도 도적을 자주 맞다보니 전기 들여오는 것을 아예 포기하게 됐다고 한다. 지금까지 10여 차례 이상 도난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순찰대가 전기선을 훔치는 범인을 현장에서 붙잡았다. 이들은 청진 광산대학 금속대학 부업장에 농사일을 하러 온 학생들이었다. 그동안 대학 교수와 학생 세 명이 모의해 여러 차례 전기선과 동선, 늄선 등을 끊어 1kg당 1만 5천원을 받고 팔아넘겨왔다고 한다. 이 학생들은 바로 학교에서 제명당하고 교원은 해임 철직됐으며, 전기선을 넘겨받아 판매한 사람은 교화형에 처해졌다. 이들이 그동안 벌어들인 이익금은 약 500여만 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민들, 간부들에게 불만 화살
단속이 이중 삼중으로 늘어가자 일부 주민들의 불만이 간부들에게로 향하고 있다. 주민들은 저마다 “요즘 간부들이 책상에 앉아 어떻게 하면 백성들의 생활을 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긁어모으겠는가 하는 생각만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앞에선 단속하면서 뒤로는 뇌물을 받으며 자기 배 채우기 급급한 일부 간부들의 행태를 꼬집는 말이다.
장사 금지에 메뚜기 장사 더욱 기승
장사 가능한 연령을 50대 이상으로 제한한 이후 젊은 장사꾼들이 시장 주변에 얼씬하기조차 힘들어졌다. 시장에서 장사를 못하게 하니 자연히 골목길에서 보안원들의 눈을 피해 장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골목 장사도 엄단하고 있어 전국 어느 지역에서든 보안원과 상인들 간의 숨 막히는 숨바꼭질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장사를 열심히 하다가도 보안원들의 출퇴근 시간인 매일 아침 7시부터 8시, 그리고 저녁 7시부터 8시 사이에는 모두 자취를 감춘다. 하도 번갯불같이 움직여서 보안원들도 일일이 막을 수가 없다 말한다. 모두 한 끼 벌이로 사는 사람들이라 하루라도 장사를 하지 않으면 당장 먹을 것이 없어 기를 쓰고 장사하러 나온다. 쫓으면 철수했다가 다시 나타나는 이런 장사를 그동안 메뚜기 장사라고 불렀는데, 올해 방침이 새로 강화되면서 메뚜기 장사도 더 심해졌다.
골목길에는 대부분 음식 장사가 많은데, 떡, 두부, 인조밥, 튀김류 등을 파는 사람들이 많다. 함흥시 아파트 구역에는 은퇴한 노인들이 자전거 수리, 신발 수리, 옥수수 펑펑이 가루 튀기기, 라이터 가스 주입 및 우산, 가방 수리 등으로 생계비를 벌고 있다. 신의주에서는 옥수수 한 되박을 튀기면 1.4kg 정도 나오는데 350원을 받는다. 평균 하루 10방 튀겨야 3,500원 가량 벌 수 있다. 단속의 눈을 피해 장사하다보니 식구들 하루 끼니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눈물겨운 하소연을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다.
평성시를 새 시장 관리 운영의 본보기 삼아
새로운 시장 관리 운영 규정이 발표되면서 평성시가 전국의 본보기가 돼야겠다는 중앙당의 방침이 있었다. 중앙당은 공화국에서 제일 큰 시장인 평성시장의 운영을 바로 잡기 위해 전문지도 성원을 파견했다. 시장 관리 운영을 이유로 중앙에서 사람을 파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평성 주민들은 조만간 평성 시장에 큰 폭풍이 일어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해 하고 있다.
아내들, 남편더러 기업소에 나가지 말라 성화
요즘 살기가 더 힘들어지면서 남편들더러 기업소에 나가지 말라고 하는 아내들이 많다. 순천의 한 노동자는 “내 안해(아내)의 말이 기업소에 나가서 뭐하는 가, 배급도 안 주지, 로임도 없이 무보수로 일할 바에야 뭐 하러 나가는 가 한다”며, 한 푼이라도 벌어먹을 일을 찾으라는 아내의 성화가 심하다고 전했다. 그동안엔 아내가 중고 옷 장사를 해서 근근이 먹고 살았는데 얼마 전 단속 당하고 시장에 못 나가게 되면서 아내가 화내는 일이 많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산에라도 가서 나무라도 해야 하는 걸 누가 모르겠는가. 그러나 당장 내일부터 기업소에 안 나가면 법 기관에 계속 불려 다니는 데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장탄식을 했다.
“가면 갈수록 험산”
시장 단속이 강화되면서 요즘 흔히들 “가면 갈수록 험산”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주민들의 생계 문제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어서다. 한 여성은 “먹고 살려고 해도 살아갈만한 방도는 다 막혀버리고, 막막한 일들만 생기니 부엌에 앉으면 짜증만 난다”고 말했다. “남편은 남편대로 기업소에서 내라는 것이 많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학교에서 내라지, 녀맹은 녀맹대로 걷어가지, 목숨 붙어 있는 것은 다 내라는 것밖에 없으니 이래가지고 어떻게 가정을 유지하라고 하는 가”라며 답답함에 가슴을 쳤다. 녀맹원들을 봐도 올해 겨울은 어떻게 날 수 있을지 막막해하는 분위기다. 이렇듯 생활상 어려움이 커지자 성매매로 빠지는 여성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