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월남 시도한 쪽배에 사격
지난 8월 27일, 함경남도 흥남시에서는 월남을 시도한 쪽배에 무차별 총격을 한 사건이 있었다. 이 배에는 아직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노동자와 그 가족이 타고 있었다. 이 노동자는 이전에도 가족을 데리고 한국에 가려는 시도를 몇 차례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에는 아내만 남겨두고 두 자녀와 함께 배를 타고 나갔는데, 이들의 항해 좌표를 의심한 해안순찰선의 추격에 걸려 집중 총격을 받았다. 쪽배에 탔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모두 사망했다.
흥남 보안당국에서는 이번에 도주하려고 했던 사망자의 사상 동향 상태를 살피려고 주변인들을 불러 심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 아내가 예전에도 몇 차례 월남을 시도했던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 이 배를 바다에 내보내준 해안초소 성원들이 도주자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긴급 구속됐다.
이 사건 이후 당국은 일종의 집체(집단) 처벌이라며 모든 배를 바다에 나가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낙지(오징어)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어부인 서금석(51세)씨는 “매일 부지런히 바다에 나가도 입에 풀칠하기 힘든 형편에 바다 출입까지 금하니 정말 죽을 맛이다”며 울상을 지었다.
2번 도적질 했다가 다른 도적질까지 덤터기
함경북도 청진시 김책제철소의 주강직장 노동자들이 2회 연속 철판을 도적질하다가 붙잡혔다. 인민무력부 산하 회사에 60평방의 철판을 넘겨주고 밀가루 250kg와 바꿔먹은 전력이 있는 이들은 8월 19일, 다시 똑같은 방식으로 도적질하다가 순찰대 보안원들에게 걸렸다.
김책제철소는 국방위원회의 과업을 받아 400평방의 철판을 생산하던 중이었는데, 이전에도 벌써 18차례나 도적을 맞았다. 이번에 붙잡힌 7명의 노동자들은 도적질을 시작한 지 두 번째에 붙잡혔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도적맞은 일까지 모두 뒤집어쓰게 됐다. 식량 배급이 나오지 않아 간부들의 묵인 하에 이뤄진 일이었지만 간부들 중 누구 하나 자기가 연루됐다고 나서는 사람은 없다.
직장 동료들은 “도적질 2번에 다른 죄까지 다 뒤집어쓰는 건 너무 심한 처사”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보안당국은 “혐의가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 했는지 안했는지는 조사해보면 알 것”이라고 일축했다.
■ 경제활동
고리대금업자가 큰 소리 치는 세상
함경남도 단천시 광천동에 사는 정명학(46세)씨는 뛰어난 장사 수완으로 그간 모아놓은 돈이 많아 부자로 소문난 사람이다. 그는 이자를 높게 쳐서 돈을 꿔주는 이른바 고리대금업에도 손을 대고 있는데, 광천동에 사는 사람치고 정씨네 돈을 안 쓰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정씨에게 돈을 빌리고 있다.
그는 평소에도 담당 보안원이나 간부들과도 친분을 두텁게 쌓고 있어 웬만한 단속에는 잘 걸리지 않는다. 그런 그가 얼마 전에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돈을 못 받으면서 싸움을 하게 됐다. 정씨는 말다툼을 심하게 하다가 홧김에 상대를 칼로 찔러 부상을 입혔다. 피해자의 신고에 구류장에 갇혔던 정씨는 3일 만에 무혐의로 풀려났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주민들은 “지금 법은 썩은 법이다. 사람을 흉기로 찔러 병신을 만들어놓고 아무 일 없이 놓여나오는 게 어디 말이 되는가. 사법일군들이 돈에만 눈이 어두워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아서 그런다”며 말들이 많았다.
구류장에서 나온 정씨는 장정을 대동하고, 칼에 찔려 부상으로 집에 누워있는 피해자의 집에 다시 찾아가 빨리 돈을 갚으라고 종용했다. 피해자의 가족들은 겁에 질려 꼭 갚아주겠다며 계약서를 새로 썼다.
혼자 넘기 무서운 소창령 고개
함경남도 장진고원 소창령 고개는 요즘 부쩍 강도들이 출몰해 공포의 고개가 되고 있다. 강도들은 이 고개를 넘어가는 행인들을 대상으로 짐을 빼앗는 것은 물론, 여성들의 경우 나이를 불문하고 겁탈하기 일쑤다.
이 강도들에 대한 악명이 높아지자 사람들은 늦은 오후가 되면 아예 이쪽으로 발걸음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한낮에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 고개를 넘어가야 할 경우 혼자 가지는 못하고, 입구에 앉아 있다가 사람들이 여러 명 모이면 그때서야 발길을 돌린다. 주민들은 보안당국에서 강도는 안 잡고 뭐하는지 모르겠다며 무서워 못살겠다고 말한다.
월남 시도한 쪽배에 사격
지난 8월 27일, 함경남도 흥남시에서는 월남을 시도한 쪽배에 무차별 총격을 한 사건이 있었다. 이 배에는 아직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노동자와 그 가족이 타고 있었다. 이 노동자는 이전에도 가족을 데리고 한국에 가려는 시도를 몇 차례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에는 아내만 남겨두고 두 자녀와 함께 배를 타고 나갔는데, 이들의 항해 좌표를 의심한 해안순찰선의 추격에 걸려 집중 총격을 받았다. 쪽배에 탔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모두 사망했다.
흥남 보안당국에서는 이번에 도주하려고 했던 사망자의 사상 동향 상태를 살피려고 주변인들을 불러 심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 아내가 예전에도 몇 차례 월남을 시도했던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 이 배를 바다에 내보내준 해안초소 성원들이 도주자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긴급 구속됐다.
이 사건 이후 당국은 일종의 집체(집단) 처벌이라며 모든 배를 바다에 나가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낙지(오징어)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어부인 서금석(51세)씨는 “매일 부지런히 바다에 나가도 입에 풀칠하기 힘든 형편에 바다 출입까지 금하니 정말 죽을 맛이다”며 울상을 지었다.
2번 도적질 했다가 다른 도적질까지 덤터기
함경북도 청진시 김책제철소의 주강직장 노동자들이 2회 연속 철판을 도적질하다가 붙잡혔다. 인민무력부 산하 회사에 60평방의 철판을 넘겨주고 밀가루 250kg와 바꿔먹은 전력이 있는 이들은 8월 19일, 다시 똑같은 방식으로 도적질하다가 순찰대 보안원들에게 걸렸다.
김책제철소는 국방위원회의 과업을 받아 400평방의 철판을 생산하던 중이었는데, 이전에도 벌써 18차례나 도적을 맞았다. 이번에 붙잡힌 7명의 노동자들은 도적질을 시작한 지 두 번째에 붙잡혔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도적맞은 일까지 모두 뒤집어쓰게 됐다. 식량 배급이 나오지 않아 간부들의 묵인 하에 이뤄진 일이었지만 간부들 중 누구 하나 자기가 연루됐다고 나서는 사람은 없다.
직장 동료들은 “도적질 2번에 다른 죄까지 다 뒤집어쓰는 건 너무 심한 처사”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보안당국은 “혐의가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 했는지 안했는지는 조사해보면 알 것”이라고 일축했다.
“장군님 따라 천만리? 장군님 따라 뒤만리”
지난 8월에 함경북도 새별군 고건원에 들어가다 보면 도로가에 ‘장군님 따라 천만리’라는 구호판이 새롭게 세워졌다. 그런데 새로 세워진 지 며칠 만에 구호판의 ‘천만리’에서 ‘천’자가 지워지고 대신 ‘뒤’자가 새겨졌다. 구호판 글귀는 졸지에 ‘장군님 따라 뒤만리’가 되고 말았다.
이 소식을 접수한 군보위부에서 긴급히 현장 조사에 나섰다. 현장에는 글씨를 새기는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벽돌이 발견됐다. 보안당국에서는 구호판을 급히 수선하는 한편, 범인을 잡기 위해 단련대나 교화소에 다녀온 사람들을 불러내 “요 며칠 사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였는지” 일일이 물어보며 지문을 찍게 했다. 이 간판을 목격한 사람들에게는 절대 외부에 누설하지 않겠다는 증서를 쓰게 하고 손도장을 받아냈다. “혹시라도 당과 사회주의 조국에 대해 불만의 말을 던졌던 사람을 보면 무조건 신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라선시 저슬령 고개, 복면강도 출몰
지난 9월 초, 옥수수를 운송하던 한 대의 써비 차량이 함경북도 라선시 저슬령 고개를 넘어가던 중 복면을 한 세 명의 강도에게 습격을 받았다.
강도들은 오르막길에 큰 돌 몇 개를 놓아 두어 일단 차량을 멈추게 한 다음, 운전기사와 동승한 두 명의 여자 장사꾼을 차에서 끌어내렸다. 그들은 여성들이 고분고분 말을 잘 듣지 않자 몇 차례 폭행한 뒤 숲 속에 밀어 넣고 살고 싶으면 가만히 있으라고 윽박지른 뒤 자동차 열쇠를 빼앗아 타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빚낸 돈으로 어렵게 사온 옥수수를 졸지에 통째로 털린 여성들은 그 자리에서 목 놓아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