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 월요일.
# 북한 식량난과 인권’ 보고서 발표 (pm1:00-2:30)
노옥재 사무국장님의 사회로 1부가 열렸습니다.
1부는 ‘북한 식량난과 인권’ 보고서를 발표하는 순서였습니다.
작년 5월에 시민단체, 북한 인권단체들과 두 차례의 간담회를 가진 후
인권 보고서 작업에 착수한 지 장장 10여 개월이 지난 오늘에서야
드디어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의장 스님이신 유수 스님께서 환하고 따뜻한 미소로 청중들을 반기시며
이러한 경과보고를 말씀해주셨죠.
이어 법륜스님께서 북한 인권에 대한 접근 방법과 개선 방향에 대해
큰 틀에서 상세히 발표해주셨습니다.
법륜스님의 말씀은 중요한 총론이기에 다른 기회를 통해 전문을 소개해드리고 싶네요.
그래도 맛보기로 간략히 정리해드릴까요? ^^
북한 인권 문제를 말 할 때는 세 가지 정도의 접근방법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첫째, 한반도에 전쟁은 없어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우선시하고, 미국의 대북 강경책을 비판하는 입장이 있습니다. 북한 인권은 지금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죠.
둘째, 북한 인권은 너무나 열악하기에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이 있습니다. 김정일 독재체제가 문제이기 때문에 이들은 ‘반핵 반김정일’의 입장에서 대북 강경정책을 지지합니다.
셋째, 인도적 지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면서 탈 정치적 접근을 하는 입장이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 문제나 북한 인권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 입장이죠.
그렇다면 좋은벗들은 어떨까요?
좋은벗들은 북한 민중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면서, 북한 민중의 이익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입장에 서 있습니다. 그렇기에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죠.
첫째, 한반도에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으로, 북한 정권 붕괴를 목적으로 하는 강경정책(군사적 압력, 경제적 봉쇄, 국제적 고립 등)에 명확히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습니다.
둘째, 북한 사회는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으므로, 최소한 생존할 수 있는 자유(장마당 장사의 자유, 이동의 자유, 집단 농장 폐지 또는 개인 영농의 자유 등)는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북한 사회가 시급히 변화해야 하는 거죠.
셋째, 인도적 지원은 계속 해야 하는데, 긴급한 식량, 의약품 등은 조건없이 지원해야 합니다. 그러나 긴급지원이 아닌 경우엔 인권개선과 병행할 수 있고, 만성적인 경제 침체를 개선하기 위한 지원은 조건부로 지원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예를 들면, 전기 에너지라든지 여러 농자재 지원 등은 인권 문제를 조건부로 제기할 수 있다는 거죠.
이렇듯 북한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부터 수용할 수 있도록 일정하게 압력과 문제제기를 하면서, 차근차근 실질적으로 인권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후에 계속
이승용 평화인권부장님께서 인권 실태에 대해,
그리고 제가 개선방향에 대해 발표한 뒤
조민박사님과 이길웅 선생님께서 보고서 관련 논평을 해주시면서 1부를 마쳤습니다.
전 앞에 앉아있는 내내 틈틈이 객석을 살펴보았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셨더군요.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 홀이 꽉 메워졌어요.
게다가 놀라운 건,
모두들 열심히 보고서 자료집을 살펴보기도 하고,
중요한 발언들을 기록하면서
북한 인권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랍니다.
저도 그동안 토론회나 발표회 자리에 여러 차례 쫓아다녀 봤지만,
이런 열기는 그리 흔한 광경이 아니었거든요.
불현듯 저도
발표단상이 아니라 저 안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진지함이 감동으로 다가오던 순간이었습니다.
# 2부 ‘북한 인권과 한반도 평화’ 토론 (pm2:40-5:00)
2부는 길정우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소장님의 진행으로
강철환(북한 민주화운동본부 대표), 이대훈(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오경섭(북한 민주화네트워크 사무국장)님들과 법륜 스님께서 “북한 인권과 한반도 평화”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길정우 소장님의 능숙하고 유려한 진행으로
자칫 무겁고 산만할 수 있는 토론이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도
시시때때로 유쾌하게 흘러갔습니다.
참석한 많은 분들이
북한인권과 한반도 평화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피력해주셨어요.
물론 북한 정권과 미국에 대한 각자의 입장과 견해가 달라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북한의 식량난이 북한 인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
대북 인도적 지원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 등과 같은
최소한의 사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좋은벗들 실무자와 자원활동가 여러분들의 노고로
내용이나 형식이나 모두 알찬
발표회 및 토론회였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께
그리고,
참석은 못하셨지만
늘 관심을 갖고 계신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 하나 하나가 모여
북한 주민들이
최소한 먹고 살 자유를 누리고,
나아가 진정으로
자신들이 누려야 할 권리들을 찾아가는데
큰 보탬이 되리라 믿습니다.
일상을 열심히 살다보면,
이런 소식지가 아니고서는
잠시 잊고 사실 때도 있겠지요.
하지만
여러분의 정성어린 후원이
이렇게 북한 인권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어떻게든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길정우 소장님이
언뜻 보면 상관이 없어 보이는
‘북한 인권‘과 ’한반도 평화‘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그 함수관계를 살펴보아야 하지 않겠냐고
토론을 시작하시더니,
마칠 때 즈음 이렇게 두 문장으로 깔끔하게 정리해주시더군요.
“한반도의 평화를 조성하는 것은 북한의 인권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북한 인권을 개선하지 않은 한반도의 평화는 의미가 없습니다!“
자신의 행복을
남의 불행 위에 쌓아서는 안 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진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성불하십시오. 새롭 두손모아…