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사고
성천군 석탄화차에 꽃제비 깔려 사망
지난 12월 16일, 평안남도 성천군 신성천역에서 석탄 화차 밑에 어른 꽃제비가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석탄차량이 연착되어 있는 상태에서 석탄을 훔치러 올라갔던 꽃제비가 기차 밑에 실수로 떨어뜨린 탄을 줍고 있었다. 그러다 화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빠져나오려고 했으나, 그만 배낭끈이 바퀴에 깔리면서 몸까지 깔리고 말았다. 성천보안서에서 신원을 확인해보니, 사망자는 원산시 갈마동 주민이었다. 갈마보안서에 사망 통지를 했으나 회답이 오지 않아 철도역 선로반 로동자들이 사고 처리하였다.
■ 여성/어린이/교육
퇴비 과제하라 학생 불러낸 교원들 처벌
함경북도 청진시 일부 소학교와 중학교에서 퇴비 과제를 한다는 명목으로 방학 중인 학생들을 불러내 물의를 일으켰다. 현재 신종독감으로 전국적으로 방학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교 선생님들이 자신들 앞으로 떨어진 퇴비 과제 1톤을 학생들을 동원해 하려다가 시당에 문제가 제기됐다. 시당에서는 전염병이 돌고 있어 학생들을 2명 이상 모이게 하지 말라는 당적 방침이 전달된 상황에서 학생들을 끌어내 일을 시켰다며, 해당 교원들을 교육부로 불러내 처벌할 예정이다.
회령 소학교들, 퇴비과제 학부모에게 떠넘겨
함경북도 회령시 소학교에서는 지난 12월 15일, 학부모들에게 퇴비 과제를 요청했다. 원래 해마다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동원해 해오던 일이었는데, 올해는 신종독감으로 조기방학에 들어가면서 학생들을 부를 수가 없게 됐다. 원래 교원들의 작업 과제인데도, 집집마다 학부모들을 찾아다니며 요청한 결과, 일부 학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퇴비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재 덕흥리 채종농장 2작업반 3분조의 땅이 산성화가 심해 퇴비 공급이 이곳에 우선 집중되고 있다. 이 농장은 최근 3년 동안 옥수수 1정보당 2톤 이상이 나온 적이 없을 정도로 지력이 대단히 나쁜 땅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당에서는 올해 연말과 새해 초 퇴비가 마련되는 대로 이 땅에 퇴비를 우선공급하기로 했다.
■ 사회
고산군 5군단 군인들, 화폐교환 조치 이후 제대 기피 현상 나타나
강원도 고산군 고산읍에 주둔하는 군관들 사이에 화폐 교환 이후 제대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5군단숙박소에서 곧 제대될 군관들 약 130여 명을 대상으로 사회에 나가기 전 강습을 진행했다. 이번 강습에서는 무엇보다 화폐개혁 실시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강습을 마친 후 제대 대상자 130명 중에 약 90여명이 제대를 1년 연기하겠다고 신청했다. 작년만 해도 강원도에 복무하는 군관들 중에 제대를 연기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연기 신청자 수가 매우 많았다. 이에 대해 한 군관은 “화폐 교환으로 가뜩이나 어렵던 주민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군관들이 사회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 제대했다가, 안해(아내)들도 장사를 못해 살기 힘들어지면 어떡하나 걱정들이 많다”며 “사회생활 첫 시작부터 꽃제비가 될까봐 제대를 연기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샘물 팔던 할머니, 화폐교환으로 외상 준 게 다행
평안북도 신의주 석하동에 사는 할머니 한 분은 화폐교환으로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그동안 샘물을 길어다 아파트에 파는 장사를 해왔는데, 외상으로 주던 것을 이번에 새 돈으로 받다보니 돈 가치가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10리터에 옛 화폐로 500원씩 받던 것을, 이번에 새 돈으로 5원씩 받아 벌써 500원 이상 벌었다. 할머니는 외상으로 주기를 잘했다고 기뻐했다. 할머니는 그동안 한여름이나 한겨울이나 부지런히 물을 길러다 팔았다. 겨울에는 눈이 내린 뒤에 길이 얼어붙어 빙판인데도, 10리터짜리 물통 10개씩을 직접 손수레에 싣고, 새벽 일찍 날이 밝기 전에 출발해 시내 아파트에 아침 8시 전에 도착하곤 했다. 물을 받는 사람들이 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할머니가 불쌍해서, “년세가 그렇게 많으시면서, 큰 돈벌이도 아닌 것에 왜 이렇게 까지 고생하느냐?”고 물으면, “이것도 안하면 누가 먹여주는가? 앉아서 가만히 굶어죽기보다 낫지 않는가?”라며 다음 집으로 향하곤 했다. 사람들은 그렇게 고생하던 할머니가 외상을 새 돈으로 받고 기뻐하는 모습에, “화폐교환으로 좋아진 사람도 있다”며 같이 기뻐해주었다.
2세대 가족들, 화폐교환 1천원 두고 신경전
화폐교환이 끝나자, 여기저기 잡음이 들리고 있다. 한 집에 두 세대가 사는 경우, 서로 1천원을 자신들이 갖겠다고 다투는 일이 많다. 어떤 가족들은 은행에 이 문제를 하소연하기도 했다. 은행에서는 옛날 화폐를 가져오면 더 교환해주겠다고 했다. 이미 옛 화폐를 처분해버린 집들에서는 뒤늦게 부랴부랴 옛 화폐를 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정 옛날 돈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구 화폐 10만원을 주면 새 화폐를 300원 주겠다고 소문을 내기도 했다. 한편 군관 가족들은 화폐를 3천 원씩 교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정치생활
회령 유선동에 검열성원 40명 파견
함경북도 회령시 인민병원 간첩사건으로, 유선동에도 검열성원이 40여 명 들어간 데 이어 강안동에도 며칠 내로 검열이 들어갈 예정이다. 유선동 인민병원 초급당비서와 함께 체포됐던 사람들의 진술에 따라, 간첩혐의로 계속 체포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검열 기간은 따로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열이 끝나면, 상당수의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쫓겨날 것이라는 말도 떠돌고 있다. 주민 구성을 새로 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검열성원들의 사업을 방해하거나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는 추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적 지시가 내려갔다. 이 소식에 당장 주민들은 “장사도 못하게 하고, 먹고 살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국가법을 어기는 사람들까지 문제가 있다고 하구한날 검열한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유선병원 간첩 연루자, 전원 해임 및 철직
유선병원 초급당비서의 간첩행위에 연루된 사람들 중 일군들은 전원 해임 및 철직됐다. 시당 일군 6명과 공장, 기업소 당비서와 지배인 9명, 농장 리당비서, 농장관리위원장 5명 등은 직위에서 해임된 뒤 가장 힘들고 어렵기로 소문난 기업소나 농촌으로 추방됐다. 지난 12월 22일, 중앙당 일군이 시당 전원회의에 지도차 내려와, 시내 공장, 기업소들의 당비서와 지배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회령시 시당 조직비서와 시당 일군들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강성대국 150일전투와 100일 전투기간 강성대국 건설에서 아무 전진이 없는 것은 간부들이 모두 자기 리익만 생각하기에 급급해 하고, 인민과 조국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의 모든 범죄행위가 주로 당간부들 사이에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면서 회령 시당 정부 기관의 간부들이 많이들 썩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전원회의 시간에는 간부들 16명이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해임, 철직됐고, 현장에서 새로 임명된간부들을 호명해 회의장에 불러들였다. 새로 임명된 사람들은 “조선 로동당 신임에 따라 간부로 새로 임명된 사람들이다. 당의 믿음과 신임에 이같이 현직 배치됐으니,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모든 일군들은 일을 잘 하라”고 얘기했다.
유선병원 초급당비서, 탈북한 아내와 전화 간첩행위
체포된 유선병원 초급당 비서가 탈북자세대로서 그간 간첩행위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안당국은 그의 아내와 딸이 5년 전에 한국으로 도주한 뒤 초급당비서와 전화 거래를 해왔고, 이 과정에서 간첩행위를 해왔다고 밝혔다. 가족이 탈북했을 당시, “당일군으로서 가정 혁명화를 제대로 못한 책임을 물어 해임, 철직시켜야 한다”며 시당조직부에 제기됐었다. 그러나 당시 시당조직비서가 초급당비서로부터 많은 돈을 받은 뒤 초급당비서를 해임하지 않고 유임시켰다. 함경북도 도보위부에서는 관련자를 계속 심문한 결과, 유선병원 초급당비서의 간첩행위를 도와준 사람들이 무려 2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초급당비서를 제때 해임시키지 않았던 시당 조직비서가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다른 적선(이적)행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막대한 돈을 수뢰한 혐의로 련대 책임을 물어 해임, 철직됐다.
회령시 11월 간첩단 사건, 아직까지 시끌시끌
함경북도 회령시는 11월에 터진 유선동 인민병원 초급당비서와 의사 등이 연루된 대형 간첩단 사건 때문에 12월 현재까지도 시끌시끌하다. 지난 11월 10일, 산원병원에서 근무하던 한 간호원이 전국 주요 도시 시장들과 주민들이 어렵게 고생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은 만년필 비디오카메라를 가방에 넣어 가던 중 보위사령부 단속 초소에서 걸렸다. 이 여성에 대한 집중 심문이 끝나자마자, 유선동 인민병원의 초급당비서와 의사 6명 등을 비롯해 적선과 관련 있다 싶은 인물 60여명이 줄줄이 체포됐다. 유선병원 초급당비서가 체포되자마자 도주한 사람들도 20여명이 넘는다. 함경북도 도보위부에서는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이번 도주자들을 모두 잡아들일 것을 각 하급단위에 명령했다.
도보위부 수사처와 반탐처에서는 “강성대국의 문을 열기 위한 전환의 시기에 당과 정권 기관 내부에 잠입해 당과 국가의 비밀을 적들에 넘겨준 자들은 간첩죄로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체포된 이들은 외화를 소비하고, 당과 수령 보위를 흔들며, 적을 이롭게 한 자들이라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 중에는 적선이라는 사실을 알고 도운 이들도 있었지만, 적선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돕다가 붙잡힌 사람들도 많았다. 사전에 알고 있었든 모르고 있었든 상관없이 이들 모두가 간첩죄로 취급되고 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유선동을 필두로 강안동 등 다양한 구역에서 간첩 사실을 더 밝혀내기 위해 검열활동을 벌이고 있다.
■ 경제활동
금야군 철제일용품공장, 출근자 절반 정도
함경남도 금야군 철제일용품공장 일군들은 150일 전투에 이어 100일 전투 기간에도 출근율이 오르지 않아 걱정하는 모습이다. 약 350명 되는 노동자 중에 현재 출근하는 인원은 190명 선이다. 결근자 160여명 가운데 고정 환자가 70여명이다. 이들 70여명은 출근을 너무 오랫동안 하지 않고 있어, 공장 로동과에서도 아예 찾지 않을 정도이다. 결근자 가운데 나머지 90여명은 올해 7월부터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다. 150일 전투 기간 동안에는 출근하다가, 7월부터 식량 사정이 악화되면서 결근하게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100일 전투가 시작되면서 다시 노동자들을 끌어내려고 애를 썼지만, 노동자들은 먹을 것을 주면 출근하겠다며 나오지 않았다. 9월 28일, 가족 수에 상관없이 일인당 옥수수 10kg씩 한 차례 배급해주고서야 전원 출근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하고 10월 2일 이후부터는 10명 정도만 출근하고, 나머지 노동자들은 다시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여성상인들, 곡물가격 강경 단속에 반항하다 몰매 맞아
지난 12월 8일, 평안남도 순천시 시장에서는 쌀 단속을 벌이던 보안원과 여성상인 사이에 마찰이 빚어졌다. 그 날 오후 5시경 쌀을 kg에 60원에 팔던 여성 상인에게 보안원이 다가가, “시장 가격을 떨굴 데 대한 당의 방침에 반항하는가?”라고 고함을 치며 강압적인 모습을 보였다. 강안동에서 장사하러 나왔다가 단속에 걸린 여성은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랬더니 보안원이 그 여성에게 쌀을 사간 주민을 수소문해 데리고 와 대질심문한 뒤, 거짓말을 했다며 보안원 2명이 달려들어 여성 상인을 폭행했다. 지난 17일 오후,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사포구역 추평시장에서 옥수수를 20원에 팔던 여성 상인이 검열원들에게 걸렸다. 검열원들의 질문에 몇 마디 말대답을 하며 반발했는데, 이 모습에 어디서 반항하느냐며 여성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앞서 보안성에서는 이번 검열 기간 동안 “검열원들의 정당한 단속 요구에 불복종하는 주민들을 엄격히 처벌해서 규률과 질서를 엄격히 세울 데 대한”지시문을 전국 보안서에 전달한 바 있다.
함흥, 공급가격 내려오기 전까지 쌀 28원에 판매
함경남도 함흥 배급소에서는 19일 공급가격 공문이 내려오기 직전까지 쌀을 kg당 28원 수준에서 판매해왔다. 12월 8일에는 쌀이 kg당 44원이었다가 그 다음날 35원으로 떨어졌고, 12일에는 28원까지 내려갔다. 당시 시장가격이 30-40원 하던 때라 주민들은 시장에서 쌀을 사지 않고, 배급소에서 쌀을 구매했다. 일부 주민들은, 배급소의 쌀 가격이 28원까지 떨어졌으니 더 떨어지지 않겠느냐며 쌀 구매를 미루기도 했다. 반면 상인들은 공급소에 쌀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식량가격이 조만간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아직 구매하지 않은 주민들을 수소문해 공급소에서 쌀을 있는 대로 최대한 많이 구입했다. 이런 식으로 300kg이상 쌀을 구입한 상인들도 있었다. 그러다 18일 오전까지는 배급소에서 식량이 판매됐으나, 식량 수송이 제대로 안 돼 20일까지 판매가 중단됐다. 21일부터는 공시된 가격에 따라, 44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반면 시장에서 쌀은 23일자로 kg당 30-40원에서 50원으로 더 올랐다.
평양 주민들, 국정 곡물가격 더 비싸다며 의아
평양시에서는 12월 상순 배급으로 입쌀 1kg당 46원에 배급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화폐를 1대 100으로 바꿨으면, 모든 물가도 백분의 일로 해야 정상이 아니냐? 국정 쌀값이 더 높다”며 의아해한다. 새해 정초가 되면 국영상점에 상품이 풀린다는 소문이 있지만, 지금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곡물의 경우, 앞으로는 외국에서 수입할 수 없게 된다. 유상 쌀을 수입 금지하고, 무상원조만 허용한다. 만약 어떤 회사에서 쌀을 수입하다 적발되면 회사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만큼 처벌 강도가 엄중해질 전망이다. 한편 국가에서는 구 화폐가 30%밖에 안 들어와, “낡은 돈을 바치라”고 인민반장들에게 다시 지시를 내리는 등 구 화폐 수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보다 국정가격 더 비싼 기현상 발생
12월 노동자들의 월급과 년로보장자 보조금이 새 화폐로 지급이 완료됐다. 화폐 가치가 달라져 쌀 1kg 사기도 빠듯했던 월급 2,000원이 이제 쌀을 약 45kg(kg=44원 기준) 가량 구매할 수 있는 큰돈이 됐다. 지난 12월 25일,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돼지고기가 kg당 120원에 판매됐다. 그런데 30분도 안 돼 140원으로 뛰었다. 평안북도 철산군 철산읍에서는 돼지고기가 kg당 170원에 판매됐다. 화폐 교환 전만 해도 kg당 7,500원 선에 판매됐는데, 지금은 옛날 돈으로 17,000원에 판매되는 셈이다. 이렇게 새 화폐로 시시각각 물가가 오르는 품목도 있는 한편, 국정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개인이 판매하는 가격보다 더 비싼 품목도 생겨나고 있다. 일례로 신의주화장품공장에서 생산하는 세숫비누 ‘봄향기’는 30원으로 종전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화폐 교환 이전에 시장에서 세숫비누를 살 때는 한 개당 700-1,000선으로, 국정가격 30원보다 20배 이상 비쌌었다. 그러나 화폐교환 이후에 사정이 달라졌다. 국정가격은 여전히 30원이지만, 시장에서는 새 돈으로 10원에 판매되고 있다. 평안북도 신의주 채하시장 앞에는 한 회사에서 운영하는 작은 청과류상점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종전 가격의 1/100로 판매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머리가 터질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전에는 국정가격이 모든 면에서 더 쌌는데, 지금은 개인이 판매하는 것보다 이렇게 더 비싸게 판매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농민들, 현금 분배 1만 4-5천 원
전국적으로 올해 농민 결산 분배 결과, 현금의 경우 일인당 평균 1만 4-5천 원씩 공급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결산이 끝나지 않은 농장들도 많지만, 이미 끝난 농장들에서는 현금 분배를 출근일수와 관계없이 전액 공급하고 있다. 한 가족 당 농민이 최소 2명 이상인 경우가 많아, 보통 3만 원 이상의 현금 분배를 받았다. 농민이 4가족인 경우, 6만원까지 받았다. 여태껏 현금분배다운 분배를 받지 못하다가, 모처럼 현금이 생긴 농민들은 당장 설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농민들이 내년 설 명절을 앞두고 미리 물품을 많이 사들이는 바람에, 아직 공급이 불안정한 시장에서 상품 가격이 배 이상 오르는 현상도 보인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경우, 농민들이 신의주 시내에에 들어가 입쌀, 밀가루, 콩기름 등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는 바람에 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콩기름 5리터짜리 한 통에 280원인데, 지금은 380원에도 구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 식량소식
회령 창태리 농장, 1정보당 옥수수 1.5톤 생산
함경북도 회령시 창태리 농장에서는 올해 옥수수농사가 잘 안 돼 수확량이 1정보당 1.5톤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벼와 옥수수를 합쳐 전체 알곡 수확량은 15톤 정도였다. 농장 일군들은 “알곡 소출이 이만큼(15톤) 나온 것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원래 이 농장의 지대가 높고 산이 많아 농사가 잘 안 되는 곳이지만 올해는 소출이 더 적은 편이다. 올 가을 분배도 옥수수가 아니라 늦감자를 주었으며, 현금 분배는 아예 줄 수도 없게 됐다.
무산광산, 12월 통옥수수 식량배급
함경북도 무산군 무산광산련합기업소에서는 산하 모든 기업소에 12월 배급과 로임을 지급했다. 무산광산련합기업소의 한 일군은 12월 20일 오후까지 전체 노동자의 약 80%에게 지급됐고, 21일에는 모든 기업소에 식량과 로임이 모두 공급된다고 했다. 식량으로 통옥수수를 26전에 배급해주었다. 그는 로임과 식량이 어떻게 배급됐는지 실태를 파악해 도당에 보고해야 한다고 했다.
■ 시선집중
쌀 배급가 44전, 공급가 44원, 수매가 44원
12월 식량만 먼저 공급하라는 내각 지시문이 떨어졌다. 배급가격은 쌀의 경우 kg에 44전, 옥수수는 26전, 옥수수국수는 30전 등이다. 배급대상자가 아닌 주민들이 배급소에서 식량을 구입할 경우, 쌀은 kg에 44원, 옥수수는 26원, 옥수수 국수는 28원에 공급된다. 북한 당국은 배급소의 배급가격은 낮춘 반면, 공급가격은 다소 높게 책정했다. 당 일군들은 이번 물가 조치로 주민들의 구매력이 높아져 이제부터는 살기 좋아질 거라고 전망했다.
한편 2010년부터 알곡 수매가가 인상된다. 쌀은 kg에 40원에서 44원으로, 옥수수는 24원에서 26원으로 수매가가 높아졌다. 전국 도농촌경영위원회에서는 12월 19일,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시, 군 농촌경영위원회에 전달했다. 각 시, 군에서는 다음 날 20일 농촌관리위원장과 기사장, 부기장들이 모여,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고 변경된 농촌 경영관리 방법 등을 학습했다. 당국은 이번 수매가격 인상 조치가 농민들의 생활수준을 보다 높여, 농민들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처음으로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별군 탄광 노동자들, 월급 받고 생산의욕 고조
함경북도 새별군 고건원탄광기업소에서는 이번에 굴진공들에게 12월 임금을 지급했다. 보통 노동자 한 명의 월급이 5천 원 선이었다. 화폐 가치가 높아져, 구화폐로 계산하면 500,000원이 된다. 가족 3명이 같은 탄광에서 일하는 집에서는 이번에 받은 임금을 합쳐보니 15,000원이었다. 평소 제일 가난한 집이었는데, 이번에 받은 월급으로 자전거와 록화기, 텔레비전 등을 구입하는 등 살림살이가 대번에 좋아졌다. 이렇게 월급이 나오기 전만 해도 전체 노동자들의 출근율이 매우 낮았는데, 월급이 지급된 뒤 눈에 띄게 출근율이 높아졌다. 탄광 일군들은 “얼마 전만 해도, 큰소리로 욕을 아무리 해대도 꿈쩍도 안하던 로동자들이, 이번에는 아무 욕도 안하는데도 다들 출근을 열심히 한다. 갱 막장 일이 힘들다는 말도 안하고, 작업 공구가 문제라고 투정질도 안 부리면서 자기 절로 문제를 풀어가며 일을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앙당, 하급당에 월급 실태 관련 여론 청취 지시
화폐교환 조치 이후 첫 월급이 12월에 지급되면서, 중앙당은 각 도, 시, 군당에 노동자들이 월급을 어떻게 받았고, 여론은 어떤지 청취할 것을 지시했다. 각 당일군들이 직접 하급 단위에 내려가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담화를 나누고, 료해해야 한다고 했다. 당의 배려 차원에서 출근 일수와 관계없이 12월 월급을 전액 지급하라는 방침을 내렸으나, 일부 공장, 기업소에서 이를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 검열 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중앙당의 지시에 따라 도당은 시, 군당에 이 같은 지시를 내려 보냈다. 이에 따라 시, 군당에서는 월급 지급 실태 및 군중 여론 조사를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뒤, 31일 1년 전체를 총화하는 전원회의에서 이번 조사 결과도 함께 총화하기로 했다.
12월 월급 전액 공급, 잘 집행 안 돼
12월 월급은 출근일수에 관계없이 전액 지급하라는 당의 방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침을 그대로 집행한 공장, 기업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임금에서 200-300원 떼고 주는 경우가 많았다. 공장의 부기장들이 은행에서 임금을 한꺼번에 받아와 사람마다 출근일수를 일일이 따져 지급했기 때문이다. 한 달에 20일 이상 결근했던 한 노동자는 이것저것 제하는 바람에, 월급을 200원밖에 못 받기도 했다. “이번 달 생활비는 무단(결근)자에 관계없이 모든 로동자들에게 배려로 다 줄 데 대한” 방침을 전해들은 노동자들은, 생활비가 삭감되자 시당에 신소하기도 했다. 생활비를 적게 준다며 일군들과 싸우는 노동자도 생겼고, 일군들의 사업에 불만을 품고 이의를 제기하는 노동자들도 있었다. 이런 논란 속에서도 많든 적든 월급을 받은 가정에서는 아주 오랜만에 물건 구매를 위해 시장 나들이에 나섰다. 그동안 알곡 살 돈도 없어 털신이나 겨울옷 등을 구입할 엄두를 못 내다가, 이번에 받은 돈으로 뒤늦게라도 월동준비를 하러 나선 모습들이 많았다. 화폐 교환 조치 이후에 잔뜩 움츠러들었던 시장이 이제야 비로소 다시 흥성거리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기능직 노동자 월급 2,000-2,500원
“화폐 조치로 주민 생활을 안착시키고, 돈 류통을 보장하기 위해 로동자들의 생활비를 12월 기간까지는 정액으로 지급하라”는 재정성 지시가 내려졌다. 이에 따라 각 시, 군 공장과 기업소에서는 노동자들에게 12월분 월급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임금 수준은 일반 노동자의 경우 1,500원, 기능직 노동자는 2,000-2,500원 선으로 종전과 달라진 점이 없었다. 다만 화폐 가치면에서 종전보다 100배 인상된 셈이 됐다. 그 외 시당 일군은 3,500-4,000원, 보안원 3,000-3,500원, 보위부원 5,000원, 의사 3,000-4,000원, 교원 2,000-3,000원 정도로 책정됐다. 전에는 한 달 생활비로 쌀 1kg도 사먹기 힘들었다면, 화폐 가치가 달라져 이제는 식량과 생활필수품을 다소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북한 당국은 올해에는 11월과 12월 월급을 정액대로 지급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생산 여부에 따라 월급에 차등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경제 과제를 수행하면 제정된 월급을 받게 되지만, 생산 활동이 중단된 공장, 기업소나 생산과 무관한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월급이 300-500원대로 떨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