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활동
2006년 7월호 6월 말까지 농촌지원 총동원령, 시장도 저녁 2시간만 운영
6월 말까지 농촌지원 총동원령, 시장도 저녁 2시간만 운영
5월 19일부터 농촌지원에 대한 총동원이 시작되었다. 이 기간 동안 시장 운영은 매일 저녁 6-8시까지 2시간으로 제한된다. 5월 22일부터 청진 수남시장을 비롯 전국의 모든 큰 시장들이 일제히 이 조치를 따르고 있다. 시내와 시외로 나가는 도로에는 아침 7시부터 각 보안서 보안원들이 나와 단속한다. 농촌 지원 노동력으로 차출하기 위한 것이다. 해마다 농촌 총동원 기간에는 직장에 나가지 않는 부양자 가족 뿐 아니라 각 공장, 기업소, 단위 등에 소속된 사람들은 모두 농촌 지역에 나가 지원해야 한다. 옥수수 파종, 모내기, 김매기 등이 끝나는 6월말까지 총동원은 계속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농촌 총동원령이 시작되자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돈 있고 권세 있는 사람들은 록화기, 록음기를 틀어놓고 놀고 있는데 힘없고 돈 없는 우리들만 무보수로 농촌 지원사업에 동원되니 원통하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그러나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일반 주민들 생각과는 달리 돈 있고 권세있는 사람들인 평양 고위관리들도 김정일 위원장의 특별지시로 모두 농촌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해외근무자들까지 귀국해서 농촌 지원에 나가도록 독려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식량자립만이 미제국주의자들의 침략을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보고, 식량증산을 위한 농업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워낙 농자재가 없어서 그 성과는 회의적이다.
2006년 7월호 회령시, 농장원들의 집단 농사 거부로 조사 착수
회령시, 농장원들의 집단 농사 거부로 조사 착수
회령 유선 노동자구 주변의 남산리, 성동리, 성북리 농장의 농장원들이 농사짓기를 거부하는 집단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작년에 이들 농장에서는 농장원들에게 분조당 밭을 배분해주고 6개월 내지 1년 분량의 식량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도록 했었다. 그러나 가을 수확기에 농장의 수확고가 예상 수확량에 못 미치자 결국 농장원들의 수확물을 다 회수해갔다. 농장원 개인 수확물을 농장 전체 수확고로 충당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농장원들은 올해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을 예상해 농사짓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제는 더 속지 말자, 농사를 지어도 먹을 것이 남지 않는다’는 것이 농장원들의 주된 반발 이유이다. 이에 회령 시당에서는 주범과 선동자를 가려내 잡아들이고 농장원들에게 농사를 짓도록 강제하고 있다.
2006년 7월호 학생들 40일 농사전투 돌입
학생들 40일 농사전투 돌입
중학교를 비롯 대학교와 전문학교 등 학교 학생과 선생님들도 농촌에 총동원되기 시작했다. 중학교(옛 고등중학교)는 4-6학년 학생들이 지난 5월 19일부터 농촌 지원을 나가고 있다. 학생은 물론 교사들도 의무적으로 나가야 하는데 만약 사정이 있어 빠질 경우에는 일인당 5~10만 원 가량을 학교에 내야 한다. 학생들은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하루 종일 옥수수 심기부터 시작해 모내기, 김매기까지 전체 40일의 일정으로 농촌 지원을 하게 된다. 학생들은 각 농장 작업반별로 배치되어 농사를 짓는다. 이 때 먹는 것은 옥수수밥으로 해당 농장에서 책임지며 일체 부식물과 필수품은 각자 해결해야 한다.
먼 지역으로 가야하는 학생들은 차비와 유류비를 각자 5,000원씩 부담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제대로 못 먹을 것을 걱정해서 음식을 마련해 찾아가기도 한다. 학부모들이 돌아가면서 다른 학생들 것까지 준비해 가는데 이때 약 4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돈 없는 학부모들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다. 아프거나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매일 학교에 출석해 얼굴을 보여야 한다. 이는 도강자가 발생할까봐 취한 조치이다.
2006년 7월호 어린 자녀들도 농사 지원
어린 자녀들도 농사 지원
농촌 동원에는 애 어른이 따로 없다. 나이 어린 자녀라 해도 어른들이 하는 일을 돕게 된다. 회령시 한 농장의 농장원 가족들은 5월 18일까지 옥수수 영양단지를 밭에 심는데 어린 자녀들도 총동원하고 있다. 개인 도급제(개인에게 일정량의 일을 맡기는 것)로 각 세대에 할당된 옥수수 영양단지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어린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일에 동원시킨다. 남자아이들은 물지게를 지고 개울에 내려가 물을 길어오는 일을 하고, 여자아이들은 영양단지 심는 일을 한다. 이 일을 하느라 여린 어깨 피부가 벗겨지거나 무른 손바닥이 갈라터진다.
2006년 7월호 소가 없어 사람이 보습 끌고 논밭 일궈
소가 없어 사람이 보습 끌고 논밭 일궈
올해 초 회령 지역에서 돌았던 소병(구제역) 으로 소들이 많이 죽는 바람에 봄철 농사에서 사람이 소 대신 보습을 끌고 있다. 온성에서도 소가 없어 논밭에 학생과 농민들이 늘어서 곽지(농기구의 일종)로 논밭을 일구고 있다. 그러다보니 논밭이 잘 갈아지지 않아 파종하거나 모내기를 하기에 적합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전국 각 지역 보안서의 보안원들이 총동원되어 주민들을 농촌으로 보내고 있지만 농기구가 변변치 못해 농사짓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6년 7월호 온성-회령 통근열차 운행 재개
온성-회령 통근열차 운행 재개
지난 5월 21일 온성-회령간 통근 열차가 첫 시운전을 했다. 회령-온성간 통근열차가 한 대 운행되고 있었으나 기관차의 전동기 고장으로 4월초부터 5월 20일까지 운행이 중단되었다. 그동안 운행이 안 되는 바람에 학포, 신전, 간평, 종성, 강안리, 수구포 지역의 학생들이 20-30리 이상의 거리를 걸어서 통학할 수밖에 없었다. 먼 거리를 걸어가야 하다 보니 하루 2-3시간 지각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나이가 어린 학생들은 며칠 이상 아예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 이 통근열차는 평양 지하철로 사용되다 넘어온 것이어서 노후화 현상이 심했다.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되었어도 돈이 없어 수리를 못하고 있었다.
2006년 7월호 군인 특별 호송 열차, 사고로 1,000명 이상 사망
군인 특별 호송 열차, 사고로 1,000명 이상 사망
지난 4월 23일 평양-평강행 13급행열차와 고원에서 양덕으로 올라가던 화물열차가 부래산역 근처에서 정면충돌한 대형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열차승객 1천여 명 이상이 사망했다. 열차는 보병부대 10년 만기 제대군인들과 초모사업으로 자원입대한 군인들이 탑승한 군인 수송 특별열차였다. 사고 원인은 13급행열차가 고원군 부래산 역 근처의 내리막길을 달릴 때 기관차가 압축기 고장을 일으키는 바람에 제동 불량으로, 올라오는 화물열차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정면으로 충돌해서 일어났다.
이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사망자 가족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에게 개별 통지하는 것만도 수개월 걸릴 예정이다. 당국은 일단 피해보상금 마련에 부심하는 중이다. 한 방법으로 국경세관으로 들어오는 물품에서 일정량 세금으로 떼어내 보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 논평
대형 열차사고, 해법은 없는가?-2006년 7월호
대형 열차사고, 해법은 없는가?
북한의 철도는 현재 거의 마비 상태에 있다. 석탄이 없어서 증기 기관차를 전부 없애고 전기 기관차로 교체했으나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하루 평균 6-8시간은 운행이 중단된다. 북한 철도 운행의 문제점은 기관차 부족, 화차 부족, 전기부족, 선로불량, 낙후된 통신시설 등 총체적인 노후현상과 물자부족에서 비롯된다.
기관차와 화차를 일부 자체 생산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사고로 부서지는 수가 더 많다. 고장 난 기관차를 수리하려고 해도 부속품이 부족하다. 전기는 하루 평균 6-8시간 정전되는 게 보통이고, 침목은 썩어있고 끊어진 철길을 임기응변식으로 이어놓은 게 많아 철도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요행에 가깝다.
군인 호송 열차와 화물열차의 충돌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한 사고는 매우 안타깝고 충격적인 일이다. 문제는 이런 대형사고가 늘 잠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열차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무엇보다 철로 보수와 개선이 시급하고, 기관차, 화차 등의 전면 교체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의 의지를 뛰어넘는다.
남북간 경의선, 동해선 시범운행이 무산된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긴급한 것은 북한 내 철도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 남북한은 경의선 문제로 냉각된 철도협력 관계를 하루빨리 정상화시키고 나아가 북한 내부의 철도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남한 주민 입장에서는 남북철도협력이 잘되어 경의선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 꿈이겠지만 북한 주민 입장에서는 더 이상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 당국의 성의 있는 협력과 태도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농촌 총동원만으로는 역부족-2006년 7월호
농촌 총동원만으로는 역부족
올해도 어김없이 농사철을 맞아 북한 전 지역에 총비상이 걸렸다. 농장원들은 물론이고,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단 모두 농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각 도시와 농촌마을들은 대낮에 사람 그림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쥐죽은 듯 고요하다. 보안원들이 골목마다 도로마다 지키고 서서 보이는 사람들을 모두 농장의 논밭으로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흡사 계엄령이 발효된 듯한 분위기라는 소리도 들린다.
당장 오늘 하루의 끼니를 장사로 해결하며 살아가는 주민들에게는 농촌 동원이 결코 반갑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식량문제를 풀기 위해 북한 당국이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지금 이것 외의 다른 방법이 없다. 그나마 남한에서 보내주는 비료와 비닐 지원이 있어 간신히 농사를 짓고 있다. 이미 소식을 전한 바 있듯이 회령에서는 한국에서 지원한 화학비료를 각 농장과 기업소, 단위들에 분배해주었다. 다행히 식량생산의 숨통을 틀 수 있는 소중한 지원인 셈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식량 생산량을 늘리려면 비료와 비닐 외에도 각종 농기구와 농기계 및 농약 등이 필요하다. 각 농장마다 사용할 수 있는 농기계가 절대 부족하다. 그나마 있더라도 노후가 심해 잦은 고장으로 제대로 운행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기름이 없어 있는 농기계도 사용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런 이유로 모든 부족한 부분을 동원한 노동력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농촌 총동원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렇게 농번기 때마다 모든 업무를 멈추고 전 사회가 총 긴장상태로 농촌에 투입되어야 하는 걸까. 물론 모든 것이 열악한 상태에서 노동력 동원이 식량생산에 나름대로 기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농사를 잘 모르고 농사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안 된 학생과 공장 노동자들이 어쩔 수 없이 의무적으로 하는 일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겠는가? 이것보다는 농자재 확보와 토질 개선 및 종자 개량 등의 전반적인 농업 개발에 더욱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외부의 지원, 특히 한국의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
■ 시선집중
군인 특별 호송 열차, 사고로 1,000명 이상 사망-2006년 6월
군인 특별 호송 열차, 사고로 1,000명 이상 사망
지난 4월 23일 평양-평강행 13급행열차와 고원에서 양덕으로 올라가던 화물열차가 부래산역 근처에서 정면충돌한 대형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열차승객 1천여 명 이상이 사망했다. 열차는 보병부대 10년 만기 제대군인들과 초모사업으로 자원입대한 군인들이 탑승한 군인 수송 특별열차였다. 사고 원인은 13급행열차가 고원군 부래산 역 근처의 내리막길을 달릴 때 기관차가 압축기 고장을 일으키는 바람에 제동 불량으로, 올라오는 화물열차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정면으로 충돌해서 일어났다.
이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사망자 가족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에게 개별 통지하는 것만도 수개월 걸릴 예정이다. 당국은 일단 피해보상금 마련에 부심하는 중이다. 한 방법으로 국경세관으로 들어오는 물품에서 일정량 세금으로 떼어내 보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