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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23호

■ 시선집중

봉산군 협동농장 어린이 아사자 증가

황해북도 봉산군 협동농장의 식량난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농장 관계자에 따르면, 농가 중 열의 여덟 세대는 이미 식량이 떨어진 상태라고 한다. 이들은 현재 벼 뿌리 가루 70%에 옥수수 가루 30%를 섞어 죽을 쒀먹는 상황이다. 어떻게든 아껴 먹으려고 벼 뿌리 말린 것을 잘게 부수어 가루를 내고, 어렵게 구한 옥수수나 다른 곡물들을 가루로 만들어 약간 섞어 죽을 쑨다. 음식이라고 할 수도 없는 음식을 장기간 먹다보니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이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에 취약하다. 정확한 인명피해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자고나면 누구 집 애가 죽었다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아이들의 사망률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편 이 소식에 평양의 한 간부는 “황해북도에서도 봉산군은 제일 잘 사는 지역으로, 인심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홍옥 사과 맛이 특히 일품이다. 이곳이 이 지경이니 다른 곳은 더 말해 뭣하겠느냐”며 매우 안타까워했다.

사리원 인근 농촌마을에서도 아사자 발생

황해북도 사리원시 주변 농촌 지역에서도 농민들이 굶어 죽어간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여러 개월 동안 굶주림으로 몸을 가누지 못해 일을 못나가는 농민들이 많아 당국에서는 앞으로 아사자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4월 29일에는 사리원 주민들이 동상 앞에 모여 산림녹화 나무심기 모임을 진행했다. 인근 농촌 지역에서는 굶어죽는 소문이 나돌아 민심이 흉흉한데 이런 모임이 다 뭐냐며 마땅치 않아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사리원의 김기남(39세)씨는 “주변 리들에서 매일 1-2명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어서 예방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 경제활동

“비핵개방 3000은 순 거짓말”교양

조선중앙TV를 비롯한 언론매체와 각종 강연을 통해 주민 상대로 한국 정부의 비핵개방 3000에 대한 교양이 계속되고 있다. “새로 선출된 남조선 대통령 말이 우리 공화국이 핵만 철회하면 인민 한 명당 3천 달라를 주겠다고 한 것은 우리를 놀려보는 거짓말이다. 리명박과 그 패당은 인간 거짓말쟁이, 협잡군 강도다”라며 욕설과 비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5.1절 축하 행사 동원에 주민들 울상

전국적으로 5.1 노동절을 맞아 각 기업소, 공장에서는 축하 행사를 벌였다. 체육대회와 노래 경연, 춤 놀이 등이 다양하게 펼쳐졌다. 조선중앙TV에서는 모두들 즐겁게 보내는 모습이 줄곧 방영됐으나, 정작 주민들은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였다. 전날 인민반장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음식을 싸가지고 들놀이를 조직적으로 나오라고 독려했지만 주민들의 불평이 많았다. 황해북도 사리원에서 인민반장을 하고 있는 김혜옥(38세)씨는 “쌀값이 올라 야단인데다 모두 장마당 장사 수입으로 겨우 죽물 신세 면하는 형편에서 세대주도 아닌 가정부인들이 언제 명절 음식 해 가지고 들놀이 할 새가 있냐, 명절날은 매상고가 높으니 하나라도 더 팔아야지 하면서 모두들 못 하겠다고 뻗쳤다”고 했다. “우리야 우의 지시라면 분위기 조성 사업과 관련되니 무조건 오전 10시까지 나오라고 했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남편과 딸만 셋 있는데 베개를 만들어 팔면서 겨우겨우 살고 있다. 뭐 나라고 좋아서 집집마다 돌아다녔겠는가?”라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 5․1절 당일 여러 행사가 진행됐지만 참가자 수나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평안남도 덕천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박한동(52세)씨는 “집집마다 먹는 것이 근심이 되어서 이제는 이런 일에 몰두할 여유나 기분이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덕군 행방불명자 정치 강연 강화

함경북도 은덕군 오봉 로동자구 지역에서 3월부터 4월 한 달 동안 중국에 도강하거나 행방 없이 사라진 여성들이 15명에 이른다. 주로 생활이 곤란한 세대의 여성들이다. 은덕군 군당과 보안서 협동으로 보안원과 군당부원들은 읍사무소, 인민반에 나가 정치 강연을 하고 있다. 정치강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시적인 곤란이 두려워 중국에 가는 것은 민족을 저버리는 민족 반역 행위이다. 지금 세계적인 식량 가격이 올라가면서 식량이 없다고 일을 안 나오고 중국에 넘어가는 것은 일하기를 싫어하고 자본주의 사상이 꽉 찼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세대의 참된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이것은 민족을 반역하는 역적 행위라는 것을 주민들은 똑바로 인식하여야 한다. 장군님께서 우리 인민들을 잘 살게 하시려고 그토록 심려와 로고로 선군혁명의 령도로 이끄시는데 일부 건전치 못한 여성들이 우리 사회를 좀 먹고 장군님 권위를 훼손시키며, 결국 민족을 배반하는 인간으로 굴러 떨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나라 사정으로 식량 공급을 못하는 것은 일시적인 난관일 뿐이라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공민 된 자각을 가지고 맡은 직장에서 헌신성을 발휘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지 말고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만 믿고 따르는 애국의 충신이 되어야 한다.”

한편 은덕군 보위부와 보안서는 중국에 도강한 세대를 파악하는 조사에 들어갔다. 아울러 중국에 이미 건너간 세대와 도강의 위험이 있는 세대를 감시하고 있다.

딸에게 공금 빌려줬다가 자살

함경남도 신포의 한 기업소 부기원(51세)이 얼마 전 기업소 창고에서 자살했다. 온성에 시집간 딸이 고기 장사를 하겠다고 해서 기업소 자금 200만원을 빌려줬던 것이 화근이었다. 막대한 돈을 빌려간 딸이 한달만에 돈을 모조리 날려버렸다. 청진에서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아버지에게 면목이 없던 딸이 처음엔 강도를 당했다고 했다가 뒤늦게야 “협잡꾼이 살판치는 것에 대한 경각성이 없어 두 달도 되기 전에 협잡당해 돈을 날렸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아버지는 기간 안에 돈을 돌려 넣을 가망이 없자 고심 끝에 그만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작년 북청 사과 농사 흉작

사과로 유명한 함경남도 북청군의 작년 사과 농사가 흉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느 해 같으면 이때쯤 저장 사과를 팔아 농사 준비와 식량 확보를 해야 하는데 작년 사과농사가 잘 안됐다. 게다가 얼마간 저장해놓은 사과가 얼거나 썩어가고 있어 맛과 품질이 떨어지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고경철(58세)씨는 “지금 이 철에 농장마다 저장 보관한 사과들을 팔아서 농사 준비와 식량 구매하느라고 법석거릴 때인데, 금년에는 정황이 많이 달라졌다. 련속 몇 년간 사과농사가 잘 되지 않는데다가 얼마간씩 저장해 놓은 사과들이 수량이 적고 도적 맞히고 보관 상태가 제대로 되지 못해서 얼고 썩고 한 것들이 많다. 농장 간부들이 모두 량미간을 찌푸리고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별다른 수는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북청군 농장들의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북청군 사과 농사가 잘 안되는 것은 무엇보다 비료와 농기계 부족 때문이다. 과수나무를 정리할 수 있는 농기계가 없고, 적절한 때 비료를 주지 못 해 사과 생산율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년로보장 배급 못 받자 분노한 노인들

함경남도 단천군에서는 얼마 전 년로보장을 받는 노인들이 오랫동안 배급을 못받게 되자, 배급소 소장을 찾아가 분노를 표시했다. 그들은 “살면 얼마 더 오래 산다고 피땀 흘려오면서 일한 우리마저 이렇게 대하느냐?”, “어느 집의 자식들이 그렇게 잘 살아서 부모 공양할 처지가 되느냐?”, “나라에서 관계하지 않으면 우리는 누굴 믿고 누구에게 의지해 살아야 하는가?”라고 하는 등 십여명이 넘는 노인들이 배급소장에게 불만을 토로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을 최소 5개 이상 받은 핵심 로동자들이어서 인지 배급소 소장앞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당 자금으로 승리자동차공장 노동자 1개월 배급

평안남도 승리자동차공장(옛 덕천자동차공장)에서는 당 자금으로 노동자들의 한 달 분량의 식량을 배급했다. 공장 측은 그간 식량 문제로 공장 생산이 중단되고, 노동자들의 식량위기가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따라 상부에 여러 번 요청했다. 급기야 아사자가 나타나자, 김정일 위원장의 방침에 따라 당 자금을 받아 일단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은덕군 7월 7일 군수품 직장 배급 중단

함경북도 은덕군 7월 7일 공장에서는 로동자들의 식량 공급을 지난 2월 하순부터 5월 초 현재까지 전혀 못하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 죽을 먹는 로동자들이 많고, 가난한 사람들은 하루 한 끼니를 죽으로 때우고 있다. 공장 출근율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군수품을 생산하는 직장 노동자들도 식량난에 결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군수품 생산이 중단되면 안 되므로 로동자들이 출근하지 않으면 당장 인력누수가 생긴다. 이에 공장 측은 결근한 사람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먹을 것이 없어도 군수품 생산은 해야 한다”며 다시 나오도록 교양하고 있다. 그동안 일반 공장, 기업소의 배급이 중단되는 것은 다반사이나, 군수품 생산 직장들은 약간씩이라도 배급이 나왔었다. 그러던 것이 올해 들어오면서 완전히 중단됐다. 군수직장에 배치된 로동자들 중에는 장사할 생각을 못하고 배급에 의존해서 살아온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은 현재 심각한 식량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일부 로동자들은 ‘죽기 일보 직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한편 개성시는 지난 달, 20일 분량의 배급을 주었다. 20일 분량이라고는 하나 죽을 쒀야 한 달을 살아 넘길 수 있을 정도의 양이다. 개성시는 평양, 회령과 함께 전국에서 배급이 되고 있는 얼마 안 되는 도시 중 하나이다. 평성과 평양에도 한 달 분량의 식량이 배급됐다.

길주 림업전문학교 급식 중단

함경북도 길주 림업 전문학교의 급식이 중단됐다. 학교 측은 식량이 없어 학교 식당을 더 이상 운영하지 못하게 되자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집에서 자기 먹을 식량을 가져오라는 것이다. 이에 생활 형편이 어려운 집의 학생들은 학업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며 근심에 쌓여있다.

원시시대로 돌아간 새별군 농포리 주민들

함경북도 새별군 농포리에서는 5월인데도 아직 한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밤이면 날씨가 싸늘해 사람들이 오슬오슬 떨면서 잔다. 방바닥이 워낙 냉돌인데다 땔 것이 없어 난방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래도 이 곳 주민들은 밤의 한기쯤이야 일도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더 큰 걱정은 식량도 다 떨어진 마당에 죽 쒀먹을 땔감 구하기도 어렵다는 데 있다.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저녁이 되면 농포리는 암흑으로 새까맣게 물들어갈 뿐 굴뚝에서 연기 올라오는 집을 찾기가 어렵다. 겨우 서너 집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먹지 못해 앙상해진 몰골로 밤이면 냉돌 위에서 자고 일어나는 일을 반복하다보니 주민들의 허약상태가 심하다. 게다가 배고픔을 이겨내지 못해 집 청소나 제 몸 씻는 것조차 잊어버리다 보니 얼굴이 시꺼먼 게 도대체 사람인지, 짐승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가까이 가면 냄새도 심하다. 장사를 다니는 렴영광(47세)씨는“입에 넣을 것이 없어 날마다 배를 곯고 있는데, 씻을 힘이 어디 있겠나. 저들은 저렇게 살고 싶어 살겠나. 꼭 원시시대로 되돌아간 것 같다. 언제쯤이면 짐승처럼 살아남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사람답게 살아볼 수 있을지 정말 암담하다”며 이런 모습이 비단 농포리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걱정한다.

봉산군 협동농장 어린이 아사자 증가

황해북도 봉산군 협동농장의 식량난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농장 관계자에 따르면, 농가 중 열의 여덟 세대는 이미 식량이 떨어진 상태라고 한다. 이들은 현재 벼 뿌리 가루 70%에 옥수수 가루 30%를 섞어 죽을 쒀먹는 상황이다. 어떻게든 아껴 먹으려고 벼 뿌리 말린 것을 잘게 부수어 가루를 내고, 어렵게 구한 옥수수나 다른 곡물들을 가루로 만들어 약간 섞어 죽을 쑨다. 음식이라고 할 수도 없는 음식을 장기간 먹다보니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이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에 취약하다. 정확한 인명피해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자고나면 누구 집 애가 죽었다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아이들의 사망률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편 이 소식에 평양의 한 간부는 “황해북도에서도 봉산군은 제일 잘 사는 지역으로, 인심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홍옥 사과 맛이 특히 일품이다. 이곳이 이 지경이니 다른 곳은 더 말해 뭣하겠느냐”며 매우 안타까워했다.

사리원 인근 농촌마을에서도 아사자 발생

황해북도 사리원시 주변 농촌 지역에서도 농민들이 굶어 죽어간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여러 개월 동안 굶주림으로 몸을 가누지 못해 일을 못나가는 농민들이 많아 당국에서는 앞으로 아사자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4월 29일에는 사리원 주민들이 동상 앞에 모여 산림녹화 나무심기 모임을 진행했다. 인근 농촌 지역에서는 굶어죽는 소문이 나돌아 민심이 흉흉한데 이런 모임이 다 뭐냐며 마땅치 않아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사리원의 김기남(39세)씨는 “주변 리들에서 매일 1-2명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어서 예방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표> 5월 1일 주요도시 곡물가격

5월 1일 주요도시 곡물가격

(단위: kg/북한 원)

평양원산신의주남포사리원
2,300-2,4002,200-2,3002,2002,0002,000
옥수수1,2001,2001,2001,3001,200

남조선 쌀 들어온다는 소문에 식량가격 일시 하락

4월 25일경 함흥에서 최고 3,100원까지 올랐던 식량 가격이 5월 1-2일 사이에 일시 주춤했다. 정부의 단속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신의주를 통해 식량이 조금씩 들어와 평양, 평성, 개성 등 일부 지역에서 배급이 풀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남포를 중심으로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식량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대체로 2,900-3,000원대까지 올라갔던 식량 가격이 남포, 사리원에서는 2천원까지 떨어졌고, 그 외 지역은 2,200-2,300원대로 하락했다. 한 간부는 쌀값이 이렇게 뚝 떨어졌지만 조만간 다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식량난에 꼬리를 무는 소문

식량난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 식량 관련한 각종 소문이 퍼지고 있다. 청진시 주민들 사이에는 세계적으로 2억 명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백광현(44세)씨는 “평양에서 전문가가 컴퓨터를 쳐본데 의하면 세계적으로 식량 값이 올라서 올해는 2억 명이 굶어죽는다고 한다”는 소문이 주민들 사이에 돌고 있다고 했다. 남포에서는 남포의 각 시장을 중심으로 “남조선과 유엔이 쌀을 들여보내준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쌀값에 조금 영향을 주는 기미가 보여 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쌀 가격이 좀 안정되고 하락할 수도 있겠다고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서로 만나면 이 말을 전하느라 바쁘다. 매 사람마다 하루 끼니에 련관되는 제일 큰 대사이니 모두 크게 관심을 보인다. 식량은 부족한테 수요는 높아 식량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구매력이 없는 주민들에게는 제일 좋은 소문이라 한입 두입 건너 빠른 속도로 나돌고 있는 것 같다. 한편 중국의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집단 체조할 때 조선의 집단 체조 배경대를 쓰게 하는 조건으로 쌀을 받기로 했다는 소식도 주민들의 입을 타고 있다.

■ 여성/어린이/교육

식량난에 생기 잃어가는 아이들

식량부족으로 어린 학생들의 생기가 사라지고 있다. 특히 저학년 어린이들의 수업시간 주의집중력이 매우 떨어졌다. 선생님이 뭘 가르쳐도 제대로 이해하는 눈빛을 찾아보기 힘들다. 황해북도 봉산군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리수영(55세)씨는 “아이들이 배고픔에 정신을 가다듬어내지 못하니 아무리 꾸지람하고 훈계를 하면서 시간마다 주의를 하라고 하지만 막무가내다. 핏기 없이 누렇게 뜬 얼굴에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다. 우리 자식 때만해도 이 나이에 천진난만하고 쾌활한 모습이었는데, 손주 녀석들만한 이 조그만 놈들이 정기 하나 없는 눈으로 물끄러미 쳐다보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배고픔에 졸음이 와서 참아내기 어려워하거나 심지어 이유 없이 우는 아이도 있다. 왜 우냐고 물어보면 배가 너무 고프다고 말한다. 리선생님은 “아무리 학생이 잘 배워내려 해도 배고픈 근본 문제 때문에 도저히 잘 배워낼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한다. 중학생이라고 해서 사정이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머리 좀 컸다고 웬만한 어른 노동자 취급당하며 농촌동원에 불려나간다. 먹지도 못하는 아이들이 힘든 농사일까지 하려다보니 고초가 심각하다. 아이들의 교육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약한 다리에 침질(매질)까지 한다고 이런 형편에 열흘이 멀다하게 로동 동원에 나서야 하니 어떻게 잘 배워낼 수 있겠는 가”라며 탄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