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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38호

■ 시선집중

<표> 2008년 황해북도 사리원 곡물가격동향

[표]2008년 황해북도 사리원 곡물가격동향

2008년 황해북도 사리원 곡물가격동향

(단위:북한 원/kg)

2월

3월

4월

5/10

5/25

5/30

1,350

1,700

2,200

2,500

3,500

4,200

옥수수720

930

1,200

1,650

1,80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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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남북도 쌀값 일제히 4,000원 넘어

5월 중순까지 3,000원대를 오르락내리락하던 쌀값이 5월 말부터 다시 무섭게 요동치더니 4,000원선마저 넘어섰다. 5월 30일 황해남도 연안, 안악, 배천, 룡연, 옹진, 장연군 등 황해남도 전역의 쌀값은 일제히 4,500원대로 올라섰다. 황해남도와 마찬가지로 식량난이 매우 극심한 황해북도에서도 쌀값이 4,000원대를 넘어섰다. 같은 날 황해북도 사리원의 쌀값은 최고 4,200원까지 올라갔다. 옥수수는 황해남도와 황해북도의 차이가 별로 없었다. 옥수수 가격은 대체로 1,950-2,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 경제활동

“가정 교사질 하지 말데 대한”내각 지시

전국적으로 가정 교사질을 하지 말데 대한 내각 지시가 내렸다. 간부집이나 잘 사는 집에서 자녀 교육을 위해 가정교사를 두고 있는데, 평등교육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당국에서는 계속해서 단속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요즘처럼 생활난, 식량난으로 어려운 시기에 가정 교사일은 무척 선망하는 직업이나 마찬가지다. 외국어, 악기, 컴퓨터 기술 등을 하루 서너 시간씩 가르쳐주고 한 달에 보통 2만원씩 받는 데 단 돈 한푼이 아쉬운 때 이만한 직업 갖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이를 두고 당국은 “나라와 집체를 떠나 자기 자신만을 위하는 사상 의식”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평양에서 가정교사를 하고 있는 한금화(27세)씨는 “가정교사를 단속하든 안하든 지금 실정에서 대학에 입학하는 부류는 절대적으로 돈 있고 권세 있는 집의 아이들이다. 이미 대학 들어가는 게 불공평한 데 가정교사 때문에 평등하지 못하다는 것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 부정부패 행위로 대학 입학을 시키고 상학을 시키는 것에 대한 책벌은 별로 없고 공평공정한 승학대책을 제정하거나 관리하지는 못한다. 벌써 20년 넘게 이런 기풍이 내려오고 있는데 유독 가정교사만 잡는 것은 국가가 교육의 근본 문제를 잘 못 짚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신의주 대학 교원들 일부 배급

지난 5월 중순 신의주에 소재한 대학들에서는 교원들에게 일부 식량이 배급됐다. 가족을 제외하고 본인에게만 통옥수수가 kg당 150원에 39kg씩 분배됐다. 옥수수가 시장에서 kg당 2천원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배급으로 교원들은 한 숨 돌리게 됐다. 주민들은 이 소식에 “배급을 정상적으로 타는 집들은 얼마나 좋을까”라며 너무도 부러워하는 눈치다. 김혜옥(45세)씨는 “공급만 제대로 되고, 불공평 하지만 않으면 정말 살기 좋은 나라인데 점점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아 살기가 힘들다”라며, 자신은 옥수수는 바라지도 않는다며 옥수수가루라도 어디서 뚝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주민들 사이에는 식량 대용품으로 옥수수 영양빵가루를 선호하고 있다.

식량구한다면 국경지역 통행증 쉽게 내 줘

식량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식량을 구하러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는 형국이다.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 주민들은 식량이 있을만한 곳이면 국경연선지역까지 머나먼 길을 떠나고 있다. 당국에서는 쿼터제로 통행증 수량이 제한돼있지만 식량을 구하러 간다고 하면 우선적으로 내준다. 예전에는 국경연선지역으로 간다고 하면 도강 위험을 의식해 통행증이 잘 나오지 않았었다. 황해남도 주민들 중에는 한 번도 찾아본 적이 없던 먼 육촌, 팔촌 친척까지 찾아 무산, 회령, 온성 등 함경북도 국경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김두막(64세)씨는 “전에는 십년이 되어도 형제지간을 만나기도 어려웠다. 지금은 어려우니까 오히려 가능해졌다. 국경연선에서 안으로 들어가기는 헐어도(쉬워도) 안에서 국경지역으로 들어가기는 어려웠다. 근데 지금은 황해남도 한쪽에서, 해주에서 온성에 친척이 있고 식량 구할 수 있다고 하면 허락해준다. 온 식구는 아니고 그 집의 한 사람 정도 떼어준다. 그러니 십몇 년 만에 만나고 그런 사람이 많다. 그런데 여기와도 식량 구하기 힘든 것은 한가지이다. 거기까지 가서도 량식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중국으로 도망치자고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 때문에 차마 넘어가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황해남도 식량난 탓에 탁아소 운영 중단

식량난이 가장 극심한 것으로 알려진 황해남도에서는 유치원과 탁아소들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황해남도 해주시와 인근 군 지역에서는 유치원과 탁아소가 아예 운영되지 못하는 곳도 속속 생기고 있다. 탁아소는 이미 운영이 중단된 곳이 많고, 해주시의 해안가에 위치한 몇몇 유치원들은 오전에만 운영하고 점심시간에는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아침에 유치원에 나올 때 점심식사를 싸오면 그래도 유치원에서 국 정도는 제공했으나 이제는 그마저 없다. 가뜩이나 점심 도시락을 싸 보낼 형편이 안 되던 집에서는 아이들을 유치원에 내보내지 않는 일이 많다. 유치원 교양원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유치원에 내보내달라고 호소하지만 살기 힘든 세대에서는 유치원에 보내겠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다. 그냥 집에서 한 2년 정도 데리고 있다가 소학교 들어갈 나이가 되면 학교에 보내겠다는 것이다.

황금희(32세)씨는 “우리 아이를 한두 살 더 늦게 소학교에 보내려고 한다. 제 붙은 나이보다 1~2년씩 늦게 학교에 붙이면 다른 아이들보다 (체구가) 작지도 않고 잘 사는 애들 등쌀에 그나마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소학교 교원인 정순영(34세)씨는 “이런 생각이 부모들에게 주입되어 유치원 졸업하고 학교에 붙일 때 1~2년 늦게 붙이는 것은 신의주, 남포, 청진시를 비롯한 지방들도 다 같다”고 말했다.

군대 배급 부족하니 가족과 잠시 떨어져 살라 지시

황해도 4군단에서는 올해 식량 부족으로 군량미를 제대로 거두지 못해 군인 배급량이 턱없이 모자란 상태다. 이에 4군단 후방부에서는 인민무력부 후방총국에 군인들이 먹을 식량이 부족하다고 제기해 식량 대책을 세울 데 대한 지시를 다음과 같이 내렸다. 일단 12세 이하의 자녀를 둔 군관들은 처자를 부모님 집이나 처갓집에 보내 11월까지 떨어져 살아야 한다. 11월에 식량 배급이 나오면 그 때 다시 데려올 수 있다. 가족을 떠나보낸 군관들은 앞으로 부대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 이처럼 배급 부족으로 가족을 보내라는 지침은 지난 고난의 행군 시기에 실시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청진 구제소 꽃제비들 집단 도주

지난 5월 28일, 구제소에 있던 꽃제비들이 11명이나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집단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 관리원은 꽃제비들이 구제소에 있으면 완전히 영양실조에 걸려 죽기 십상이라며 차라리 뛰쳐나가는 게 사는 길이라고 넌지시 말했다. 구제소 아이들은 하루 300g, 한 끼니당 100g씩 옥수수묵지가루 범벅을 받아먹는데 항상 배고픔에 시달린다. 게다가 지난 5월 27일에는 전염성이 강한 옴이 발생해 6월 현재 빠른 속도로 전염되고 있다. 평안남도, 함경남도 등에 이어 이제는 함경북도 청진에도 꽃제비들이 늘어나고 있다.

썩은 음식 먹고 사망한 꽃제비 시신 발견

지난 5월 29일,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에 있는 김책제철소 보일러에서 석탄재를 처리하는 중에 썩은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려 죽어있는 꽃제비 4명이 발견됐다. 한 목격자는 며칠 전 근처에서 악취가 심한 썩은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아이들을 본 적이 있는데 나중에 보니 그 아이들이라고 했다. 그는 애들이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썩은 것도 상관없이 먹었겠냐며 서로 뒤엉켜 죽어있는 것을 보니 무척 고통스러워하다가 죽은 것 같다고 했다.

<표> 2008년 황해북도 사리원 곡물가격동향

2008년 황해북도 사리원 곡물가격동향

(단위:북한 원/kg)

2월

3월

4월

5/10

5/25

5/30

1,350

1,700

2,200

2,500

3,500

4,200

옥수수720

930

1,200

1,650

1,80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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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남북도 쌀값 일제히 4,000원 넘어

5월 중순까지 3,000원대를 오르락내리락하던 쌀값이 5월 말부터 다시 무섭게 요동치더니 4,000원선마저 넘어섰다. 5월 30일 황해남도 연안, 안악, 배천, 룡연, 옹진, 장연군 등 황해남도 전역의 쌀값은 일제히 4,500원대로 올라섰다. 황해남도와 마찬가지로 식량난이 매우 극심한 황해북도에서도 쌀값이 4,000원대를 넘어섰다. 같은 날 황해북도 사리원의 쌀값은 최고 4,200원까지 올라갔다. 옥수수는 황해남도와 황해북도의 차이가 별로 없었다. 옥수수 가격은 대체로 1,950-2,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함흥 주민들도 풀 중독으로 아사

황해북도 농촌 지역들에 이어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도 일부 주민들이 풀 중독에 걸려 죽어가는 사망자가 늘고 있다. 주민들은 굶주림에 오랫동안 풀 범벅을 먹다보니 풀 중독에 걸려 얼굴이 붓고 소화가 안 돼 고생이 막심하다.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몸을 가누지 못해 집에서 앓다가 변변한 치료도 못 받고 죽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함흥시 성천강구역 신흥동에 사는 박천호(43세)씨는 굶어죽기 직전에 이르렀다. 이웃들은 일주일만 지나면 굶어 죽든가 병세가 깊어져 죽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풀만 먹어 온몸에 풀 중독이 왔는데 해독약이 있다고 해도 살 돈이 없는 형편이다.

황해남도 아사자는 늘고 집기물은 안 팔리고

연안군, 안악군, 배천군, 룡연군, 옹진군, 장연군 등 황해남도 전역에서 굶어죽는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쌀값은 4,500원까지 올랐고 옥수수도 2,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식량 값 폭등에 주민들은 너도나도 가정 집기물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록화기, 랭동기, 텔레비전 등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까지 호가하는 가전제품들도 먹을 것이 없는 주민들이 아주 헐값에 팔고 있다. 그런데 이마저 팔리지 않아 근심이 가득하다. 팔려는 사람이 많은데 비해 사려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영애(38세)씨는 3만원하던 록화기와 7만원하던 재봉기를 1만원에 팔려고 내놓았는데 아무도 거들떠 안 본다며 울상을 지었다. 정씨는 “이걸 팔면 그래도 우리 다섯 식구 먹을 량식은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가지고 나왔는데 이렇게 안 팔려서야 어떻게 량식을 구할 수 있을 지 정말 속이 답답하고 입술이 바짝바짝 마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