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함경남도, 뙈기밭 협동농장에 넘겨 주민 불만 쇄도
함경남도 각 시, 군에서는 올해부터 개인들이 경작하는 뙈기밭을 협동농장에 넘기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개인이 산이나 들에 뙈기밭을 일궈 심은 곡식은 개인들이 사용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개인이 일군 밭들을 협동농장에 넘기라고 해 주민들의 반발이 크다. 함주군에 사는 권용덕(50대)씨는 “국가에서 식량을 공급하지 못해서 우리가 개인 로력을 들여 밭을 갈고, 식량을 보충해온 거 아니냐. 그렇게도 못하게 하면 이제는 어찌 살라는 가?”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이어 “해가 바뀌면 나아질까 해도, 점점 개변되는 게 아니라 어렵게만 되니 이게 무슨 일인가. 불쌍한 것은 제일 아랫단위에 있는 일반 평민밖에 없으니, 이 사회가 불공평하지 않은가. 권세와 특세를 갖고 있는 자기네들이야 생활이 일 없으니, 아래 사람들은 죽겠으면 죽고, 살겠으면 살고 관심 밖이기도 할 것이다”라며 간부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들은 해마다 뙈기밭 농사를 지으라고 했다가 말라고 했다가 한두 번 바뀐 게 아니라며, 이번에도 버티고 있으면 흐지부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산림반 해체로, 개인 소토지 농사 큰 타격
국토 환경보호관리부는 산림 조성 방침에 따라, 산림보호반(이하 산림반)을 해체하기로 했다. 산림반 해체는 사실상 개인 소토지 농사를 금지하는 것이어서, 주민들 사이에 동요가 일고 있다. 이미 작년 가을에 예고된 바 있었지만, 막상 해체를 앞둔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무분별한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 더 이상 개인들의 소토지 농사를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산림 관리를 맡은 산림반원들이 묘목 사이에 옥수수를 심거나 다른 작물을 심는 등 개인들의 소토지 농사를 지어 오히려 산림조성에 해가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실 산림반을 해체하려고 했던 것은 작년이었으나, 춘궁기 때 식량난이 너무 심각해지면서 올해로 연기하기로 했었다. 주민들은 “올해부터 소토지 농사를 못하면, 다음 해 먹을 식량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며 근심어린 목소리로 서로에게 의견을 묻고 있다. 개인 소토지 농사에 의존해 살던 주민들은 국가의 이번 정책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부터 먹고 살 수 있게 해야 나무도 산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한편 지난 3월 20일에는 전국의 각 공장, 기업소에 산림 관리에 관한 공문을 내려 보냈다. 앞으로 직장 인원 350명이 넘는 공장, 기업소들은 산림을 2정보씩 맡아 관리하게 된다. 이들은 기존 산림반과 달리 오직 땔나무용 산림 외에 일체의 어떤 알곡도 심을 수 없다.
농업성, “올해 농사 잘 짓기 위한” 회의
지난 4월 2일, 농업성은 “올해 농사를 잘 지을 데 대한” 회의를 진행한 뒤 방침을 내려 보냈다. 이 날 회의에서는 “2012년 강성대국이 완전히 실현되는 해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농사 차비에 한 사람같이 떨쳐나서야 된다. 현 시기 인민들에게 식량 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더 절박하고 중요한 과업은 없다. 사회주의 강성대국은 나라가 강하고, 모든 것이 흥하며 남부럽지 않게 잘 사는 인민 락원이다. 강성대국 대문을 하루 빨리 열자면 농사를 잘 지어 나라의 쌀독에 낟알을 가득 채워 넣어야 한다. 식량 문제만 풀리면 우리식 사회주의를 발양하고, 강성대국 단결도 강화된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회의 참석자들은, 2006년과 2007년 연이은 자연재해로 식량 위기가 심화됐다고 지적하고, “백성들이 식량을 자체로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또, “올해 농사가 잘 돼야 한다”며, “남은 쌀독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두벌농사를 적극 받아들여 있는 힘을 다 부어넣어야 한다”고 했다. 농업일꾼들에게는 “알곡 생산을 늘리는 방도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간부는 “그동안 다른 나라에서 질이 제일 낮고, 영양가도 없는 알곡을 국내에 많이 들여왔었다. 올해부터는 그런 식량마저 들어올지 미지수다. 먹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두벌 농사, 감자 농사를 더욱 가열 차게 지으라고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식량소식
강서군 탄광기업소 배급 상황 다소 호전
평안남도 강서군 탄광기업소 배급 상황이 다소 좋아지고 있다. 탄광기업소는 막장 안에서 작업하는 노동자들에게 매달 17일 분량의 식량을 공급해준다. 물론 가족들의 몫은 계산하지 않고, 본인에게만 공급하는 것이지만 배급이 거의 나오지 않을 당시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이다. 갱 바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12일 분량이 공급되고 있다. 월급도 최근 들어 꼬박꼬박 나오는 편이다. 갱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월 3만 5천원, 갱 바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2만 5천 원씩 받는다. 일꾼들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을 관철하려는 사업의 일환으로 석탄 생산량을 높이는데 주력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영양 개선에 힘쓰기로 했다. 이에 노동자 영양제 식당을 새로 꾸려, 퇴근하는 노동자들에게 옥수수 한 그릇과 술 반병을 공급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2월 18일부터, 9시간 노동제가 실시되고 있다.
■ 경제활동
은덕군, 농촌 진출 여성 1/3만 출근
함경북도 은덕군 농촌에 진출한 여성들의 출근율이 다시 떨어지고 있다. 첫달에는 배급을 줘서 그런대로 출근을 잘 하다가, 둘째 달부터 배급이 없어 2월 초순에 대거 결근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그러다 다시 약간의 배급이 지급돼 3월 10일경까지 출근율이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배급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다시 출근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3월 20일 현재, 녀맹농장 작업반에 지원한 여성 60명 중 출근자는 20여명에 불과하다. 농촌 인력 부족 현상이 심해 녀맹위원회에서는 녀맹원들을 농촌에 보냈었다. 은덕군당 위원회와 량정위원회 일꾼들은 군내 일반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의 배급은 못 주더라도, 농장에 자원한 녀맹위원들에게는 통옥수수를 우선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배급량과 시기가 일정하지 않아 여성들의 출근율에도 변동이 심하다. 그러자 녀맹위원장을 비롯한 녀맹 간부들은 물론 군당 간부들과 농촌경영위원회 일꾼들은 결근한 녀맹원들의 집집마다 방문하며, 반드시 출근하겠다는 서명을 받아갔다.
중학교 졸업생들도 농촌 진출 결정
녀맹원들을 농촌에 진출시킨 데 이어 중학교 졸업생들도 진출시키라는 방침이 내려졌다. 각 농장들은 청년작업반과 청년분조를 조직해 농업생산을 늘리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 중학교 6년을 마치고 졸업한 학생들 중 군대에 자원했다가 떨어진 학생들부터 동원하기로 했다. 한편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의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먼저 집단 자원을 하기도 했다. 60명의 졸업생 중 여학생 40여 명이 회령시 대덕리농장에 자원했다. 그런데 며칠 지나자마자 “농장 일을 죽어도 못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농장 간부는 “어린 학생들이 멋도 모르고 열정만 갖고 궐기해 나섰지만, 며칠 일하고는 다들 더 하기 바빠한다(힘들어한다)”고 했다.
청진 뜨락또르 부속공장, 1/4분기 목표 달성 못 한 이유
함경북도 청진시 뜨락또르(트랙터) 부속공장에서는 올 1/4분기 과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1월 함경북도 도당집행위원회에서는 부속품을 잘 생산해 도내 각 농장에 보내줄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공장 지배인은 기술자들과 기능공들을 모아 도당회의에서 받은 부속품 생산 과제를 관철하기 위한 모임을 갖기도 했다. 이 때 “장군님의 영예로운 전사답게 높은 정치적 자각을 간직하고, 맡은 바 생산 과제를 4월 15일 전까지 무조건 완수하겠다”는 결의를 했었다. 그러나 1/4분기가 지나간 시점에도 부속품 생산이 절반에도 못 미쳐, 함경북도 산하 각 농장들마다 부속품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이에 도당 조직부에서는 공장 지배인과 당 비서에 대한 사상검토를 시작했다. 당이 결정한 작업과제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지배인 등은 “기술자들의 능력 수준이 낮고, 공장 기계 년한이 너무 오래돼 낡아 오작동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쓸 만한 제품 생산율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지켜본 몇몇 노동자들은 “배급과 월급을 전혀 공급하지 못하니 우리 로동자들이 빼가는 부속품도 좀 많다. 얼마 생산을 못하는 가운데 개인들이 시장에 내다팔 수 있는 부속품을 도적질하니까 이번에 작업과제를 수행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뭐 이런 일이 우리 공장만 그런 것도 아니고 다 그런 건데, 저렇게 세게 비판할 줄은 몰랐다. ‘시범게임’(시범처벌)에 걸린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 정치생활
회령시, 선거하러 들어온 게 가상해 범죄자 3명 무죄 처리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는 지난 달 선거하러 들어와 붙잡힌 범죄자 3명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여자 한 명은 중국에 돈 벌러 나갔고, 두 남자는 마약장사를 하다가 체포령을 피해 중국으로 달아났었다. 마약장사를 했던 두 남자는 무려 1년 넘게 행방불명 처리됐었다. 그러다 올해 3월 8일 선거에 참석하려고 중국에서 들어왔다가 붙잡혔다. 시당과 보안서, 검찰소, 재판소 등 사법당국은 이들에 관해 토의한 끝에, “비록 죄는 지었으나 선거에 참가해 공민적 자각과 량심이 있는 사람들로 인정된다”며 관대한 정책으로 용서해주겠다고 판결 내렸다. 이로서 이 3명은 무죄로 석방됐다.
“전쟁 나더라도, 개변해야 살 길”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전쟁이 나더라도, 시급히 개변하는 것이 2천만을 위하는 것”이라는 말이 주민들 사이에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광명성 2호 발사의 흥분이 가라앉기도 전에 연일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되자, 이렇게 말했다. 한 간부는 “자꾸 전시태세에 들어간다느니 국내정세가 긴장되니까, 광명성 2호를 발사해서 다른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상당히 예리하게 보고 있지 않느냐는 직감이 든다. 백성들도 하는 말이 그거다. 그럴 거면 차라리 전쟁이라도 한 번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은 “전쟁이 나서 4-5백만 명이 죽으나, 이대로 있다가 굶어 죽으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전쟁으로 몇 백만 죽어서 (세상이) 바뀌면, 나머지는 모두 살아날 것이 아닌가? 이대로 가다간 올해 얼마나 죽고, 내년에는 또 얼마나 죽을지 도대체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고 개탄한다. 남신의주에서 만난 김종한(가명, 40대 남성)씨는 “인제는 백성들도 지난 시기같이 그저 앉아 죽기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이대로 있기를 바라는 것은 극소수 사람들이다.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바뀌지 않으면 다 죽는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한다”며 힘주어 말했다.
광명성 2호 발사 후, “우리가 얻은 게 무엇인가?”
지난 4월 5일 광명성 2호가 발사된 이후,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에서 경탄을 표하고, 크게 우러러보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함께 기뻐하고 경축하던 주민들 사이에,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다른 이야기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평성에 사는 김동혁(가명, 30대)씨는 “광명성 2호를 쏘면 나아지는 게 있을 줄 알았더니 그렇지 않다. 자꾸 백성들을 못살게 구는 쪽으로 방침이 내려오는데, 광명성 2호 쏜 다음에 우리가 얻은 게 무엇인가? 변한 게 하나도 없지 않느냐”며 답답한 심경을 표시했다.
평양의 한 중간 간부도 “(광명성2호 발사) 좋아하긴 했는데, 지금은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현재 식량난은 더 심해지는데 각종 방침이 점점 살기 어려운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1차 고난의 행군 때로 돌아갈까 걱정된다. 하루빨리 개변하지 않으면 우리 다 죽는다. 지금 이대로는 절망밖에 없다”고 말했다.
■ 사회
인민반 도움으로 겨우 살아가는 모녀
강원도 원산시 신풍동에 사는 박춘실(40대)씨는 인민반에서 지원해주는 죽으로 어린 딸과 하루하루 겨우 연명해가고 있다. 박씨는 올해 1월에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군인이었던 남편이 그동안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왔다. 본인 배급만 나오고, 가족들의 배급이 나오지 않았을 때도, 박씨의 남편은 수완 좋게 어디서든 식량을 구해왔다. 군인 가족들 중에는 배급이 안 나와 아이들을 데리고 본가(친정)집으로 간 경우가 많았는데, 박씨는 남편 덕분에 그대로 지낼 수 있었다. 그러다 남편이 덜컥 사망하다보니, 갑자기 생계가 막막해졌다. 장사를 해 본적이 없던 박씨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급할 때 쓰려고 보관했던 식량도 다 떨어지자, 굶는 날이 많아졌다. 하루아침에 풀뿌리죽으로 끼니를 보내는 신세가 됐다. 아이들도 학교에 보내지 못하게 됐다. 그러다 지난 4월 2일, 그 날 먹은 풀뿌리죽이 잘못됐는지 세 식구 모두 식중독에 걸렸다. 큰 아들은 그 날을 넘기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박씨와 어린 딸은 일어나지 못하고 시름시름 앓게 됐다. 박씨는 “인민반에서 도와주지 않았으면 벌써 죽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인민반에서 녹두와 옥수수를 거둬 매일 조금씩 죽을 쒀주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병원에 가야 나을 텐데, 약 살 돈이 없어 아직 병원에 갈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그저 죽을 날만 기다리며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고 했다.
십년만에 제대한 아들, 부모님 끼니 마련하러 바다 나갔다가 사망
함경북도 김책시 연호동에 사는 조정호(가명, 60대)씨는 지금도 아들 생각에 목이 메어 말을 못한다. 조씨의 아들 광혁(31세)씨는 올해 2월달 바다에 고기잡이하러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사망했다. 아버지는 울먹이면서 겨우 말을 이어갔다.“광혁이가 군대에서 제대한 게 2월 2일이었다. 오자마자 우리를 보고는 ‘차마 이렇게 곤란하게 생활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말부터 했다. 제 어머니는 병으로 집에 누워 운신도 못하고, 할머니는 여든 고령에다 중풍에 걸려 꼼짝도 못하고, 나는 공구공장에 나가지만 로임이나 배급 한 번 못 타오고, 그러니 얼마나 사는 게 곤란했겠는가. 혁이는 며칠 쉬지도 못하고 바로 장삿길에 올랐지만 신통치 않아 빈손으로 돌아올 때가 더 많았다. 하루는 ‘아버지, 10년 넘게 군사 복무하고 집에 와보니, 집 생활이 너무도 비참해 뭐든 해야겠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끼니는 어떻게든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며, 바다로 나갔다. 명절이 끝나고 배 주인한테 손발이 닳도록 빌고 빌어서 겨우 쪽배 하나 빌려서 바다에 나갔다. 미역, 곤포라도 뜯고, 무슨 고기든 좀 잡아오겠다고 했다. 그날따라 바람이 세고, 파도가 세게 일어 쪽배가 가라앉았다. 그렇게 허망하게 우리 아들을 잃고 말았다”고 띄엄띄엄 사정을 얘기했다. 그는 “이렇게 가버릴 줄 알았다면 바다에 나간다고 할 때 말릴 걸 그랬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거친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옆에 누워있던 병색이 완연한 정호씨의 아내는 아무 말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흐느꼈다. 이웃들은 “이 집 아들이 돌아와 이제는 좀 생활이 펴질까 했더니 너무 안됐다”며 안타까워했다.
■ 사건사고
회령시, 산불로 건설 원목 조달 어려워져
회령시는 이번 산불로 산림피해가 막심한 가운데, 건설 원목 조달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건설용 원목들은 주로 송학리, 룡천리, 오류리 등지에 분포돼있었는데, 이번 산불로 앞으로 쓸만한 원목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 회령시당에서는 건설지부 자재부서와 건설 책임 일꾼들이 연일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령시는 강성대국을 2012년에서 2010년으로 2년 앞당기겠다고 굳게 결의한 바 있다. 그때까지 각종 건설 사업을 완수해야 하는데, 이번 대형 화재 사고로 심각한 지장을 받게 됐다. 시당은 원목으로 쓸 만한 통나무를 구하기 위해, 긴급히 국토 삼림 검열대를 꾸려 17일부터 각 농촌에 내려 보냈다.
회령시 잇따른 대형 화재사고
함경북도 회령시에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11일 오전에는 회령시 홍산리 4반 지역에서 불이 붙어, 오류리, 룡천리 등지로 점점 번져갔다. 이 3개리에서 불에 타 버린 삼림만해도 약 1,000정보가 넘는다. 화재진압에 나섰던 사람들 중에 15명이 질식사고로 쓰러지거나 불에 타 숨졌다. 희생자는 삼림감독원 6명, 군인 3명, 농장원과 노동자 6명이었다. 이들 외에도 화상을 입은 부상자가 속출했다. 화재는 13일 새벽에야 가까스로 잡혔다. 이번 화재로 인명피해와 산림피해는 물론 일부 농가의 피해가 막심했다. 화재 지역에는 사슴목장도 포함됐는데, 이날 이동식 방목 중이던 사슴 30여 마리가 모두 불에 타죽기도 했다.
13일 오후에는 수북동 2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해 12세대의 집이 타버렸다. 이 중 8세대가 완전히 타버려 재산을 모두 잃었다. 이에 수북동사무소에서는 녀맹원 일꾼들이 식량과 옷 등 기타 생필품을 모아 긴급지원에 나섰다. 다음날(14일) 오전에는 녀맹원들이 모여 화재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날 회의에서 녀맹원 일꾼들은 녀맹원 1명당 생필품 3가지씩 지원해줄 것을 당부했다. 시당에서도 세대당 옥수수 30kg씩 긴급 식량지원에 나섰다. 또 화재로 소실된 집들은 피해세대의 세대주가 소속된 직장에서 책임지고 보수공사를 해줄 것을 지시했다.
함흥 군중대회장에서 술 취한 보안원이 오토바이로 주민 숨지게 해
지난 4월 17일, 함경남도 함흥시 군중대회장에서 오토바이가 사람을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날 오후 3시, 함흥에서는 광명성2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고, 강성대국을 실현하자는 취지로 군중대회가 열렸다. 이때 김일성 주석 동상 주변 도로를 차단하고 근무를 서던 보안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군중대회 참가자들을 치였다. 그는 술에 취해있었다. 이 사고로 주민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크게 다쳤다. 군중대회가 시작된 지 5분여 만에 벌어진 일이라, 군중대회장 일대가 혼란에 빠졌다.
■ 여성/어린이/교육
청진 광산금속대학, 입시부정으로 재시험 실시
함경북도 청진 광산금속대학교는 올해 부정입시 문제가 드러나 시험을 다시 치렀다. 지난 2월 4일부터 시험이 시작됐는데, 이때도 부정을 예방하려고 수험생 50명마다 시험 감독관만 10명씩 배정했었다. 그러나 일부 교원들이 돈을 받고 시험 성적을 올려주는 일은 올해에도 되풀이됐다. 일부 과목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되자, 중앙당 교육성 간부들이 직접 내려와 시험을 중지시켰다. 교육성 간부들은 “실력이 있고 수준이 높은 학생들을 모집해야 한다”며 일체 어떤 부정행위도 용납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미 치러진 과목들은 무효 처리되고 7일부터 재시험이 실시됐는데, 교육성 간부들이 직접 시험을 진두지휘했다. 학생들을 5줄로 10명씩 앉히는 등 수험생 좌석 배열 등이 변경됐다. 채점은 교육성에서 파견된 시험 지도성원들이 직접 했다. 시험 결과는 18일날 발표됐다. 총 600여 명의 응시자 중 410명이 합격됐다. 3월 25일부터는 추가 시험이 치러져, 불합격한 학생들 중에서 20여 명이 새로 합격됐다. 입시관리가 상당히 엄격하게 진행됐지만, 여전히 200만 원 이상의 뇌물을 써 부정입학한 학생들이 있었다.
■ 논평
먹는 문제 해결, 모순은 깊어간다
북한 농업성은 회의에서 “현 시기 인민들이 식량 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절박하고 중요한 과업은 없다”고 했다. “남은 쌀독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두벌농사를 힘 있게 벌려야 한다”며 “먹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국제사회의 원조가 중단된 마당에 식량 부족분을 해결하려면 올해 농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라’는 방침이 모순이라는 점이다. 주민들에게 자체 식량 해결은 현재로선 ‘땅’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산림반에 들든 산비탈에 뙈기밭을 개간하든, 버려진 땅을 일구든, 개인 소토지 농사만이 살 길이다. 점점 산림은 황폐화되고, 국토는 훼손된다. 농토를 보호하려면 산림을 조성해야 하는데, 주민들이 처한 현실과 모순된다.
북한 당국은 최근 산림반을 해체하고, 개인들이 일군 뙈기밭을 협동농장에 이관하라는 방침을 내렸다고 한다. “스스로 먹고 살라”는 방침과 “산림조성에 힘쓰라”는 모순된 방침에 주민들이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답답해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특히 이번 산림반 해체는 그동안 지방당에서 관리하던 산림반을 중앙당(국토성)에서 관리하기로 한 것이어서, 둘 사이의 힘겨루기가 어떤 양상으로 번질 지 주목된다. 그동안 지방당은 지방당에 속하는 기관, 기업소에 산림보호를 맡겨왔다. 이들은 30도 미만의 양지바른 남향에 묘목을 심어 가꾸고, 그 사이사이에 알곡 농사를 지어 자체 식량을 확보했었다. 그런데 이번 방침으로 이권이 중앙당에 넘어가면서 지방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명목은 ‘산림보호’지만, 결국 누가 경작권을 갖느냐의 문제로 변질되는 것이다.
지방당의 반발만큼이나 개인들의 억울함은 더 크다.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애써 일군 뙈기밭을 무상으로 협동농장에 넘기라니, 주민들이 아우성을 치지 않을 수 없다. “식량 배급만 주면 우리가 왜 뙈기밭을 넘겨주지 않겠느냐. 안주니까 어떻게 할 수 없는 거 아니냐”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그들은 “아무 대책 없이 무조건 넘기라는 것은 죽으라는 말과 같다”고 단정 짓는다.
산림조성은 국토관리측면에서나 농업생산측면에서나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스스로 먹고 살아야 하는 주민들로선, 뙈기밭을 한 뼘이라도 일궈서 개인 농사를 짓는 것이 더 절박하고 중요하다. 스스로 먹는 문제를 풀라면서 자꾸 상반된 방침을 내리니, 잘 집행될 리가 없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바람대로 특단의 ‘개변’조치를 하지 않는 한, 먹는 문제를 둘러싼 모순은 깊어만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