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충성심이 부른 비극
함경북도 온성군 온성읍 농장에서는 한 부부가 생계불화로 크게 다툰 끝에 자살한 비극이 일어났다. 강신일(가명)씨는 분조장으로 평소 성실하고 일도 막힘없이 잘 하기로 소문난 세대주이다. 올봄 파종 때 이 농장에서는 비료와 비닐 박막을 분조별로 해결하라고 했다. 화교들이 파는 중국산 비료는 물론이고, 은덕군에서 생산되는 화학비료를 사려고 해도 돈이 많이 드는데, 막무가내로 분조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니 분조들마다 난감해했다. 작년까지는 고리대라도 꾸어서 해결해왔는데 올해는 화폐 교환 조치 이후 돈주들이 거의 망해버려 고리대 꿀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다. 강분조장네도 고리대를 꾼다고 꿨지만 한참 부족했다. 강씨는 하는 수 없이 분조원들에게 일인당 옥수수 100kg씩 갹출하라고 했다. 그러나 다들 사는 처지가 어렵다보니, 100kg를 다 낸 집은 하나도 없었다. 다들 사정에 따라 내다보니 500kg나 모자랐고, 강씨는 고민 끝에 자기 집 일년 식량을 통째로 내놓았다.
원래 책임의식이 강한 사람이라, 강씨의 결단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아내는 생각이 전혀 달랐다. 집에 옥수수가 100kg도 안 남은 것을 알게 된 아내는 당장 올해 어떻게 살려고 그러느냐며 다시 가져오라고 밤이면 밤마다 세대주에게 잔소리를 했다. 그러다 서로 성질을 못 이겨 대판 싸우기도 여러 번이었다. 그날 밤도 온 동네가 시끄러울 정도로 한바탕 다투어 강씨는 바락바락 대드는 아내를 홧김에 흠씬 두들겨 팼다. 그 아내도 분이 복받쳐 “너 같은 것과 더 이상 같이 안 산다”고 집을 뛰쳐나갔다. 다음 날 두만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두만강에 몸을 던져 자살한 것이었다. 원체 말수가 적고 강직한 성품인 강씨는 전혀 뜻밖의 현실에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아내 장례식을 치르고 난 그 날 저녁, 술 두병을 마시고 그 역시 집 창고에 목을 매 자살했다. 평소 이 부부는 그래도 동네에서 화목한 부부로 소문 나 동네 사람들의 충격이 컸다.
군견 먹이라고 병든 말고기 줬더니 학생들이 다 먹어
평안남도 평원군에서는 군견 사료용 말고기를 훈련소 군인들이 먹어 문제가 됐다. 평원군 어파구에는 국경경비사령부 군마훈련소가 있는데, 이곳 말들이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이름 모를 전염병에 걸려 무려 30마리 이상이 죽어나갔다. 수의소에서 전염병 예방주사를 접종하는 등 나름대로 대비를 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군마훈련소에서는 30리 정도 떨어져있는 곳에 군견훈련소가 있어, 죽은 말들을 군견사료로 보냈다. 전염병으로 죽은 말들이긴 하지만, 군견사료로 먹여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수의사의 견해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군견 양성소 학생들이 이를 “군견 덕에 고기를 실컷 먹는다”며 나눠먹었다. 군견에게는 주는 시늉만 하고, 사람들이 다 먹어버려, 이 소식을 들은 상급단위에서 강한 비판을 했다.
철원군 군인들, 염소 8마리 잡아먹고 단련대로
지난 7월 말, 강원도 철원군 5군단 5사단 10련대 화학 중대 군인 6명은 부업 농사지으러 나간 농장에서 염소를 8마리 잡아먹었다가 크게 혼쭐이 났다. 농민들의 신소로 부업농사를 책임진 소대장과 사관생 3명이 철직 제대됐고, 보위사령부 로동단련대 6개월 형을 받았다. 병사 3명도 군민관계 훼손죄로 군사 칭호를 강직당하고, 사단 교양소대 6개월 처벌을 받았다. 해마다 군인들의 횡포 때문에 농가에서 몸살을 앓다보니 신소가 빗발쳐 처벌 강도도 점점 세졌다. 보위사령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더 엄중한 처벌을 적용해야 했지만, 요즘 군인들의 식생활이 나쁜 점을 고려해 처벌 수위를 낮췄다고 했다.
강원도 농가들, 군인들과 곳곳에서 충돌
강원도 철원군과 이천군, 회양군에서는 7월 들어 농민세대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루 한 끼 겨우 죽물을 먹는 농가가 많아, 농사일을 아예 못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일할 사람이 부족하자 군인들이 농장 일을 도우려고 농장에 가는데, 어디든 농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농민들의 재산과 집짐승 등을 도적질하는 현상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군인들은 군인들대로 하루에 먹는 양이 너무 적어 배가 고파 훔쳐 먹는 실정이다. 이천군 농민들은 요즘에는 먹을 것을 훔쳐가는 사람이 적이라며, 강한 적개심을 보이고 있다.
철원군은 주둔부대들도 워낙 많고, “도적질 해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먹을 게 없는 지역이다. 군인들도 먹을 것 때문에 고생이지만, 이 굶주린 군인들 때문에 인근 농민들도 대단히 예민하다. 군인들이야 한두 번 뺏어 먹고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농민들은 한 해 농사지은 것을 전부 털리면 1년 내내 쫄쫄 굶는 불상사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군인 도둑들을 한두 번 당해본 것도 아니라서, 군부대가 농가에 내려왔다고 하면, 벌써 마을 전체에 경계령이 내려지고 주민들이 공동으로 감시하고 경계를 설 정도이다. 군인들과 주민들이 서로 만나면 “인민의 군대를 인민들이 일떠나 감시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라며 자조적으로 웃기도 한다. 주민들은 “우리도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봐서 그 아이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안다. 그런데 당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어떻게 매번 두 눈 뜨고 당하겠느냐. 당장 우리가 죽게 생겼는데”라며 군인들을 도적떼마냥 취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원산시 봉화피복공장, 배급 감소하자 결근자 늘어
강원도 원산시 봉화피복공장에서 7월부터 결근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5월까지만 해도 무단결근자가 직장마다 1-2명 선에 불과했는데, 7월이 되자 10-15명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다. 공장 직장장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만 해도 재단반과 가공반의 경우 월급과 식량이 정상지급 됐다고 한다. 한 사람당 평균 1만 원-1만 5천원의 월급을 받고, 식량도 흰쌀로 20일 분량씩 꼬박꼬박 받아갔다. 그러나 해외로부터 주문이 감소하면서 판로를 잡지 못해 공장 직원들의 월급과 배급을 정상지급 할 수 없었다. 1만 5천 원 이상 받던 노동자들도 5월에는 최대 8천 원 이상 받지 못했다. 공장 일군들은 보수가 감소하자 생산의욕이 떨어지면서 생산량 역시 급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공반의 경우 하루 8벌 생산하다가 이제는 3-4벌도 겨우 만들고 있다. 생산량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자, 지배인과 책임기사는 직장장과 반장 총화 모임에서 책임자들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총국의 거센 비판을 받은 일군들은 다시 노동자들에게 “작업 능률과 속도, 질, 이 세 가지를 보장해야 한다”며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했다. “특급기업소 대우를 해주면서 꼬박꼬박 로임과 배급을 주다가 요 몇 달 조금 덜 줬다고 안 나오는 것은 사상이 썩어있기 때문이다. 다른 공장들은 먹을 것이 없어 그렇다지만, 입쌀로 배급을 꼬박꼬박 받아간 당신들은 뭐냐?”며 앞으로 무단결근에는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강계 돼지공장, 사료부족으로 돼지몰살
자력갱생의 선구자’라며 한껏 칭송을 받았던 자강도 강계시 돼지공장이 사료부족으로 돼지들을 대량으로 도살하는 일이 일어나 충격을 던지고 있다. 올해 2월 김정일 위원장이 현지 시찰을 할 당시만 해도, 이 공장은 “현대식 돼지공장으로 개건해 우리의 과학기술로 변성사료를 쉽게 만들어 돼지들을 번성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국내기술로 대량 사료생산체계를 구축했다고 했던 보고가 과장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강도 도당의 한 간부는 6월 말쯤 다시 둘러봤을 때, “처음부터 공장 간부들이 중앙당에 아부하느라고 허위 보고를 올린 것 같다. 돼지 사료를 쉽게 만들어 공급할 수 있다며 수많은 돼지를 번식시켜놨지만, 다시 가보니 사료가 없어서 돼지들이 굶어 죽기 직전이었다”고 했다. 사료를 변성시키려면 전력과 석탄 등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데,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료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측은 더 이상 사료 감당이 안 되자, 지난 7월 2일, 40kg가 넘는 돼지들만 남기고 그보다 작은 돼지 280여 마리를 모두 도살 처리 했다. 자강도 도당에서는 올해 10월 10일 당창건 기념일에 세대당 돼지 5kg씩 공급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현재 사정을 보면 5kg는커녕 500g도 공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사회
평강협동농장, 청년분조원 8명 달아나
강원도 평강군 평강읍 협동농장에는 꽃제비 아이들로 구성된 청년분조가 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청년분조원들이 계속해서 달아나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4-5월에는 청년분조원이 8명이나 달아났다. 그동안 잠자는 곳과 일하는 곳을 빼고는 허가 없이 밖에 나가지도 못했던 아이들이 무리지어 달아나자, 농장에서는 난리가 났다. 농장에서는 일단 군당에 보고하지 않은 채, 청년분조원들을 동원해 자체적으로 찾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6월에 추가로 3명이 더 달아나는 바람에 군당에는 물론이고, 도당에까지 보고가 올라갔다. 군당 책임비서와 관련 간부들이 비판을 받은 것은 물론 농장 관리위원장과 청년분조장은 당 책벌을 피할 수 없었다. 달아난 청년분조원들은 작년에도 식량과 현금분배를 제대로 못 받았는데, 올해도 처우가 나쁜 것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들에 따르면 “일하는 재미가 없다. 더 이상 통제와 규율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 보겠다”며 달아났다는 것이다. 현재 달아난 아이들을 찾기 위해, 꽃제비들이 많이 머무르는 철도역과 여행자집결소 등을 중심으로 확인해보고 있지만, 한 번 달아난 아이들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철원군 군인들, 염소 8마리 잡아먹고 단련대로
지난 7월 말, 강원도 철원군 5군단 5사단 10련대 화학 중대 군인 6명은 부업 농사지으러 나간 농장에서 염소를 8마리 잡아먹었다가 크게 혼쭐이 났다. 농민들의 신소로 부업농사를 책임진 소대장과 사관생 3명이 철직 제대됐고, 보위사령부 로동단련대 6개월 형을 받았다. 병사 3명도 군민관계 훼손죄로 군사 칭호를 강직당하고, 사단 교양소대 6개월 처벌을 받았다. 해마다 군인들의 횡포 때문에 농가에서 몸살을 앓다보니 신소가 빗발쳐 처벌 강도도 점점 세졌다. 보위사령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더 엄중한 처벌을 적용해야 했지만, 요즘 군인들의 식생활이 나쁜 점을 고려해 처벌 수위를 낮췄다고 했다.
■ 사건사고
충성심이 부른 비극
함경북도 온성군 온성읍 농장에서는 한 부부가 생계불화로 크게 다툰 끝에 자살한 비극이 일어났다. 강신일(가명)씨는 분조장으로 평소 성실하고 일도 막힘없이 잘 하기로 소문난 세대주이다. 올봄 파종 때 이 농장에서는 비료와 비닐 박막을 분조별로 해결하라고 했다. 화교들이 파는 중국산 비료는 물론이고, 은덕군에서 생산되는 화학비료를 사려고 해도 돈이 많이 드는데, 막무가내로 분조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니 분조들마다 난감해했다. 작년까지는 고리대라도 꾸어서 해결해왔는데 올해는 화폐 교환 조치 이후 돈주들이 거의 망해버려 고리대 꿀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다. 강분조장네도 고리대를 꾼다고 꿨지만 한참 부족했다. 강씨는 하는 수 없이 분조원들에게 일인당 옥수수 100kg씩 갹출하라고 했다. 그러나 다들 사는 처지가 어렵다보니, 100kg를 다 낸 집은 하나도 없었다. 다들 사정에 따라 내다보니 500kg나 모자랐고, 강씨는 고민 끝에 자기 집 일년 식량을 통째로 내놓았다.
원래 책임의식이 강한 사람이라, 강씨의 결단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아내는 생각이 전혀 달랐다. 집에 옥수수가 100kg도 안 남은 것을 알게 된 아내는 당장 올해 어떻게 살려고 그러느냐며 다시 가져오라고 밤이면 밤마다 세대주에게 잔소리를 했다. 그러다 서로 성질을 못 이겨 대판 싸우기도 여러 번이었다. 그날 밤도 온 동네가 시끄러울 정도로 한바탕 다투어 강씨는 바락바락 대드는 아내를 홧김에 흠씬 두들겨 팼다. 그 아내도 분이 복받쳐 “너 같은 것과 더 이상 같이 안 산다”고 집을 뛰쳐나갔다. 다음 날 두만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두만강에 몸을 던져 자살한 것이었다. 원체 말수가 적고 강직한 성품인 강씨는 전혀 뜻밖의 현실에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아내 장례식을 치르고 난 그 날 저녁, 술 두병을 마시고 그 역시 집 창고에 목을 매 자살했다. 평소 이 부부는 그래도 동네에서 화목한 부부로 소문 나 동네 사람들의 충격이 컸다.
강계 돼지공장, 사료부족으로 돼지몰살
‘자력갱생의 선구자’라며 한껏 칭송을 받았던 자강도 강계시 돼지공장이 사료부족으로 돼지들을 대량으로 도살하는 일이 일어나 충격을 던지고 있다. 올해 2월 김정일 위원장이 현지 시찰을 할 당시만 해도, 이 공장은 “현대식 돼지공장으로 개건해 우리의 과학기술로 변성사료를 쉽게 만들어 돼지들을 번성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국내기술로 대량 사료생산체계를 구축했다고 했던 보고가 과장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강도 도당의 한 간부는 6월 말쯤 다시 둘러봤을 때, “처음부터 공장 간부들이 중앙당에 아부하느라고 허위 보고를 올린 것 같다. 돼지 사료를 쉽게 만들어 공급할 수 있다며 수많은 돼지를 번식시켜놨지만, 다시 가보니 사료가 없어서 돼지들이 굶어 죽기 직전이었다”고 했다. 사료를 변성시키려면 전력과 석탄 등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데,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료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측은 더 이상 사료 감당이 안 되자, 지난 7월 2일, 40kg가 넘는 돼지들만 남기고 그보다 작은 돼지 280여 마리를 모두 도살 처리 했다. 자강도 도당에서는 올해 10월 10일 당창건 기념일에 세대당 돼지 5kg씩 공급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현재 사정을 보면 5kg는커녕 500g도 공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식량소식
군견 먹이라고 병든 말고기 줬더니 학생들이 다 먹어
평안남도 평원군에서는 군견 사료용 말고기를 훈련소 군인들이 먹어 문제가 됐다. 평원군 어파구에는 국경경비사령부 군마훈련소가 있는데, 이곳 말들이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이름 모를 전염병에 걸려 무려 30마리 이상이 죽어나갔다. 수의소에서 전염병 예방주사를 접종하는 등 나름대로 대비를 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군마훈련소에서는 30리 정도 떨어져있는 곳에 군견훈련소가 있어, 죽은 말들을 군견사료로 보냈다. 전염병으로 죽은 말들이긴 하지만, 군견사료로 먹여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수의사의 견해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군견 양성소 학생들이 이를 “군견 덕에 고기를 실컷 먹는다”며 나눠먹었다. 군견에게는 주는 시늉만 하고, 사람들이 다 먹어버려, 이 소식을 들은 상급단위에서 강한 비판을 했다.
강원도 농가들, 군인들과 곳곳에서 충돌
강원도 철원군과 이천군, 회양군에서는 7월 들어 농민세대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루 한 끼 겨우 죽물을 먹는 농가가 많아, 농사일을 아예 못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일할 사람이 부족하자 군인들이 농장 일을 도우려고 농장에 가는데, 어디든 농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농민들의 재산과 집짐승 등을 도적질하는 현상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군인들은 군인들대로 하루에 먹는 양이 너무 적어 배가 고파 훔쳐 먹는 실정이다. 이천군 농민들은 요즘에는 먹을 것을 훔쳐가는 사람이 적이라며, 강한 적개심을 보이고 있다.
철원군은 주둔부대들도 워낙 많고, “도적질 해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먹을 게 없는 지역이다. 군인들도 먹을 것 때문에 고생이지만, 이 굶주린 군인들 때문에 인근 농민들도 대단히 예민하다. 군인들이야 한두 번 뺏어 먹고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농민들은 한 해 농사지은 것을 전부 털리면 1년 내내 쫄쫄 굶는 불상사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군인 도둑들을 한두 번 당해본 것도 아니라서, 군부대가 농가에 내려왔다고 하면, 벌써 마을 전체에 경계령이 내려지고 주민들이 공동으로 감시하고 경계를 설 정도이다. 군인들과 주민들이 서로 만나면 “인민의 군대를 인민들이 일떠나 감시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라며 자조적으로 웃기도 한다. 주민들은 “우리도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봐서 그 아이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안다. 그런데 당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어떻게 매번 두 눈 뜨고 당하겠느냐. 당장 우리가 죽게 생겼는데”라며 군인들을 도적떼마냥 취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정치생활
철원군 군인들, 염소 8마리 잡아먹고 단련대로
지난 7월 말, 강원도 철원군 5군단 5사단 10련대 화학 중대 군인 6명은 부업 농사지으러 나간 농장에서 염소를 8마리 잡아먹었다가 크게 혼쭐이 났다. 농민들의 신소로 부업농사를 책임진 소대장과 사관생 3명이 철직 제대됐고, 보위사령부 로동단련대 6개월 형을 받았다. 병사 3명도 군민관계 훼손죄로 군사 칭호를 강직당하고, 사단 교양소대 6개월 처벌을 받았다. 해마다 군인들의 횡포 때문에 농가에서 몸살을 앓다보니 신소가 빗발쳐 처벌 강도도 점점 세졌다. 보위사령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더 엄중한 처벌을 적용해야 했지만, 요즘 군인들의 식생활이 나쁜 점을 고려해 처벌 수위를 낮췄다고 했다.
■ 경제활동
원산시 봉화피복공장, 배급 감소하자 결근자 늘어
강원도 원산시 봉화피복공장에서 7월부터 결근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5월까지만 해도 무단결근자가 직장마다 1-2명 선에 불과했는데, 7월이 되자 10-15명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다. 공장 직장장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만 해도 재단반과 가공반의 경우 월급과 식량이 정상지급 됐다고 한다. 한 사람당 평균 1만 원-1만 5천원의 월급을 받고, 식량도 흰쌀로 20일 분량씩 꼬박꼬박 받아갔다. 그러나 해외로부터 주문이 감소하면서 판로를 잡지 못해 공장 직원들의 월급과 배급을 정상지급 할 수 없었다. 1만 5천 원 이상 받던 노동자들도 5월에는 최대 8천 원 이상 받지 못했다. 공장 일군들은 보수가 감소하자 생산의욕이 떨어지면서 생산량 역시 급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공반의 경우 하루 8벌 생산하다가 이제는 3-4벌도 겨우 만들고 있다. 생산량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자, 지배인과 책임기사는 직장장과 반장 총화 모임에서 책임자들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총국의 거센 비판을 받은 일군들은 다시 노동자들에게 “작업 능률과 속도, 질, 이 세 가지를 보장해야 한다”며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했다. “특급기업소 대우를 해주면서 꼬박꼬박 로임과 배급을 주다가 요 몇 달 조금 덜 줬다고 안 나오는 것은 사상이 썩어있기 때문이다. 다른 공장들은 먹을 것이 없어 그렇다지만, 입쌀로 배급을 꼬박꼬박 받아간 당신들은 뭐냐?”며 앞으로 무단결근에는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