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김형직군의대 교수, “성적 때문에 1년 더 다니라는 것 아냐”
학생들의 논란과 달리, 김형직군의대의 한 교수는 성적 때문에 1년 유급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북한에서는 ‘긍정교육’이라고 해서 낙제라는 말 자체가 없고, 학생이 공부를 못해서 퇴학당하는 경우도 없다는 것이다. 학생이 공부를 못하는 것은 선생님이 잘 못 가르친 것이라며, 교원 책임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대신 제때 졸업을 못하고, 1-2년 더 다니게 되는 것은 주로 농촌총동원에 나가는 날이 많아서라고 했다. 하도 자주 동원되다보니 교육과정을 제때 이수하지 못해서 1-2년 연장 교육받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는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업대학 등 다른 4년제 대학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형직군의대학은 군사대학이라 군대체계와 똑같고 규율이 철저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교수과정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는 이유도 있어서, 이번에 36명이나 대거 탈락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역시 돈 많은 학생들의 경우, 이유 불문하고 전원 상급학년에 진급한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형직군의대학 4학년 학생들 대거 유급
평양 대동강구역에 있는 김형직군의대학 4학년 학생들이 1년 유급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직군의대학은 5년제라 이번에 낙제한 학생들은 6년을 다니게 되는 셈이다. 김형직군의대학은 인민무력부 산하 군의관들을 양성하는 전문 의학교이다. 이 학교 입학생들은 대부분 전직 부대에서 위생병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군인들이다. 학생들은 하루에 5시간 강의를 듣고, 농촌총동원 기간에는 오후 내내 군의대학 후방부에 배당된 농장에 나가 농사일을 한다. 학생들은 대체로 집에서 보내주는 돈으로 학교생활을 유지하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얼마 못 버티고 자퇴하는 경우가 많다. 김형직군의대학은 다른 학교들보다 식량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한참 먹고 싶은 게 많은 군인들에게는 너무 부족한 식사라, 집안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학생들은 의술을 배우겠다는 의욕은 사라진지 오래고, 대신 배가 너무 고파 먹는 것만 생각나 강의에 집중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저 집에서 돈이 언제 오나 기다리다가, 돈이 오면 대학가 음식 매대에 나가 사먹을 궁리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6월 1일부터 5학년에 올라가야 하는데, 판정시험 결과 4학년 학생들의 성적이 대부분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이대로 진급시켰다가는 실습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유급대상을 가려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학교에 얼마간이라도 돈을 낸 학생들은 유급 명단에서 빠지고, 그렇지 못한 가난한 학생들만 대거 탈락돼 학생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 진급하지 못한 학생은 총 36명이었는데, 일부 학생들은 “배고픔을 무릅쓰고 이날 이때껏 버텨왔는데, 1년을 다시 더 다녀야 하느냐. 이번에 올라갈 동무들이나 우리나 실력에 무슨 차이가 있다는 말이냐. 그 동무들은 돈이 있고, 우리는 없다는 차이밖에 없지 않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웬만한 집에서는 형편이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돈을 끌어와 학교에 바치고 유급을 면제해보려고 하지만, 도저히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은 하는 수없이 낙제를 당하고 만다. 낙제생들은 1년 유급하면 그만큼 가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가족들 볼 낯이 없다며, “돈 없으면 졸업장도 못 받는 세상이 된 지 오래”라고 자신들의 처지를 개탄했다.
견학 다녀온 학생들, 평양에 부정적 인식 높아져
이번에 평양견학을 다녀온 학생들 중에 평양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가기 전만 해도 평양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대단히 높았는데, 막상 직접 가서 본 평양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낮아 실망이 컸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거리와 집들이 깨끗했지만, 노인들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먹을 것을 달라고 동냥하는 모습이 평양이라고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수리 중학교에 다니는 김정학(가명)군은 “한 번도 평양에 가본 적이 없어, 가기 전에는 기대가 대단히 높았다. 평양에 가서 놀고 싶은 마음에 어머니를 졸라 집에 없는 돈을 다 털어 려행을 다녀왔지만, 지금은 후회가 크다. 평양에 잘 사는 사람들은 잘 살겠지만, 못 사는 사람들은 구걸하고 다니고 여기와 똑같았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다른 학생들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특히 견학을 다녀온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억나는 것은 오로지 굶고 다닌 것밖에 없다”고 말한다. 너무 힘든 기억이라, 몇 만금을 준다고 해도 절대 다시는 가지 않겠다는 학생들도 있다. 이번에 같이 가지 못한 동급생들에게 “평양 견학을 절대 가지 말라”고 말리는 학생들도 많다. 이렇게 평양 견학에 대해 부정적인 말들이 돌자, 회령시 청년동맹위원회에서는 일군들을 동원해 “지금 잠시 나라의 경제사정이 어렵다고 하지만 앞으로는 일 없을 것이니, 행동과 발언을 심중하게 하라”고 학생들을 교양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평양 견학을 다녀온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문제는 무엇일까? 첫째도 둘째도 역시 먹는 문제였다. 평양으로 향하는 날부터 집에 돌아오는 날까지 너무 굶은 나머지 울며 다닌 기억밖에 없다는 학생들이 많다. 평양에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붕 떠 좋아했던 것도 잠시, 극심한 배고픔에 “다시는 평양 견학을 가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바뀌게 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평양 견학에 학을 뗐다는 학생들도 많다. 다음으로 많이 지적된 것은, 평양 방문지의 불친절함이었다. 견학생들이 숙소인 서평양려관에 갔더니, 담요나 이불이 없는 침실을 배정해주는 바람에 밤새 추위에 덜덜 떨다가 감기에 걸린 학생들이 많았다고 한다. 아무리 한여름이지만 8월 내내 비가 많이 내려 습기가 차 눅눅하고, 얇은 옷만 입고 자기에는 밤 기온이 낮았다는 것이다. 또 한 번은 옥류관에 들어가려고 식사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는데, 식당 안내원이 나와 “지방에서 온 견학 단체는 우리 옥류관 식당에서 담당하지 않는다”면서 다른 식당으로 가서 식사하라고 했다. 이 말에 발끈한 학생들이 “수도 시민들만 사람이고, 지방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냐. 우리가 돈 없는 거렁뱅이 같아서 식당에 들여 안보내주는 거냐?”며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고 한다. 여행 경비는 경비대로 비싸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며 가뜩이나 배고픔까지 겹쳐 힘든 상황에, 평양에서 만난 풍경은 생각만큼 깨끗하거나 멋지지도 않고, 사람들은 친절하지 않아 실망이 컸다는 얘기다. 이번에 학생들을 인솔해서 다녀온 한 교사는, “지방 사람들이 평양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만큼 평양에 대한 환상이 컸던 것 같다”며, 너무 환상이 크면 실망도 큰 법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회령 중학생, 평양 견학에 “돈 너무 많이 들어 고생”
함경북도 회령시 중학교 6학년 학생들은 여름 방학을 맞아 지난 8월 평양시 견학을 다녀왔다. 견학기간은 총 10일이었는데, 가기 전부터 말이 많았다. 무엇보다 비용문제가 컸다. 평양견학을 가는데, 학생 한 명당 아무리 못해도 최소 4만 원 이상 준비해야 하는 게 큰 문제였다. 화폐 교환 조치 이후에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 상황이라, 도시 주민들에게도 4만원은 너무 큰 부담이었다. 별달리 나올 것이 없는 농촌 주민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결국 많은 아이들이 평양 견학을 포기해야 했다. 돈 있는 집들만 겨우 보내줄 수 있었는데, 4만원을 마련해간 아이들은 물론 10만 원 정도 큰돈을 가져간 학생들도 여행경비가 생각보다 더 많이 들어 고생이 심했다. 4만원을 가져간 학생들은 돈이 없어 쫄쫄 굶으며 다녔고, 그 중에는 제 옷을 팔아 겨우 먹을 것을 사먹으며 집에 돌아오기도 했다. 10만 원 가량 큰돈을 가져갔던 학생들도 길 위에서 쓴 돈이 워낙 많아 고생한 기억밖에 없다고 말해, 편한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는 학생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영수리중학교와 덕흥리중학교 학생들은 견학이 끝나고 막상 집에 돌아갈 때가 되자, 돈이 완전히 떨어져 당혹스러웠다고 한다. 열차비가 없어 집에 돌아가기 어렵게 되자, 결국 견학생들을 인솔하고 갔던 교사가 평양철도역에 사정해 간신히 무료로 승차할 수 있었다. 견학생들이 방문했던 답사숙영소 담당자에게도 어려운 사정을 얘기해, 다행히 열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먹을 수 있는 ‘도중식사’를 5대 5밥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함경북도, 신임 도당책임비서 주관 식량 대책 회의
지난 8월 4일, 함경북도 도당위원회에서는 식량원천을 확보하기 위해 무역을 활성화하는 문제에 대해 대책회의를 열었다. 현재 함경북도 관내 시, 군마다 식량원천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식량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오수용 신임 도당책임비서가 주관한 이번 회의에서는 도 단위 무역일군들과 제철소 일군들이 모여 “철을 중국에 팔아 식량과 바꾸어 올 데 대한 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저녁 8시까지 계속됐는데, 큰 성과 없이 끝이 났다. 다만 각 공장, 기업소의 경우, 8월 한 달은 부업지에서 농사지은 감자를 최소 15일 분량이라도 노동자들에게 배급해줄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공장, 기업소의 배급 실태 조사 결과, 감자를 아예 심지 않거나, 냉해 등으로 감자농사를 포기한 공장, 기업소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도당 책임비서는 해당 공장, 기업소의 지배인과 비서들을 불러 감자밭을 운영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고, 당 정책을 관철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 총 17명을 철직시켰다.
수남시장 하루 장세, 장사 지표 따라 일제히 인상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시장 관리소는 지난 8월 17일부터 하루 장세를 장사 지표에 따라 일제히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상인들에게 공표하기에 앞서 시장관리소측은 16일 자체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장세는 수남구역 인민위원회 가격과와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인상금은 대체로 30-50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에 장세를 100원씩 냈다면, 17일 이후부터는 130원씩 내는 식이다. 공업품이나 일용잡화품 등은 다른 지표보다 비교적 장세가 높은 편이다.
구역당과 시장관리소에서 협의해 이같이 장세를 올리자, 말들이 많았다. 수남구역 일군들은 장세가 인상됐다고 해도, 현재 돈의 가치가 낮아졌기 때문에 큰 액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수남구역 인민위원회 일군에 따르면, 청진시당과 시인민위원회에서 시기마다 내려 보내는 각종 사회, 경제 과제들과 국책 건설 사업에 필요한 물자를 대려면, 현재 수남구역으로서는 수남시장 장세밖에 재정수입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수남시장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할지가 중요한 문제인데, 현재 장세수입으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수남시장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은 생각이 다르다. 수남시장을 운영해 관리소가 받아내는 장세는 대단히 많기 때문에, 굳이 인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상인들 중 일부는 수남구역당 인민위원회 일군들과 시장관리소 일군들이 장세의 상당액을 착복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장세 인상에 의구심을 표하기도 한다.
장세가 인상되자, 상인들은 가급적 장세를 내지 않으려고 꾀를 내기 시작했다. 일례로 남새(채소) 장사나 음식 장사 등으로 하루 끼니벌이를 하는 사람들은 시장관리소 직원들이 장세를 걷으러 다니는 시간에 잠시 장사를 접는다. 팔고 있던 채소나 음식들은 장세를 낸 동료 상인에게 맡겨두고, 그 시간에만 잠시 자리를 피하는 것이다. 시장관리소 직원이 장세를 거두고 지나가면, 그제야 다시 돌아와 장사를 계속하는 식이다. 이렇게 장세를 안내려는 상인들이 늘어나자, 시장관리소 측은 단속에 더 힘쓰기로 했다. 관리소측은 장세를 내지 않고 장사하다가 적발되는 사람들은 장세의 몇 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거나 심한 경우 형사 처벌까지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에 나섰다.
제 3차 당대표자회, 8일 본 회의 열려
44년만에 열리는 제3차 당대표자회의는 선출된 대표자들의 대회 등록사업이 4일부터 시작됐다. 당대표자회는 7일까지는 유적지 답사 등의 사전 행사와 회의 일정, 안건에 대한 사전 조율과 안내 등의 일반 행사를 거치고 본 회의는 8일날 진행된다. 당대표자회는 9.9절 공화국 창건일 행사를 마치고 종료하는 일정이다.
■ 사회
김형직군의대학 4학년 학생들 대거 유급
평양 대동강구역에 있는 김형직군의대학 4학년 학생들이 1년 유급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직군의대학은 5년제라 이번에 낙제한 학생들은 6년을 다니게 되는 셈이다. 김형직군의대학은 인민무력부 산하 군의관들을 양성하는 전문 의학교이다. 이 학교 입학생들은 대부분 전직 부대에서 위생병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군인들이다. 학생들은 하루에 5시간 강의를 듣고, 농촌총동원 기간에는 오후 내내 군의대학 후방부에 배당된 농장에 나가 농사일을 한다. 학생들은 대체로 집에서 보내주는 돈으로 학교생활을 유지하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얼마 못 버티고 자퇴하는 경우가 많다. 김형직군의대학은 다른 학교들보다 식량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한참 먹고 싶은 게 많은 군인들에게는 너무 부족한 식사라, 집안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학생들은 의술을 배우겠다는 의욕은 사라진지 오래고, 대신 배가 너무 고파 먹는 것만 생각나 강의에 집중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저 집에서 돈이 언제 오나 기다리다가, 돈이 오면 대학가 음식 매대에 나가 사먹을 궁리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6월 1일부터 5학년에 올라가야 하는데, 판정시험 결과 4학년 학생들의 성적이 대부분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이대로 진급시켰다가는 실습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유급대상을 가려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학교에 얼마간이라도 돈을 낸 학생들은 유급 명단에서 빠지고, 그렇지 못한 가난한 학생들만 대거 탈락돼 학생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 진급하지 못한 학생은 총 36명이었는데, 일부 학생들은 “배고픔을 무릅쓰고 이날 이때껏 버텨왔는데, 1년을 다시 더 다녀야 하느냐. 이번에 올라갈 동무들이나 우리나 실력에 무슨 차이가 있다는 말이냐. 그 동무들은 돈이 있고, 우리는 없다는 차이밖에 없지 않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웬만한 집에서는 형편이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돈을 끌어와 학교에 바치고 유급을 면제해보려고 하지만, 도저히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은 하는 수없이 낙제를 당하고 만다. 낙제생들은 1년 유급하면 그만큼 가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가족들 볼 낯이 없다며, “돈 없으면 졸업장도 못 받는 세상이 된 지 오래”라고 자신들의 처지를 개탄했다.
■ 경제활동
함경북도, 신임 도당책임비서 주관 식량 대책 회의
지난 8월 4일, 함경북도 도당위원회에서는 식량원천을 확보하기 위해 무역을 활성화하는 문제에 대해 대책회의를 열었다. 현재 함경북도 관내 시, 군마다 식량원천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식량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오수용 신임 도당책임비서가 주관한 이번 회의에서는 도 단위 무역일군들과 제철소 일군들이 모여 “철을 중국에 팔아 식량과 바꾸어 올 데 대한 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저녁 8시까지 계속됐는데, 큰 성과 없이 끝이 났다. 다만 각 공장, 기업소의 경우, 8월 한 달은 부업지에서 농사지은 감자를 최소 15일 분량이라도 노동자들에게 배급해줄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공장, 기업소의 배급 실태 조사 결과, 감자를 아예 심지 않거나, 냉해 등으로 감자농사를 포기한 공장, 기업소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도당 책임비서는 해당 공장, 기업소의 지배인과 비서들을 불러 감자밭을 운영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고, 당 정책을 관철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 총 17명을 철직시켰다.
수남시장 하루 장세, 장사 지표 따라 일제히 인상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시장 관리소는 지난 8월 17일부터 하루 장세를 장사 지표에 따라 일제히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상인들에게 공표하기에 앞서 시장관리소측은 16일 자체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장세는 수남구역 인민위원회 가격과와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인상금은 대체로 30-50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에 장세를 100원씩 냈다면, 17일 이후부터는 130원씩 내는 식이다. 공업품이나 일용잡화품 등은 다른 지표보다 비교적 장세가 높은 편이다.
구역당과 시장관리소에서 협의해 이같이 장세를 올리자, 말들이 많았다. 수남구역 일군들은 장세가 인상됐다고 해도, 현재 돈의 가치가 낮아졌기 때문에 큰 액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수남구역 인민위원회 일군에 따르면, 청진시당과 시인민위원회에서 시기마다 내려 보내는 각종 사회, 경제 과제들과 국책 건설 사업에 필요한 물자를 대려면, 현재 수남구역으로서는 수남시장 장세밖에 재정수입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수남시장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할지가 중요한 문제인데, 현재 장세수입으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수남시장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은 생각이 다르다. 수남시장을 운영해 관리소가 받아내는 장세는 대단히 많기 때문에, 굳이 인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상인들 중 일부는 수남구역당 인민위원회 일군들과 시장관리소 일군들이 장세의 상당액을 착복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장세 인상에 의구심을 표하기도 한다.
■ 여성/어린이/교육
김형직군의대학 4학년 학생들 대거 유급
평양 대동강구역에 있는 김형직군의대학 4학년 학생들이 1년 유급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직군의대학은 5년제라 이번에 낙제한 학생들은 6년을 다니게 되는 셈이다. 김형직군의대학은 인민무력부 산하 군의관들을 양성하는 전문 의학교이다. 이 학교 입학생들은 대부분 전직 부대에서 위생병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군인들이다. 학생들은 하루에 5시간 강의를 듣고, 농촌총동원 기간에는 오후 내내 군의대학 후방부에 배당된 농장에 나가 농사일을 한다. 학생들은 대체로 집에서 보내주는 돈으로 학교생활을 유지하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얼마 못 버티고 자퇴하는 경우가 많다. 김형직군의대학은 다른 학교들보다 식량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한참 먹고 싶은 게 많은 군인들에게는 너무 부족한 식사라, 집안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학생들은 의술을 배우겠다는 의욕은 사라진지 오래고, 대신 배가 너무 고파 먹는 것만 생각나 강의에 집중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저 집에서 돈이 언제 오나 기다리다가, 돈이 오면 대학가 음식 매대에 나가 사먹을 궁리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6월 1일부터 5학년에 올라가야 하는데, 판정시험 결과 4학년 학생들의 성적이 대부분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이대로 진급시켰다가는 실습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유급대상을 가려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학교에 얼마간이라도 돈을 낸 학생들은 유급 명단에서 빠지고, 그렇지 못한 가난한 학생들만 대거 탈락돼 학생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 진급하지 못한 학생은 총 36명이었는데, 일부 학생들은 “배고픔을 무릅쓰고 이날 이때껏 버텨왔는데, 1년을 다시 더 다녀야 하느냐. 이번에 올라갈 동무들이나 우리나 실력에 무슨 차이가 있다는 말이냐. 그 동무들은 돈이 있고, 우리는 없다는 차이밖에 없지 않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웬만한 집에서는 형편이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돈을 끌어와 학교에 바치고 유급을 면제해보려고 하지만, 도저히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은 하는 수없이 낙제를 당하고 만다. 낙제생들은 1년 유급하면 그만큼 가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가족들 볼 낯이 없다며, “돈 없으면 졸업장도 못 받는 세상이 된 지 오래”라고 자신들의 처지를 개탄했다.
견학 다녀온 학생들, 평양에 부정적 인식 높아져
이번에 평양견학을 다녀온 학생들 중에 평양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가기 전만 해도 평양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대단히 높았는데, 막상 직접 가서 본 평양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낮아 실망이 컸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거리와 집들이 깨끗했지만, 노인들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먹을 것을 달라고 동냥하는 모습이 평양이라고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수리 중학교에 다니는 김정학(가명)군은 “한 번도 평양에 가본 적이 없어, 가기 전에는 기대가 대단히 높았다. 평양에 가서 놀고 싶은 마음에 어머니를 졸라 집에 없는 돈을 다 털어 려행을 다녀왔지만, 지금은 후회가 크다. 평양에 잘 사는 사람들은 잘 살겠지만, 못 사는 사람들은 구걸하고 다니고 여기와 똑같았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다른 학생들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특히 견학을 다녀온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억나는 것은 오로지 굶고 다닌 것밖에 없다”고 말한다. 너무 힘든 기억이라, 몇 만금을 준다고 해도 절대 다시는 가지 않겠다는 학생들도 있다. 이번에 같이 가지 못한 동급생들에게 “평양 견학을 절대 가지 말라”고 말리는 학생들도 많다. 이렇게 평양 견학에 대해 부정적인 말들이 돌자, 회령시 청년동맹위원회에서는 일군들을 동원해 “지금 잠시 나라의 경제사정이 어렵다고 하지만 앞으로는 일 없을 것이니, 행동과 발언을 심중하게 하라”고 학생들을 교양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평양 견학을 다녀온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문제는 무엇일까? 첫째도 둘째도 역시 먹는 문제였다. 평양으로 향하는 날부터 집에 돌아오는 날까지 너무 굶은 나머지 울며 다닌 기억밖에 없다는 학생들이 많다. 평양에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붕 떠 좋아했던 것도 잠시, 극심한 배고픔에 “다시는 평양 견학을 가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바뀌게 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평양 견학에 학을 뗐다는 학생들도 많다. 다음으로 많이 지적된 것은, 평양 방문지의 불친절함이었다. 견학생들이 숙소인 서평양려관에 갔더니, 담요나 이불이 없는 침실을 배정해주는 바람에 밤새 추위에 덜덜 떨다가 감기에 걸린 학생들이 많았다고 한다. 아무리 한여름이지만 8월 내내 비가 많이 내려 습기가 차 눅눅하고, 얇은 옷만 입고 자기에는 밤 기온이 낮았다는 것이다. 또 한 번은 옥류관에 들어가려고 식사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는데, 식당 안내원이 나와 “지방에서 온 견학 단체는 우리 옥류관 식당에서 담당하지 않는다”면서 다른 식당으로 가서 식사하라고 했다. 이 말에 발끈한 학생들이 “수도 시민들만 사람이고, 지방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냐. 우리가 돈 없는 거렁뱅이 같아서 식당에 들여 안보내주는 거냐?”며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고 한다. 여행 경비는 경비대로 비싸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며 가뜩이나 배고픔까지 겹쳐 힘든 상황에, 평양에서 만난 풍경은 생각만큼 깨끗하거나 멋지지도 않고, 사람들은 친절하지 않아 실망이 컸다는 얘기다. 이번에 학생들을 인솔해서 다녀온 한 교사는, “지방 사람들이 평양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만큼 평양에 대한 환상이 컸던 것 같다”며, 너무 환상이 크면 실망도 큰 법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회령 중학생, 평양 견학에 “돈 너무 많이 들어 고생”
함경북도 회령시 중학교 6학년 학생들은 여름 방학을 맞아 지난 8월 평양시 견학을 다녀왔다. 견학기간은 총 10일이었는데, 가기 전부터 말이 많았다. 무엇보다 비용문제가 컸다. 평양견학을 가는데, 학생 한 명당 아무리 못해도 최소 4만 원 이상 준비해야 하는 게 큰 문제였다. 화폐 교환 조치 이후에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 상황이라, 도시 주민들에게도 4만원은 너무 큰 부담이었다. 별달리 나올 것이 없는 농촌 주민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결국 많은 아이들이 평양 견학을 포기해야 했다. 돈 있는 집들만 겨우 보내줄 수 있었는데, 4만원을 마련해간 아이들은 물론 10만 원 정도 큰돈을 가져간 학생들도 여행경비가 생각보다 더 많이 들어 고생이 심했다. 4만원을 가져간 학생들은 돈이 없어 쫄쫄 굶으며 다녔고, 그 중에는 제 옷을 팔아 겨우 먹을 것을 사먹으며 집에 돌아오기도 했다. 10만 원 가량 큰돈을 가져갔던 학생들도 길 위에서 쓴 돈이 워낙 많아 고생한 기억밖에 없다고 말해, 편한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는 학생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영수리중학교와 덕흥리중학교 학생들은 견학이 끝나고 막상 집에 돌아갈 때가 되자, 돈이 완전히 떨어져 당혹스러웠다고 한다. 열차비가 없어 집에 돌아가기 어렵게 되자, 결국 견학생들을 인솔하고 갔던 교사가 평양철도역에 사정해 간신히 무료로 승차할 수 있었다. 견학생들이 방문했던 답사숙영소 담당자에게도 어려운 사정을 얘기해, 다행히 열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먹을 수 있는 ‘도중식사’를 5대 5밥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