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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353호

■ 시선집중

강서군 구제소, 꽃제비 인원 초과로 청년 분조에 편입

평안남도 강서군 꽃제비 구제소에 올 4월 이후 부쩍 꽃제비들 수가 늘면서 수용인원을 초과하자, 군당에서는 꽃제비 아이들 중에 중학교 6학년 아이들 11명을 뽑아 읍 협동농장 청년 분조에 편입시켰다. 청년 분조에 배치한 뒤 6월 현재 구제소 인원은 40명 선에서 30명 선으로 줄어들었다. 구제소에서는 아이들이 도주할 수 있어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선생님 2명을 배치해 아이들에게 글쓰기와 간단한 셈 정도를 가르치고 있다. 소학교, 중학교에 다닐 나이지만, 워낙 학습 능력이 떨어진 상태라 기초부터 다시 가르친다. 그렇게 오전 4시간은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구제소에서 시키는 일을 한다. 아침과 점심에는 약간의 옥수수밥이, 저녁에는 옥수수국수가 제공된다. 된장과 소금은 공급되지만 기름은 주지 못하는 형편이다. 한편 강서군에 꽃제비들이 유독 많다는 도당의 비판이 계속되자, 군당에서는 꽃제비 단속조를 조직해 꽃제비들을 잡아들이고 있다.

강서군 꽃제비 구제소, 아이들 사이에 옴 퍼져

평안남도 강서군 꽃제비 구제소에도 올해 들어 꽃제비들의 수가 늘고 있다. 작년에 화폐 교환을 하기 전만 해도, 꽃제비들은 17-18명 선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굶어죽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먹을 것을 찾아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집들이 많아, 버려지는 아이들의 수도 늘었다. 꽃제비 구제소에는 어린아이들과 노인 꽃제비들의 수가 작년 말에 비해 2배나 늘었다. 꽃제비들은 영양상태가 부실하다보니 전염병에도 취약한 편이다. 지난 5월 1일에는 옴에 걸려 들어온 아이가 있었는데, 한 달이 지나자 구제소 절반 이상이 옴에 전염되었다. 옴은 살갗이 얇은 부위부터 염증이 생겨 전신으로 퍼지는 양상인데, 의사들에 따르면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이라 전염속도가 빠르고, 치료도 잘 안 된다고 한다.

아이들은 가려움증이 밤이 되면 더 심해져 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가뜩이나 먹지 못해 힘든 상태에서 옴에 걸려 괴로워하던 아이들은 옴을 옮긴 아이를 찾아 구타와 욕설을 퍼부으며 몇 번이나 화풀이를 했고, 그 아이는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 구제소의 한 관리자는 “꽃제비들을 모아놓고 아무리 서로 돌보며 생활하라고 교양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원체 어릴 적부터 야생 생활을 한 습성이 있어 힘센 자들이 힘없는 자들을 구박하거나 천대하는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끔 하는 게 쉽지 않다”고 구제소 질서 유지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다.

온성군 국경경비대, “도강주민에게 챙길 건 챙기고 보고는 해라”

한밤중에 중국에 도강하려다가 죽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지난 5월 중순, 함경북도 온성군 온성읍 주원구에서 젊은 부부, 어린이 2명, 노인 한 명으로 구성된 5인 가족이 두만강을 건너려다 강물에 휩쓸려 사망하고 말았다. 이들은 사전에 집과 재산을 모두 팔고 국경경비대와 연계를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경경비대 간부들은 경비원들을 교육하는 자리에서 “어느 주민이 도강하겠다고 돈을 주면 받을 건 다 받고 챙길 건 다 챙겨라. 챙긴 후에는 꼭 보고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간첩에 관해서는 관계를 갖지 말고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했다. 5인 가족이 죽은 비슷한 시기에 국내 소식과 사진, 영상 등을 남조선에 넘겨 판 혐의로 한 남성이 보위부에 붙잡혔는데, 국경경비지도원을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지도원이 국가보위부에 붙잡혀 들어간 사건이 있었다. 돈을 챙길 때는 챙기더라도, 행여나 민족반역죄에 걸리지 않도록 단단히 몸조심하라고 덧붙였다.

함흥에서 온 도주가족 잡으려 숙박검열 강화

지난 6월 6일부터, 함경북도 회령시 방원리와 신천 역 등지에서는 때 아닌 숙박검열이 시도 때도 없이 실시되고 있다.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도주한 가족이 도강하려고 회령시에 몰래 들어왔다는 제보 때문이었다. 회령시 보위부에서는 “세대 전체가 국경경비대 경비원들과 사전에 약속하고 들어온 것으로 신고가 들어왔다”며 국경경비사령부와 보위부, 보안서가 긴급합동검열조를 구성해 숙박검열에 나섰다고 했다. 검열조는 시내는 물론이고 인근 농가들의 부엌과 마루 밑, 고방(광) 등까지 샅샅이 뒤지고 있다. 인계리 국경경비대에는 경비원들을 상대로 자수를 권하는 강습을 실시했다. “함흥에서 들어온 가족 도주자들을 넘기려고 했는지 솔직히 자수하라. 자수하면 더 이상 죄를 묻지 않겠다”며, 여러 가지 선심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6월 말이 넘어서까지 아무 성과가 없다.

<표> 7월 셋째 주 함경북도의 환율과 식량가격 동향

날짜지역인민폐(북한 원/1위안)달러(북한 원/1달러)쌀(북한 원/kg)옥수수(북한 원/kg)
7/11청진1551,100750450
회령720~750400
7/12청진1651,200800470

함남 흥남, 2-6월 사망자 230명 거의 굶어죽어

함경남도 흥남시 보안서 신분 등록과에서는 이번에 새로 발급될 공민증을 교부하기 전에 기존 공민증을 모두 걷어 주민대장번호와 대조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올해 2월부터 6월 15일까지 농촌을 포함한 동사무소 등에서 사망한 사람은 모두 230여 명에 이른다. 가족들은 너무 오래 못 먹어 생긴 병으로 굶어죽었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 아무리 병에 걸렸어도 영양보충만 하면 좀 더 살 수 있었는데, 너무 오랫동안 잘 먹지 못하다보니 결국 굶어죽었다는 것이다. 이런 실정은 비단 흥남만의 일은 아니다. 가까운 함흥은 물론이고 신포, 고원 등 함경남도 관내 지역들이 대부분 식량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함흥 주민들은 “우리 사람들 처지가 최대로 악에 차고, 눈물에 찬 생활을 해가고 있다. 세상 천지에 우리처럼 굶어 죽거나 통강냉이도 없어 먹을 것 때문에 집단적으로 허덕이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일 것이다”며 고통스러워한다. 함흥 간부들조차 “함경남도에는 굶어죽은 사람이 없다고 허위보고를 올린 태종수 전(前) 도당책임비서를 비판하고, 중앙당에서 아사 실정을 파악해갔으면 뭐라도 개선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바뀐 게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

함북 도당, 연일 아사자 관련 대책 회의

7월 들어서도 식량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함경북도 도당에서는 연일 아사자 문제로 대책회의를 여느라 정신이 없다. 청진시의 경우, 일단 장사를 더 연장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종합시장은 저녁 7시면 문을 닫지만, 계속 장사할 사람들은 시장 밖과 그 주변에서 장사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것이다.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 옥수수를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장사꾼들은 깜깜해져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앉아 있다가 돌아간다. 더 적극적인 장사꾼들은 가스 불을 구해와 장사를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도당 차원에서 식량해결 방법이 뾰족하지 않아 간부들은 물론이고, 각 공장, 기업소 일군들은 중국 친척들을 직접 찾아 나서거나, 중국과 거래 경험이 있는 개인들을 통해 무역할 만한 꺼리를 알아보는 등 중국 쪽 식량 수입에 목을 매단 상황이다.

■ 논평

동포들은 굶주려 죽어가는데 남는 쌀을 사료용으로 만들겠다니…

동포들은 굶주려 죽어가는데 남는 쌀을 사료용으로 만들겠다니…지난 7월 6일, 농림수산식품부는 쌀 재고과잉 해소를 위해 2005년산 묵은쌀에 대해 월 3만톤씩 년 36만톤을 사료용으로 특별공급할 계획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보관에 따라 쌀의 품질이 떨어져 식용으로 사용하기 어렵고, 현재도 대부분 술재료 이외에는 특별한 용도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적정 쌀 비축량은 72만톤이나 현재 보관 중인 재고량은 140만톤 규모이다. 관리 비용만도 년간 약 4,200억원이라고 한다. 쌀 과잉재고의 원인에는 연이은 풍작도 있지만 주원인은 식습관의 변화에 따른 쌀 소비량이 계속 감소하는데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1999년에는 1인당 쌀 소비량이 96.9㎏이었으나 2008년에는 75.8㎏로 지난 10여년 사이 21% 나 급감하였다. 1일 평균 쌀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207.7g으로 하루 2공기가 채 되지 않는 정도의 밥만 먹는 셈이다.

여기에 현 정부 들어서 대북식량지원이 중단되면서 쌀재고량이 더욱 늘었다. 이전 정부에서는 대북 식량차관을 계약할 때 국내산 쌀가격(톤당 174만원, 1,783$)이 국제시장 쌀가격(톤당 330$)보다 5배나 높음에도 불구하고 재고쌀 해소와 가격 하락의 방지, 매년 보관 관리비용의 부담을 줄이는 등의 국내 농가 지원 차원에서 국내산 쌀로 지원하였다. 2002년 이후 2007년까지 북한에 지원한 식량은 쌀을 중심으로 모두 250만t으로 연평균 42만t에 이른다. 이로 인해 쌀 재고율은 2002년 26.2%에서 2007년 13.7%까지 떨어져 적정 재고수준(17~19%)을 밑돌았고, 농가의 쌀 판매가격도 평균 1.3% 올랐던 것으로 추정됐다. 대북 쌀 지원이 계속 중단되면 앞으로도 매년 최소 15만t 이상의 쌀재고가 누적될 전망이라고 한다.

최근 1990년대 중반과 같은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식량생산량과 수요량은 얼마인가. 북한이 공식적으로 식량생산량을 밝히지 않아 추정치로 계산할 뿐이다. 추산기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총 수요량은 약 640만 톤이 필요하고, 감량하여 최소량으로 따지면 약 520만 톤이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작년 북한의 식량생산은 기상악화와 비료부족으로 하여 식량생산량이 평년작보다 많이 감소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는 작년 북한의 식량생산량을 411만 톤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380만~400만 톤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북한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그보다 훨씬 적은 300만 톤 미만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최소량을 기준으로 북한의 부족한 식량분은 109~140만톤, 총수요량을 계산하면 229~260만 톤이다. 정부의 추산대로 계산한다고 하여도 북한의 식량부족분은 최소 100만 톤을 상회한다. 그러나 북한의 실제 생산량이 정부 추산보다 훨씬 못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200만 톤 이상이 부족하다. 화폐교환 이후 식량사정이 더욱 어려워진 북한정부는, 최근 단기적으로 국가차원에서의 식량해결이 어려우니 주민들이 알아서 식량문제를 해결하라는 내용의 5.26당지시를 내린바 있다.

한 쪽에서는 식량이 남아돌아 가축사료용으로 만든다 하고, 다른 한 쪽은 먹을 것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는 다고 한다. 아무리 남북한 관계가 경색되고 강경대치 국면이라고 해도, 제 동족이 굶어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나온다는데도 식량 한 톨 주지 않고, 남아도는 쌀을 동물에게 먹인다는 것이 사람의 양심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 묻고 싶다. 남북한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북한에 쌀을 절대로 지원하지 못한다는 한국정부의 입장이 과연 도덕적인 차원에서 정당성이 있는 것인지, 또 이렇게 하는 것이 정말 북한주민을 사랑하는 것인지, 이렇게 해야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인지 묻고 싶다. 설령 통일을 이룬다 하더라도 백성을 외면한 통일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한국도 한때 해외원조를 받으며 배고픔을 이겨냈다. 우리도 배고플 때, 잘사는 나라들이 식량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남아도는 식량을 바다에 버린다는 말을 들으면서 이해할 수 없었고 또 분노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하물며 같은 민족이 굶주리고 있는 데도 도와주지 않고 쌀을 동물 사료로 먹인다는 것을 안다면 북한주민들의 마음은 어떠하겠는가. 지금 아무리 남북한이 극한대치를 한다 해도 이 국면이 영원할 것도 아니고, 언젠가 통일이 된다면 더더욱 한 동네에서 함께 살아갈 사람들이 아닌가.

남아도는 쌀을 사료로 만들면 사료값도 아끼고 술재료로 사용하는 것보다 돈을 더 벌 수는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굶주리는 동포가 미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남아도는 쌀을 사료로 사용했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북한 주민들이 가질 분노와 적대감을 어떻게 비용으로 계산할 수 있겠는가.

흔히 “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따뜻한 밥 한그릇이 사람의 마음을 녹이고 건강을 살리고 생명을 살린다. 우리에게는 남아도는 쌀의 처리라지만,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에게는 비록 올해 나온 햅쌀이 아니더라도 생명의 보약이다. 이 쌀이 지원되어 굶주리는 동포들이 먹는다면, 허약한 몸에 기운이 돋고 건강을 살리고, 얼어붙은 남북한 관계를 따뜻하게 녹여낼 것이다. 또 삶에 지친 동포들에게 역시 ‘내 민족 밖에 없구나’ 하는 삶의 희망을 만들어 줄 수가 있다. 지금 우리가 따뜻한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돕겠는가? 더구나 통일을 생각한다면 지금 북한주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최고의 통일정책이 될 수 있다. 우리 농민들을 살리기 위해서도, 북한주민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도, 한시라도 한국정부는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을 과감하게 단행하길 바란다(끝).

■ 정치생활

강서군 구제소, 꽃제비 인원 초과로 청년 분조에 편입

평안남도 강서군 꽃제비 구제소에 올 4월 이후 부쩍 꽃제비들 수가 늘면서 수용인원을 초과하자, 군당에서는 꽃제비 아이들 중에 중학교 6학년 아이들 11명을 뽑아 읍 협동농장 청년 분조에 편입시켰다. 청년 분조에 배치한 뒤 6월 현재 구제소 인원은 40명 선에서 30명 선으로 줄어들었다. 구제소에서는 아이들이 도주할 수 있어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선생님 2명을 배치해 아이들에게 글쓰기와 간단한 셈 정도를 가르치고 있다. 소학교, 중학교에 다닐 나이지만, 워낙 학습 능력이 떨어진 상태라 기초부터 다시 가르친다. 그렇게 오전 4시간은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구제소에서 시키는 일을 한다. 아침과 점심에는 약간의 옥수수밥이, 저녁에는 옥수수국수가 제공된다. 된장과 소금은 공급되지만 기름은 주지 못하는 형편이다. 한편 강서군에 꽃제비들이 유독 많다는 도당의 비판이 계속되자, 군당에서는 꽃제비 단속조를 조직해 꽃제비들을 잡아들이고 있다.

함흥에서 온 도주가족 잡으려 숙박검열 강화

지난 6월 6일부터, 함경북도 회령시 방원리와 신천 역 등지에서는 때 아닌 숙박검열이 시도 때도 없이 실시되고 있다.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도주한 가족이 도강하려고 회령시에 몰래 들어왔다는 제보 때문이었다. 회령시 보위부에서는 “세대 전체가 국경경비대 경비원들과 사전에 약속하고 들어온 것으로 신고가 들어왔다”며 국경경비사령부와 보위부, 보안서가 긴급합동검열조를 구성해 숙박검열에 나섰다고 했다. 검열조는 시내는 물론이고 인근 농가들의 부엌과 마루 밑, 고방(광) 등까지 샅샅이 뒤지고 있다. 인계리 국경경비대에는 경비원들을 상대로 자수를 권하는 강습을 실시했다. “함흥에서 들어온 가족 도주자들을 넘기려고 했는지 솔직히 자수하라. 자수하면 더 이상 죄를 묻지 않겠다”며, 여러 가지 선심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6월 말이 넘어서까지 아무 성과가 없다.

함북 도당, 연일 아사자 관련 대책 회의

7월 들어서도 식량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함경북도 도당에서는 연일 아사자 문제로 대책회의를 여느라 정신이 없다. 청진시의 경우, 일단 장사를 더 연장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종합시장은 저녁 7시면 문을 닫지만, 계속 장사할 사람들은 시장 밖과 그 주변에서 장사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것이다.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 옥수수를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장사꾼들은 깜깜해져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앉아 있다가 돌아간다. 더 적극적인 장사꾼들은 가스 불을 구해와 장사를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도당 차원에서 식량해결 방법이 뾰족하지 않아 간부들은 물론이고, 각 공장, 기업소 일군들은 중국 친척들을 직접 찾아 나서거나, 중국과 거래 경험이 있는 개인들을 통해 무역할 만한 꺼리를 알아보는 등 중국 쪽 식량 수입에 목을 매단 상황이다.

■ 사회

강서군 꽃제비 구제소, 아이들 사이에 옴 퍼져

평안남도 강서군 꽃제비 구제소에도 올해 들어 꽃제비들의 수가 늘고 있다. 작년에 화폐 교환을 하기 전만 해도, 꽃제비들은 17-18명 선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굶어죽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먹을 것을 찾아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집들이 많아, 버려지는 아이들의 수도 늘었다. 꽃제비 구제소에는 어린아이들과 노인 꽃제비들의 수가 작년 말에 비해 2배나 늘었다. 꽃제비들은 영양상태가 부실하다보니 전염병에도 취약한 편이다. 지난 5월 1일에는 옴에 걸려 들어온 아이가 있었는데, 한 달이 지나자 구제소 절반 이상이 옴에 전염되었다. 옴은 살갗이 얇은 부위부터 염증이 생겨 전신으로 퍼지는 양상인데, 의사들에 따르면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이라 전염속도가 빠르고, 치료도 잘 안 된다고 한다.

아이들은 가려움증이 밤이 되면 더 심해져 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가뜩이나 먹지 못해 힘든 상태에서 옴에 걸려 괴로워하던 아이들은 옴을 옮긴 아이를 찾아 구타와 욕설을 퍼부으며 몇 번이나 화풀이를 했고, 그 아이는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 구제소의 한 관리자는 “꽃제비들을 모아놓고 아무리 서로 돌보며 생활하라고 교양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원체 어릴 적부터 야생 생활을 한 습성이 있어 힘센 자들이 힘없는 자들을 구박하거나 천대하는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끔 하는 게 쉽지 않다”고 구제소 질서 유지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다.

■ 사건사고

온성군 국경경비대, “도강주민에게 챙길 건 챙기고 보고는 해라”

한밤중에 중국에 도강하려다가 죽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지난 5월 중순, 함경북도 온성군 온성읍 주원구에서 젊은 부부, 어린이 2명, 노인 한 명으로 구성된 5인 가족이 두만강을 건너려다 강물에 휩쓸려 사망하고 말았다. 이들은 사전에 집과 재산을 모두 팔고 국경경비대와 연계를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경경비대 간부들은 경비원들을 교육하는 자리에서 “어느 주민이 도강하겠다고 돈을 주면 받을 건 다 받고 챙길 건 다 챙겨라. 챙긴 후에는 꼭 보고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간첩에 관해서는 관계를 갖지 말고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했다. 5인 가족이 죽은 비슷한 시기에 국내 소식과 사진, 영상 등을 남조선에 넘겨 판 혐의로 한 남성이 보위부에 붙잡혔는데, 국경경비지도원을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지도원이 국가보위부에 붙잡혀 들어간 사건이 있었다. 돈을 챙길 때는 챙기더라도, 행여나 민족반역죄에 걸리지 않도록 단단히 몸조심하라고 덧붙였다.

■ 식량소식

함남 흥남, 2-6월 사망자 230명 거의 굶어죽어

함경남도 흥남시 보안서 신분 등록과에서는 이번에 새로 발급될 공민증을 교부하기 전에 기존 공민증을 모두 걷어 주민대장번호와 대조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올해 2월부터 6월 15일까지 농촌을 포함한 동사무소 등에서 사망한 사람은 모두 230여 명에 이른다. 가족들은 너무 오래 못 먹어 생긴 병으로 굶어죽었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 아무리 병에 걸렸어도 영양보충만 하면 좀 더 살 수 있었는데, 너무 오랫동안 잘 먹지 못하다보니 결국 굶어죽었다는 것이다. 이런 실정은 비단 흥남만의 일은 아니다. 가까운 함흥은 물론이고 신포, 고원 등 함경남도 관내 지역들이 대부분 식량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함흥 주민들은 “우리 사람들 처지가 최대로 악에 차고, 눈물에 찬 생활을 해가고 있다. 세상 천지에 우리처럼 굶어 죽거나 통강냉이도 없어 먹을 것 때문에 집단적으로 허덕이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일 것이다”며 고통스러워한다. 함흥 간부들조차 “함경남도에는 굶어죽은 사람이 없다고 허위보고를 올린 태종수 전(前) 도당책임비서를 비판하고, 중앙당에서 아사 실정을 파악해갔으면 뭐라도 개선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바뀐 게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