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순천 농장, 수확 앞두고 식량도둑 예방 지시
평안남도 순천시 주민들은 올해 흉년이 들어, “올해도 힘들었는데 내년에는 뭘 먹고 살아야 할 지 모르겠다”며 걱정이 많다. 일부 돈 있는 주민들이나, 장사하는 주민들은 돈이 있으면 우선 알곡부터 사들이는 추세다. 농장들도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아 그 어느 해보다 알곡 도난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곡물을 보다 철저히 지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농장들은 보안원들은 물론 적위대, 순찰대 등 경비 인원을 몇 배 더 늘리기로 했다.
함경북도, 가뭄으로 올해 옥수수 생산량 30% 감소 예상
전국 도농촌경영위원회는 지난 9월 14일, 올해 알곡 수확량을 조사하기 위해 각 시, 군에 조사원을 파견했다. 함경북도에서도 부서별로 일군들을 뽑아 각 농장에 내려 보냈다. 조사원들이 농장 작업반 분조별로 1정보당 1평 기준의 옥수수 수량을 확인하면, 전국 각지에서 조사된 알곡 수확량 실태 보고서는 모두 농업성에서 수렴한다. 가뭄피해로 작년보다 올해 농사가 잘 안 돼 수확고가 약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벼농사는 그럭저럭 됐지만, 옥수수 농사가 문제였다. 예년과 비교해봤을 때, 전반적으로 함경북도는 황해남북도나 평안남도 지역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황해도 일군들에 따르면, 이 지역 농촌에서는 옥수수가 1정보당 2-3톤 내외에 불과하다고 한다. 산골을 낀 농촌들은 1톤도 못나오는 곳이 많다.
■ 식량소식
원산시 주변구역 주민 70%, 옥수수풀죽 연명
강원도 원산시 주변구역 주민들의 식량 상황이 심각하다. 가장 형편이 어려운 곳은 룡하동, 갈마동, 복막동, 원남동 등지이다. 이곳은 전체 주민의 약 70% 이상이 옥수수 한줌에 각종 남새(채소)를 썰어 넣어 만든 풀죽으로 연명하고 있다. 룡하동, 평화동, 양지동 등에서는 온 식구가 구멍탄을 만들어 팔며 끼니를 연명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구역 주민들은 석탄을 구해 집에서 구멍탄을 직접 찍어 만들어 시장에 내다판다. 다른 구역 주민들은 대체로 농민시장에 매달려 살아간다. 중고품 장사를 하는 집들이 많은 봉춘동, 봉수동, 해방동 등 일부 중심구역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금은 어느 집이든 여자들이 장사해서 돈을 벌어오지 않으면, 그 집 식구들이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행여 여자가 아프기라도 하면, 그 집 식구들은 풀죽도 제대로 못 먹고, 꼼짝없이 굶기 일쑤다. 이런 현상을 보며 주민들은 “모계 씨족공동체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강원도 산간 마을 주민들, 내년 최대 식량난 예상
강원도 주민들이 나날이 심해지는 식량난 때문에 아우성이다. 내년이면 고난의 행군 이래 최대의 식량난이 예상된다며 벌써부터 겁먹은 주민들도 많다. 강원도 금강, 철원, 김화, 이천, 창도, 판교, 법동 등 산간 지역일수록 사정이 더욱 좋지 않다. 통천과 고성 등지는 바닷가라 바다에 의지해 그런대로 먹을 것을 구하지만, 산간마을에서는 변변한 농사짓기도 힘들고 부업할 거리도 별로 없다. 텃밭농사를 짓기도 어려운 곳에 사는 주민들의 고통이 가장 심각하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죽기보다 너무 힘들다”고 말할 정도이다. 강원도 일군들은 올해 농사지은 형편을 봐서는, 내년 2~3월이면 절량세대(식량이 떨어진 세대)가 대량으로 나타날 것이라 비관하고 있다. 그러면서 “1990년대 미공급 시절에는 북반부에서 시작되더니, 이제는 안쪽지방에서 시작되고 있다”면서 모두 불안해한다. 150일 전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주민들은 150일 전투가 “먹고 사는데 전례 없이 큰 타격을 주었다”고 말한다. 150일 전투 때문에 장사를 하기 어려웠고, 소토지 농사를 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장사를 못하니 식량 살 돈이 없고, 소토지 농사를 못하니 식량이 없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다 죽고 말 것이라며, 하루빨리 국가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경제활동
청진 도시건설사업소 결근자 1/3
함경북도 청진시 도시건설사업소는 550명의 노동자 중 350명만 정상 출근을 하고 있다. 배급이 완전히 중단된 지 벌써 1년 4개월이 넘어 식량난으로 결근자가 속출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매일 출근해도 사상 선전만 하고, 배급과 보수는 주지도 않으면서 일을 시키니, 우리가 무슨 강제 로동만 하는 죄인인가?”라며, 당에 대한 불만이 많다. 9월 초 건설 직장 노동자 162명 중 24명만 출근했고, 부재 직장에서는 노동자 110명 중 11명만 출근해 도당에까지 문제가 제기됐다. 당 비서와 지배인 등 공장일군들이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자, 시당 조직부가 직접 나서서 ‘로동 로력 추진’이라는 명목으로 보안원 10여 명을 동원해 출근을 강제하고 있다.
회령-청진, 전시 대비 도로 확장 공사
현재 함경북도 라진과 청진, 회령과 청진을 통과하는 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전시 사용 목적으로 사용하게 될 125호 도로이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회령시 창태리에서 청진 청암구역 부거리간 도로의 폭을 4m에서 6m로 넓히는 공사를 했지만, 3월 29일 군 판정에서 도로 폭이 좁아 불합격됐다. 9월 19일부터 회령시 공장, 기업소들은 자신들이 담당한 구간에서부터 도로 폭을 더 확장하는 공사를 다시 시작한다. 현재 공사는 전시 지방 군참모장을 겸직하고 있는 시당 민방위부장이 책임지고 있다.
■ 정치생활
평성, 정부 비방 삐라 발견
150일 전투가 결속되는 시점에, 평안남도 평성시 주례동 50반에서 정부를 비방하는 글을 쓴 삐라가 20여 장이 발견됐다. 삐라 원본은 컴퓨터 인쇄물이었다. 평안남도와 평성시 반탐과 보위부원들은 범죄자를 붙잡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내 기관들과 주민들의 집을 샅샅이 뒤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량강도 국경경비대, 적선 행위 색출 및 엄중 처벌 방침
지난 9월 5일, 량강도 혜산에서는 25려단 군인 2명과 주민 4명이 적선죄로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자강도 보위사령부 검열원 8명이 혜산시에 전문 탐색 검열조로 파견됐다. 이들은 지난 9월 11일부터 보위사령부 검열을 시작해 2010년 5월까지 검열을 벌일 예정이다. 주로 국경경비대의 군관과 사병들의 적선 행위와 이들과 연관된 주민들을 색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군관은 “강성대국 문을 열기 전에 사회 오물들을 잡아내 숙청해야 한다며 (자강도 검열성원들이)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사회
“소토지 농사를 지어도 안 되는 판에 땅 뺏는 게 말이 되나?”
황해북도 사리원의 장정애(가명)씨는 수확 철을 앞두고 속이 타 죽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소토지 농사를 짓지 말라, 150일 전투다 뭐다 난리치는 통에 몰래 농사짓느라 온갖 고생을 다했다고 한다. 농장에 들어간 비료를 어렵게 빼돌려 이따금씩이라도 비료를 주었기 때문에, 작년보다는 농사가 잘 되겠거니 기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날씨가 문제였다. 비가 와줘야 할 때는 쨍쨍 햇빛만 나고, 오지 말아야 할 때 비가 억세게 퍼부어대 이삭이 제대로 나지도 못한 옥수수가 많았던 것이다. 몽땅 두부콩으로 바꾸기에는 옥수수에 들어간 돈과 노력이 너무 아까워 남은 것만이라도 잘 거둬보리라고 했단다. 그러나 정작 가을이 되자 날이 갈수록 근심만 깊어간다고 했다. 장씨는 농사가 안 된 탓을 당 정책에 돌렸다.
“국가에서 소토지를 빼앗아가지만 않았어도 이렇게까지는 안됐을 거다. 주민들이 몇 년 묵은 땅을 나무뿌리, 풀뿌리, 잡동사니들을 걷어내고 옥토로 만들어 이제 좀 농사를 지어 볼까 하니 국토 관리부에서 소토지 땅을 빼앗아 가버렸다. 뙈기밭을 새로 만들고, 비료 구하러 다니느라 말도 못하게 고생했다. 날씨까지 안 도와주니, 인민들의 원한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2012년까지 개인 소토지를 모두 빼앗는다고 떠드는데, 간부들은 다 머저리들인가. 우리 집 옥수수만 봐도 알리지 않냐. 소토지를 해도 비료 없고, 날씨 안 좋으면 이렇게 다 망치지 않나. 당장 내년에 뭘 먹고 살아야 하는지 깜깜하다. 이렇게 소토지 농사를 지어도 이 모양인데, 소토지를 빼앗아가는 게 말이 되냐. 국가에서 주는 건 하나도 없고, 무조건 하지 마라, 빼앗아가겠다고 하니 답답해서 속이 터져버릴 것 같다.”
함흥 주민들, “돌까지 운반해달라고?”
함경남도 함흥시 회상구역에서는 각 인민반에 양어장 건설에 쓸 돌을 10개씩 운반하라는 과제를 내렸다. 커다란 돌을 자동차로 수송하려면 기름이 있어야 하는데, 그만한 기름이나 자금 마련이 어려우니 세외부담으로 돌린 것이다. 이에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아니 나라에서 기름이 없는데 우리가 무슨 수로 기름을 대나. 양말, 숟가락까지 다 내라 하더니 이제는 돌까지 운반해달라는 거냐?”고 말이 많다. 또 “주는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말도 안한다. 주는 건 하나도 없이 뭐 내라는 소리만 한다. 세외부담을 줄이라고 하면서 뭐 내라, 뭐 내라, 아주 지겨워 죽겠다”고 말한다. 보안원을 비롯한 보안일군들도 세외부담을 내야 하지만 제 것을 내는 법이 별로 없다. 보안원들은 검열관 완장을 차고 다니며, 대대적으로 장마당 단속을 벌려 쉽게 돈을 마련한다. 그러니 “이거야 너무하지 않나? 모두 살자고 장마당에 나와 한푼 두푼 벌어서 밥벌이를 하는데, 제 주머니에서 돈 빼기 싫어서 우리 것을 털어가니,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라는 말인가?”하고 의견이 많다.
뇌물 못 준 교화 출소자, 직장 배치 못 받아
함경북도 온성군에 사는 심금철(가명)씨는 올해 6월에 감옥에서 출소했다. 출소한 뒤 직장 수속을 밟고, 주민증을 내려고 인민반, 사무소, 보위부 등등 여러 곳을 찾아다녀야 했다. 이 과정이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직업 배치된 탄광 초급비서를 만나러 갔더니, 초급당 비서와 사무장이 출소증을 보고는 “어느 부서에 일했는지, 무엇 때문에 감옥에 가게 되었는지” 등을 상세히 물어보았다. 심씨는 “얼음(마약)을 가지고 연선 작업을 하다 잡혀 교화 3년 받았는데 주원탄광에 배치를 받았다”고 하니, 비서는 “(주원탄광에) 들어오면 또 애 먹이겠구나”하고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그리고는 “도강 하면서 큰 장사했다는 사람이 빈손으로 다니느냐?”며 “술 한 두어 병과 담배 한 막대기는 가져와야 되지 않느냐?”하면서 돌려보냈다.
심씨는 “몇 년을 교화소에서 썩고 있다가 출소해서 집도 없이 떠돌이 하는 사람이 어디 돈이 있어 그것을 마련하겠는가?”라며, 체면을 무릅쓰고 몇 번 더 찾아갔지만 이 구실 저 구실 대며 계속 날짜를 미루었다고 한다. 당에서는 “교화출소자들을 안착되고 생활의 맛을 알도록 그들의 생활조건을 보장해 주라”고 지시했지만 하급간부들에게 뇌물을 건네주지 않으면 직장 배치도 안 된다. 주민들은 이것을 하급간부들의 ‘롱간’때문이라며 분개한다.
심씨의 예전 직장 동료인 김모씨는 “이런 사람들 때문에 한번 죄를 지은 사람들은 영원히 고개를 들고 살기 어렵게 된다. 하급 간부들이 하는 짓을 보면, 간부라는 명판으로 사람들을 압박하고 당의 혁명사상을 악용해 오직 자기들의 이득만 챙길 뿐”이라고 못마땅한 심경을 표했다. 심씨는 결국 직장 처리가 되지 않았고, 소속이 없는 것으로 취급돼 하루가 멀다하게 불려 다녀야 했다. 심씨는 매일 계속되는 감시에 생활도 너무 고달픈 나머지 막무가내로 도강하려다 결국 붙잡히고 말았다. “당의 사상개조와 관대한 범죄를 뉘우치지 않고, 탈북을 시도 했다”고 보고가 올라가, 현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출소한 지 얼마 안 돼 벌어진 일이라, 형량이 더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 여성/어린이/교육
인민반장 득세에“강성대국 문은 가두 녀성들이 여는가?”
세외부담이 끊이지 않자, 여성들의 불만이 대단하다. 날이면 날마다 새로운 과제가 떨어지고, 종류도 많아지니 차라리 죽으라고 하는 게 낫겠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평안남도 평성에 사는 구정옥씨는 “어랑천 건설, 백두산 건설, 희천발전소 건설 한다고 장갑 내라지, 인민군대에 고기 지원하라지, 충성자금 바치라지, 거기에다 이러저러한 수집 사업들이 어찌나 많은지 하룻밤 자고 일어나기가 무서울 지경이다”며 세외부담의 과중함을 하소연했다. 그는 특히 인민반장들이 눈에 거슬린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당국에서는 세외부담을 잘 집행하려면 인민반장들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며, 인민반장들은 세외부담 일체를 제해준다. 대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세외부담을 악착같이 거둬들이라고 한다. 구씨에 따르면 일부 인민반장들이 “당 뒷배를 믿고, 어찌나 악랄하게 노는지” 다시는 말도 섞기 싫을 정도라고 한다.
함경북도 청진시 수북동에 사는 리혜영(가명)씨는 “내라는 게 너무 많다. 인민반 세대들보고 무조건 내라고 한다. 날이면 날마다 귀뿌리가 빠지도록, 2012년이면 강성대국의 대문이 열린다고 선전한다. 그러면서 장갑 내라, 파철 내라 말이 많으니, 이런 걸 내야만 강성대국 대문이 열리는 거냐. 강성대국 대문은 우리 같은 가두 녀성들만 여는 거냐?”고 물었다. 리씨는 인민반장이나 동사무소 일군들에게는 몰래 밭을 나눠주었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가진 사람들한테는 더 주고, 힘없는 백성들만 자꾸 짜내니 강성대국 대문이 열리기 전에 우리가 말라 죽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 사건사고
온천, 옥수수 훔치려다 낫 들고 패싸움
평안남도 온천군 온천읍 협동농장에서 옥수수를 두고 패싸움이 벌어졌다. 3작업반이 경작하는 옥수수 밭에 인근 부대 신병 3명이 옥수수를 훔치러 갔다가 경비원들과 마주쳐 싸움이 붙었다. 농장 경비원들이 마침 들고 있던 낫을 휘둘러 신병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 군인 한 명이 찔렸다. 당시 순찰 근무를 돌고 있던 보안원이 이 광경을 보고, 싸움을 중지시키려 공포탄을 쏘았다. 공포탄에 놀란 군인들이 보안원에게 달려드는 바람에 한 군인이 복부에 총을 맞고 말았다. 실탄이 아니어서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큰 부상을 입었다. 부상을 입은 군인 두 명은 급히 병원에 호송됐다. 이렇게 사건이 종료된 후, 군인 세 명은 구속되고, 조선인민군 당 결정에 따라 생활제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